[곽창석의 부동산 나침반] 집값을 예측하는 방법

입력 2020-02-12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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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창석 도시와공간 대표

지난 몇 년간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던 서울 강남 아파트값이 최근에 떨어지고 있다. 매도가를 20% 가까이 낮추어도 도무지 매수자가 나타나지 않는다. 역대 최저 거래량을 기록했던 2012년 초보다 거래시장이 더 한산해졌다.

반면 2008년 이후 극도의 침체에 빠졌던 수원ㆍ용인시 등 수도권 외곽지역에서는 주택 거래량이 크게 늘어났고 가격 상승세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들 지역에선 작년 12월에 비해 실거래가가 1억 원 넘게 오른 단지가 많고, 호가로는 몇 억씩 높여서 부르는 곳들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런 현상은 작년 12·16 부동산 대책을 통해 정부가 조정대상지역의 고가 아파트 대출 규제를 강화한 탓도 있지만 외곽지역의 전셋값 상승에 따른 투자수요 진입이 활발해진 영향도 크다.

집값에 대한 매도자나 매수자의 생각은 일종의 관성을 가진 듯하다. 오를 때에는 계속 오를 것 같은 착각에 빠지고, 내릴 때에는 계속 내릴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집값 침체기인 2013년에는 서울 강남 중에서도 가장 핵심지역인 반포의 소형 아파트도 사려는 사람이 없어서 미분양이 났었다. 당시 집값 침체기가 5~6년 계속되었기 때문에 향후에도 계속 침체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2015년 이후 상황은 반전되었다.

강남권 아파트의 가격 상승이 시작된 2015년 이후 5년 차인 2019년에 '강남 아파트는 절대 불패'라는 인식이 시장을 지배하게 되었다. 집값에 대한 관성이 또 시장을 착각에 빠뜨린 것이다.

영원히 상승하거나 하락하는 부동산은 세상 그 어디에도 없다. 관성은 깨지게 되어 있다. 최근 강남 아파트값이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나는 한편 2008년 이후 장기 침체를 보이던 외곽지역 아파트값은 작년 말을 분기점으로 반등하기 시작했다.

‘달도 차면 기운다’는 자연 법칙은 집값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지구가 태양을 1년에 한 바퀴 돌면서 1년의 계절이 만들어지고, 달이 지구를 한 바퀴 돌면서 한 달이 지나간다. 집값도 일정한 주기를 가지고 변동하고 있다.

봄에 씨를 뿌리고 가을에 수확을 하는 것처럼, 적정한 시점에 시장에 진입하면 무리하지 않고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다. 씨를 뿌리고 수확을 하는 기간, 즉 집값의 사이클은 5년 혹은 10년 주기설이나 18년 주기설 등 다양하게 존재한다. 그 어떤 주기설에 의하건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집값은 장기적으로 물가에 수렴한다는 사실이다.

장기적으로 보면 물가는 꾸준히 상승하고 집값은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지만, 결국 길게 보면 집값과 물가는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비슷한 결과를 낳는다.

집값을 단기적으로 변화시키는 요인은 수없이 많다. 대표적으로 경기 상황이나 금리, 수급, 정책 등을 거론하지만 이외에도 다양한 요인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이런 요인들에 의해 변동되는 집값이 물가에 영향을 미치고 비슷한 궤적을 만들게 된다.

집값의 전고점과 후고점을 연결한 선이 있다면 이 선은 결국 물가상승률과 평행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 없이 전고점에 물가상승률을 더하면 후고점이 나올 수 있다. 다만 공급량이 크게 늘어난 지역이 있다면 후고점이 낮을 수 있고, 반대로 공급량이 통상의 양에 비해 줄었다면 후고점이 높을 수 있다.

일자리나 교통ㆍ학군 등 입지 여건이 개선된 지역의 후고점이 높을 수 있고, 입지가 더 나빠진 곳은 후고점이 낮을 수도 있다. 억지로 집값을 잡기 위해 내놓는 수많은 규제가 결국 공급을 줄여 장기적으로 집값을 높일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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