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에 중국 경제 휘청…수출 쇼크에 고용시장도 암운

입력 2018-10-01 00:19 수정 2018-10-01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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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 제조업 부양책 강화 움직임 -11월부터 기계 철강 등 1585개 품목 관세 인하

미국과의 무역전쟁이 격화하면서 세계 2위 경제대국 중국이 흔들리고 있다. 수출 및 내수 부진이 겹치면서 그 동안 중국 경제를 떠받쳐온 제조업계의 위축이 심각하다. 일각에서는 중국 정부가 경기 방어를 위해 부양책을 강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30일 발표한 9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0.8로 전월 대비 0.5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51.2를 밑돈 것으로, 춘제에 따른 특수 요인을 제외하면 2016년 9월 이후 2년 만의 최저 수준이다. 미국이 7월 이후 발동한 추가 관세로 수출 기업의 신규 수주가 감소, 생산이 위축되는 구도가 선명해진 모습이다. PMI는 3000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 생산과 신규 수주가 50을 넘으면 경기 확대, 50을 밑돌면 축소를 나타낸다.

9월 통계에서 특히 악화한 부문이 수출입 관련 항목이다. 수출의 신규 수주는 48.0로 전월 대비 1.4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중국 시장이 위안화 쇼크로 요동쳤던 2016년 2월 이후 최저다. 이로써 중국의 제조업 PMI는 4개월 연속 전월 수준을 밑돌았다.

통계청에 따르면 업종별로는 알루미늄 등 비철금속과 공작기계, 가구 등의 체감 경기가 확대와 위축의 경계인 50을 하회했다. 미국이 7~9월에 발동한 2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 관련 업종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베이징에 있는 CEBM그룹의 졩솅 종 이코노미스트는 “9월 제조업 부문의 확장이 약화했다”며 “중국 경제에 대한 하방 압력이 상당했다”고 지적했다.

같은 날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과 영국 금융정보회사 마르키트가 발표한 제조업 PMI는 50.0으로 전월 대비 0.6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2017년 5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중국 정부가 발표하는 PMI는 주로 대형 국유기업을 대상으로 하지만, 차이신과 마르키트의 조사 대상에는 민간 수출기업도 많아 미중 간 무역전쟁의 영향이 더 선명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설상가상, 고용 악화 조짐도 나오고 있다. 중국 정부가 발표한 PMI에서 고용지수는 전월 대비 1.1 포인트 낮은 48.3로 악화했다. 춘제의 영향을 제외하면 2016년 7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정부에 의한 강제적인 부채 삭감 노력으로 기업들의 자금 조달난이 심해졌고, 환경 규제로 경영 체력이 약해진 가운데 수출 부진까지 겹치면서 파산하는 민간기업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중국 정부도 다급해졌다. 리커창 총리는 28일 저장성에서 만난 민간기업 경영자들에게 “규제 완화와 감세, 수수료 인하를 앞으로 더 진행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구체적으로는 증치세(부가가치세) 세율 간소화와 인하, 전기요금 및 운송료 압축이다. 중국 정부는 10월 1일부터 개인소득세를 연 3200억 위안 감세하기로 했으며, 고용을 보호하기 위해 기업을 배려한 감세 조치를 추가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의 핵심 싱크탱크인 국무원발전연구센터의 룽궈창 부소장은 30일 일부 언론과의 회견에서 “중요한 것은 무역전쟁에 잘 대응하는 것”이라며 “중국 정부는 기업이 난관을 극복 할 수 있도록 이미 많은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 재정부는 30일, 11월 1일부터 1585개 품목의 관세를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건축 자재 및 철강, 금속 가공 및 농업 기계 장치 등 공산품이 대상이다. 수출 기업이 필요한 원자재와 설비를 수입하기 쉽게 함으로써 무역전쟁으로 인한 타격을 완화할 목적이다. 관세 인하는 올해 7월에 이어 두 번째다. 이로써 평균 관세율은 작년 9.8%에서 올해는 7.5%로 낮아졌다.

지금까지 중국 정부가 내놓은 경기부양책은 감세를 골자로 한 재정 정책이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민간기업 부양에 더욱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부 전문가는 미중 무역전쟁이 아직 중국 거시경제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았다며 통화정책 기조는 크게 바뀌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올해 지급준비율을 세 차례 인하했는데, 앞으로 유동성 공급에 더욱 공격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뱅크오브커뮤니케이션스의 류 쉐치 이코노미스트는 “외부 불확실성이 극적으로 상승하고 있어 내년 초까지 경제 성장에 추가적인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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