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손상차손 1년 새 '8배' 급증...채권단에 “적자 노선 폐쇄”

입력 2019-04-0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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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선 47개 중 16개 단계적 정리...업계 “업황 개선 땐 오히려 발목”

현대상선이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에 올해 사업목표로 ‘적자노선 폐쇄’를 제시했다. 실적 부진에 더해 업황 전망까지 악화하면서 당장의 수익성 개선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채권단에 제출한 올해 사업계획서에서 ‘수익성 개선’을 강조했다.

그중에서도 적자노선 폐쇄를 통한 노선 합리화를 내세웠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의 노선 총 47개 중 16개가 적자노선이다. 그중 7개 노선의 경우 고정비가 항로 평균보다 높다. 수익성이 가장 낮은 노선부터 단계적으로 폐쇄해 나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해운업에서는 노선이 적자라고 폐쇄로 이어지지는 않다. 매출에 기여하는 바도 있고, 업황이 개선되면 어떻게 될지 모른다”면서도 “현대상선과 채권단은 지금 당장의 수익성 개선이 장기적인 차원에서도 필요하다고 여기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현대상선은 실적과 업황 모두에서 악화일로다. 지난해 현대상선의 영업손실은 5587억 원이었다. 1년 전 4068억 원보다 1500억 원가량 불어났다. 2011년 이후 8년 연속 적자행진이다.

더구나 업황 개선도 점점 더 멀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현대상선 감사를 맡은 안진회계법인은 지난해 재무제표의 유형자산 중 선박 부문에 ‘손상차손’ 1620억 원을 추가했다. 손상차손이란 특정 유형 자산의 미래 가치가 장부가격보다 현저하게 낮아질 가능성이 있는 경우 이에 해당하는 부분을 손실로 반영하는 것을 말한다. 손상차손 규모가 클수록 미래 수익성을 불안정하게 본다는 의미다. 안진회계법인 관계자는 “해운업 경기침체와 영업손실 누적 등을 고려해 컨테이너 부문과 벌크선박 등의 손상검사를 시행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물론 해운업 전망이 어두워진지는 오래다. 하지만 그 정도가 갈수록 심화하고 있는 분위기다. 2017년에도 현대상선 재무제표에는 280억 원가량의 손상차손이 잡혔었다. 1년 새 8배가량 커진 것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손상차손이 높다고 해도 손실이 현실화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당장의 문제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현대상선에서 노선 합리화를 내세운 만큼 수익성 개선이 개선되길 기대하면서 모니터링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상선은 지난해 말 산업은행, 해양진흥공사와 함께 ‘경쟁력 제고 방안 이행 약정서’를 체결하고 ‘신용공여의 제공 및 관리’, ‘경영 건전성의 확보와 감시’, ‘경영건전성의 검사 및 경영개선’ 등을 약속했다.

적자노선 폐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금융당국 고위관계자는 “현대상선 구조조정 초기에 알짜 사업부를 팔았는데, 이런 부분이 나중에 업황이 개선되면 현대상선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며 “적자노선도 당장의 수익성 개선을 위해 파는 것보다는 해운업 전반의 구조조정이라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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