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꺼진 부동산]재개발·재건축 시공사 선정 잇따라 유찰...이유는?

입력 2018-11-28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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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건설사들의 든든한 수익원으로 자리잡으며 치열한 수주전이 펼쳐지던 재개발·재건축 시공사 선정에서 건설사들이 한발 물러나는 모양새를 보이며 최근 유찰이 이어지고 있다.

2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진행한 재개발·재건축 시공사 입찰에 건설사들이 단독 입찰하면서 시공사 선정이 불발되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다른 지역들에 비해 분양 성적 등이 좋아 건설사들의 관심이 높은 서울지역에서도 유찰이 이어지고 있어 건설업계 내부에서도 의아하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서울지역에서 최근 입찰이 유찰된 곳은 천호3구역과 대치동 구마을3지구 재건축 사업지다.

천호3구역의 경우 대림산업만 단독으로 입찰에 참여하면서 유찰됐다.

이 곳은 대림산업이 오랫 동안 공을 들여온 곳으로 다른 건설사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한 대림산업의 수주가 유력하다는 것이 관련자들의 중론이다. 만약 다음 입찰에도 유찰될 경우 수의계약 방식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치동 구마을3지구 재건축 사업의 시공사 입찰도 롯데건설만 응찰하면서 결국 유찰됐다. 당초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됐던 포스코건설 등이 포기하면서 경쟁입찰 요건이 충족되지 못했다. 조합은 재입찰 공고를 냈지만 시공사 선정은 내년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

이외에도 천호3구역이 대림산업만 나홀로 입찰에 참여하면서 입찰이 무산됐다.

서울 이외의 지역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이달 초 시공사 입찰을 진행한 경기 평택시 합정주공 835번지 일대 재건축도 유효경쟁 조건이 성립하지 않아 유찰됐다. 대림산업·삼호 컨소시엄이 적극적으로 나섰지만 다른 건설사가 참여하지 않으면서 유효경쟁이 무산될 것으로 예상해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강원 강릉 교항주공아파트 재건축 조합도 두 번이나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을 진행했지만, 응찰하는 건설사가 나타나지 않는 등 경쟁체계가 갖춰지지 않아 유찰이 이어지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에는 정부의 제도 운영과 건설사들의 선별수주가 맞물리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부가 ‘정비사업 계약업무 처리기준’을 만들면서 건설사는 물론 홍보대행사 등도 조합원을 상대로 개별 홍보 금지했고 공사비 이외에는 이사비와 이주비 등의 제안도 금지시킨 것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건설업계는 이 제도로 미리 영업활동을 시작한 선발 건설사를 후발주자인 건설사들이 이길 수 없는 상황이 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당초 공정 경쟁을 유도할 목적으로 법이 개정됐지만 건설사들은 시범케이스가 되지 않기 위해 수주경쟁을 피하고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먼저 들어와 영업활동을 시작한 건설사들이 수의계약 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여기에 정부의 연이은 규제로 부동산 경기 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건설사들이 수익성 위주의 선별 수주를 하는 영향도 크다. 어렵게 수주해도 예전처럼 수익을 내기 어려워 지면서 건설사들이 무리한 수주경쟁을 벌일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이익이 크지 않고 리스크마저 커진 상황에서 예전처럼 상징성 만으로 수주하려는 건설사는 점차 줄어들지 않겠느냐”며 “당분간 상황은 지켜봐야겠지만 이같은 분위기가 계속된다면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브랜드가 좋은 건설사를 구하기 힘들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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