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은행, 외화차입 52조 '역대 최대'…고환율이 골칫거리

입력 2026-06-10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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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은행 외화차입부채 3개월 새 9.5% 증가
환율 1560원선 터치에 외화 조달·차환 리스크
생산적 금융 기조 겹쳐…유동성 관리 시험대

▲(사진=AI 생성)
▲(사진=AI 생성)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 중반까지 치솟으면서 은행권의 ‘달러 빚’ 관리 부담이 커지고 있다. 은행들이 외화로 빌린 돈은 원화로 환산돼 장부에 반영되는데 환율이 오르면 같은 외화 차입금이라도 원화 기준 규모가 불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수출입기업과 해외진출기업에 외화자금을 안정적으로 공급해야 하는 은행권 입장에서는 고환율 장기화가 외화조달 비용과 유동성 관리의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올해 1분기 말 외화차입부채는 총 52조3915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47조8536억원보다 4조5379억원(9.5%) 늘어난 규모다. 2022년 50조9272억원, 2023년 49조4350억원, 2024년 51조3025억원에서 지난해 47조원대로 줄었다가 올해 1분기 다시 52조원대로 올라섰다.

은행별로는 국민은행의 외화차입부채가 15조505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우리은행 13조6093억원, 신한은행 11조8174억원, 하나은행 11조4598억원 순이었다. 외화차입부채는 은행이 외화로 빌린 자금을 원화로 환산해 공시한 금액이다. 환율이 오르면 동일한 외화 잔액이라도 원화 기준 장부상 규모가 커질 수 있다.

다만 외화차입부채 증가를 곧바로 은행권 부실 리스크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환율 상승에 따른 원화 환산 효과가 반영되는 데다 은행들은 외화대출과 외화예치금, 통화스왑 등을 통해 외화자산과 부채를 함께 관리하고 있다. 다만 외화차입 규모보다 조달 만기 구조와 외화 유동성 대응 능력이 더 요구될 전망이다.

문제는 환율 수준이다. 서울 외환시장 야간거래에서 이달 6일 오전 2시 원·달러 환율은 1559.0원에 마감했고, 한때 1561.5원까지 올랐다. 장중 1560원선 돌파는 17년 전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이후 외환당국의 구두개입으로 1530원대를 유지하고 있지만 여전히 고환율 기조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이같은 고환율 국면에서 은행권의 외화조달 비용과 차환 여건도 주요 관리 대상으로 떠올랐다. 환율 상승과 달러 조달 여건 악화가 맞물리면 만기가 돌아오는 외화차입금을 다시 조달하는 과정에서 비용이 높아질 수 있어서다.

이 같은 외화조달 여건은 최근 정부가 강조하는 생산적 금융 기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은행권은 생산적 금융 확대 기조에 맞춰 수출기업, 해외진출기업, 글로벌 공급망 관련 기업에 대한 금융 지원을 강조하고 있다. 외화조달 비용이 높아질 경우 외화대출과 무역금융 마진이 줄고 기업에 공급되는 외화자금 비용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은행권은 외화차입부채 증가를 선제적 유동성 확보 차원으로 보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최근 외화차입금 증가는 환율 변동성 확대에 대비한 선제적 유동성 확보와 기업들의 외화자금 수요 대응 차원이 일부 반영된 것”이라며 “글로벌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지만 현재 외화 조달 여건과 유동성 수준을 감안하면 기업금융 지원에 큰 어려움이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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