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깡통 ISA’ 80% 넘는데…하반기에도 판매 경쟁 이어진다

입력 2016-07-21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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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가 출시된 지 4개월이 지났지만 잔고가 10만원 이하인 사실상 ‘깡통계좌’ 비중이 여전히 8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1년 투자 한도가 2000만원임에도 소액 계좌가 대부분인 상황에서 하반기에도 판매사들의 실적 경쟁이 이어질 것으로 보여 논란이 예상된다.

21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으로 잔고가 1만원 이하인 ISA 계좌는 전체의 57.8%로 집계됐다. 총 236만7000개 중 136만7000계좌다. 1만원은 넘지만 10만원 이하인 계좌도 56만6000개로 23.9%에 달했다. 전체 계좌의 80% 이상이 10만원 이하로 사실상 투자 의지가 없이 설정된 것이다.

10만원에서 1000만원 사이 계좌는 35만8000개(15.1%)였다. 1000만원을 초과한 계좌는 7만6000개(3.2%)에 불과했다.

ISA 출시와 동시에 금융회사들이 ‘고객 잡기’ 경쟁에 나서면서 ISA 실수요자가 아닌 고객에게도 ‘묻지마’ 가입이 성행했다. 이에 투자의지가 없는 소액 계좌들이 양산된 상황이다.

그러나 금융위 측은 “ISA는 3~5년의 장기투자 상품이므로 우선 계좌부터 개설하고 그 이후에 본격 자산운용 수단으로 활용되는 특성이 있다”며 “가입 기간이 지나면서 소액계좌 수도 줄고, 계좌 잔액도 증가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금융위는 ISA 출시 직후인 3월 말과 비교해 잔고 1만원 이하 계좌 비중이 감소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실제 3월 말 76.9%였던 1만원 이하 계좌 비중은 6월 말 기준 57.8%로 줄었다.

대신 1만원 초과~10만원 이하 계좌 비중은 13.8%에서 23.9%로 증가했다. ISA 판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깡통계좌가 양산된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금융당국이 5월 이후로 불완전 판매 단속을 강화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한 은행 지점 관계자는 “실제 투자를 위한 포트폴리오 구성이 어렵다는 측면에서 1만원과 10만원 투자금이 무슨 차이가 있겠냐”며 “불완전 판매 단속이 강화되면서 너무 소액 계좌를 개설하면 눈치가 보여 투자자 돈에 판매자가 장려금 몇만원을 얹어 주는 형태로 가입을 권유한 사례가 늘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허수 계좌 비중이 여전히 높은 상황이지만 ISA 판매사 직원들은 하반기에도 실적 경쟁에 내몰릴 것으로 관측된다. 금융노조가 직원 성과 지표 내 ISA 실적 반영을 철회하라고 각 은행에 강력히 요청하면서 일부 판매사들이 관련 정책을 개선했지만 또 다른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SC제일은행은 하반기에 평가 기준을 계좌 수가 아닌 실질 액수로 바꿔 평가할 계획이다. KB국민은행은 ISA를 다른 상품과 묶고 일정금액 이상 계좌만 평가대상에 올리기로 했다. 신한은행은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계좌이동제 및 ISA 영업실적에 대해 총점 대비 3%의 추가점수를 부여한다.

또 다른 은행 지점 관계자는 “계좌 수가 아닌 금액으로 평가하더라도 실적에 반영되는 이상 불완전 판매 우려는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오히려 실적 채우기가 어려워지면서 과다 혜택 등 편법 판매가 이뤄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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