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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의 ‘뚝심’ 통했다…아시아나항공 품은 HDC현대산업개발

입력 2019-11-12 16:29 수정 2019-11-12 17:20

공정거래법 이슈 해결해야…우발 채무도 관건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로 명실상부한 종합그룹사로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아시아나항공도 경영 정상화를 위한 재원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

다만 급작스럽게 달라지는 사업 구조로 인한 우려는 존재한다. 지배구조 이슈 해결과 계열사간 효과적인 시너지 창출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다.이에 일각에서는 HDC현대산업개발이 ‘승자의 저주’에 빠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정회장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결정은 HDC그룹의 지속가능한 성장에 부합한다는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 HDC-미래에셋 컨소시엄, 우선협상자 선정

지난 7일 본입찰 이후 단 5일만에 아시아나항공 우선협상자가 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으로 결정됐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빠르게 결정될 수 있었던 것은 정몽규 회장의 ‘힘’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 회장은 본입찰 당시 경쟁사였던 애경보다 아시아나항공 인수 금액을 1조 원 가량 높게 써내며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고, 그 결과 국내 2위 국적항공사를 품에 안았다.

뿐 만 아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로 단숨에 HDC그룹을 제계 17위로 올리며 못다이룬 아버지 ‘포니 정’의 꿈까지 이뤄냈다. 정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최종 인수까지 현장을 전두지휘하며 아시아나인수 작업을 직접 마무리 짓는다는 계획이다. 이제 남은 것은 본협상이다. 본 협상에서는 △구주와 신주의 가격 △유상증자 방식 등 구체적인 인수 조건을 정하게 된다.

이미 정 회장은 인수 협상과 관련해서도 전략 구상을 마친 상태다. 금호산업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 31.05% 전체를 인수하는 대가(구주 매각대금)로 약 3000억 원을 제시하고 약 2조 원의 자금을 아시아나항공 유상증자에 투입, 신주로 받겠다는 계획이다.

반면 금호산업 측은 구주 가격을 최대한 높게 받겠다는 방침이어서 줄다리기가 예상된다. 그러나 1차 매각이 유찰될 경우 주채권 은행인 산업은행이 2차 매각의 주체로 나설 수 있어 금호산업이 강경한 입장을 취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 주도로 금호산업 구주를 팔 수 있는 ‘주식처분대리권’ 조항이 발동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금호산업은 그나마 보유 중인 구주마저도 제대로 챙기지 못할 수 있다. 이에 시장에서는 매각 절차가 연내에 마무리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사업 다각화 기대… ‘승자의 저주’ 우려도 = 매각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HDC산업개발은 단숨에 국내 2위의 국적항공사를 품에 안게 된다. 현금성 자산만 1조5000억 원을 보유한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경우 아시아나항공의 경영 정상화가 빠르게 진척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HDC현대산업개발 측도 아시아나항공과 기존 면세점과 호텔, 리조트 산업과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2015년 호텔신라와 손잡고 HDC신라면세점을 통해 면세점 시장에 진출했으며 올해 8월에는 한솔오크밸리 리조트의 운영사인 한솔개발 경영권을 인수, 사명을 ‘HDC리조트 주식회사’로 변경했다.

다만 HDC현대산업개발이 항공사 운영 경험이 없다는 점은 걸림돌로 지적된다. 또한 아시아나항공 인수 이후 자회사를 처리하는 것도 문제다. HDC그룹은 지난해 5월 HDC를 정점으로 하는 지주사 체제로 전환했는데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면 HDC그룹의 지배구조는 ‘HDC→HDC현대산업개발→아시아나항공→에어부산ㆍ에어서울ㆍ아시아나IDT’ 순으로 재편된다.

그런데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지주사의 손자회사는 증손회사의 지분을 100% 보유하거나, 이를 준수하지 못하면 2년 내에 처분해야 한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손자회사)은 증손회사 격인 에어부산의 지분을 44%만 보유 중이다. 아시아나IDT도 상황이 비슷하다.

결국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을 통해 잔여 지분을 공개 매수하거나 이들 계열사를 다시 매각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이미 10조 원에 이르는 부채를 갖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의 추가 부실 발생 가능성도 골칫거리다. HDC현대산업개발이 자칫 ‘승자의 저주’에 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흘러나오는 이유다.

이와 관련해 정 회장은 “우발 채무의 경우 실사 과정에서 어느 정도 나왔고 추가로 큰 문제가 드러나지 않을 것이다“며 ”공정거래법 이슈 또한 2년간의 시간이 있는 만큼 전략적으로 판단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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