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세진 압박에 승부수 던진 황교안…이기면 대권 성큼, 패배하면 치명상

입력 2020-02-07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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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개월 고심 끝에 종로 출마 공식 선언…차기 대선주자 1위와 2위 대결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7일 오후 서울 영등포 한국당 중앙당사에서 4·15 총선 서울 종로 출마 선언 기자회견에 앞서 잠시 생각에 잠겨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7일 오후 서울 영등포 한국당 중앙당사에서 4·15 총선 서울 종로 출마 선언 기자회견에 앞서 잠시 생각에 잠겨있다. (연합뉴스)
‘수도권 험지 출마’를 예고했던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4ㆍ15 총선에서 서울 종로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의 맞대결이 현실화됐다. 황 대표로서는 종로 출마 외에 다른 선택의 여지가 좁아진 상황에서 위험을 감수하는 승부수를 띄운 모양새다.

황 대표는 7일 서울 여의도 한국당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종로를 정권심판 1번지로 만들겠다”며 “문재인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는 민심을 종로에서 시작해 서울 수도권, 전국으로 확산시키겠다”고 밝혔다. 황 대표의 출마 선언에 따라 ‘정치 1번지’ 종로는 이번 선거의 최대 관심지로 부상했다. 국회의원 선거 최초의 전직 총리 대결이자 차기 대선주자 1, 2위의 결전이다.

황 대표의 이날 종로 출마 선언은 지난달 3일 ‘수도권 험지 출마’를 공언한 지 약 한 달 만에 나왔다. ‘더 이상 미루거나 피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그간 보수진영에서는 여권의 유력 대권 주자로 꼽히는 이 전 총리가 먼저 출사표를 던진 종로에서 황 대표가 정면대결로 승부수를 던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하지만 황 대표는 선뜻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 ‘미적거린다’, ‘종로를 기피한다’ 등의 목소리가 나오면서 황 대표의 리더십에 대한 비판도 있었다.

싸움의 의미가 클수록 승패의 명암도 극명할 수밖에 없다. 이긴 쪽은 차기 대권가도에 확실한 초석을 다질 수 있지만, 패배하는 쪽은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된다. 황 대표의 종로 출마는 정치적으로 ‘극도의 위험’을 감수한 결정으로 볼 수 있다. 앞선 선거 결과를 보면 종로는 한국당 후보의 ‘승산이 적은 곳’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2012년 19대 총선 이후 치러진 각종 선거에서 한국당 계열 후보는 한 번도 이긴 적이 없다.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된 2012년 18대 대선에서도 종로에서는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더 많은 표를 가져갔다. 2016년 20대 총선에서도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정세균 국무총리에게 패한 뒤 짧지 않은 정치적 공백을 가진 바 있다.

결국 황 대표가 결심을 굳힌 데는 당 공천관리위원회의 ‘압박’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공관위는 황 대표에게 ‘종로 출마’와 ‘불출마’ 사이에서 양자택일하라는 단호한 입장을 전달한 바 있다. 후보자 공천 권한을 가진 공관위가 당 대표에게 사실상의 ‘최후통첩’을 한 것이다. 황 대표로서는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 그간 용산, 양천, 영등포, 구로 등 여러 지역이 선택지 안에 있었다면, 이제는 종로에 출마하는 것만이 유일한 선택지가 된 상황이었다. 한국당 관계자는 “황 대표가 이낙연 총리를 기피하는 모양새가 되면 이낙연 전 총리의 몸값을 띄워주는 것은 물론 총선 전체 구도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 공관위의 판단”이라고 전했다.

황 대표가 어떤 마음으로 종로 출마를 결심했는지는 이날 기자회견 발언에서도 읽어낼 수 있다. 황 대표는 “나 하나 죽어서 당과 나라를 살릴 수 있다면 백번이라도 결단을 했을 것”, “제 온몸을 불살라 대한민국을 구하겠다”며 굳은 결기를 드러냈다. 황 대표는 “종로 출마가 이 정권이 만들어놓은 나쁜 프레임에 말려드는 것이라고 걱정하는 분들이 많았던 것을 잘 안다”면서도 “그러나 종로 선거는 개인 후보 간의 대결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라를 망친 문재인 정권과 이 정권을 심판할 미래세력의 결전이기 때문에 당당히 맞서 싸우겠다”고 말했다.

그간 황 대표를 압박했던 공관위도 황 대표의 출마 결정에 반색했다. 김형오 공관위원장은 황 대표의 출마 선언 기자회견이 있은 직후 입장문을 내고 “환영하고 존중한다”며 “깊은 고뇌와 숙고 끝에 나온 결단은 피 끓는 당원과 나라를 사랑하는 전 국민에게 불신의 벽을 허물고 새로운 희망을 제시했다”며 평가했다.

한편 상대 후보인 이 전 총리도 황 대표의 기자회견 직후 “종로와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선의의 경쟁을 기대합니다”라는 입장문을 언론에 배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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