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2R] 23년 역사 워커힐면세점의 눈물ㆍ1000억 투자 물거품

입력 2015-11-14 20:04 수정 2015-11-14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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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 꼴찌ㆍ특화 경쟁력 약해... 최태원, 선제적 투자로 경영 타격 불가피

23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서울 광장동의 워커힐면세점이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오는16일 사업권이 만료되는 워커힐면세점 수성과 함께 동대문 케레스타를 입지로 추가 면세점 획득에 도전했지만 끝내 수포로 돌아가 고개를 떨궜다.

관세청은 충남 천안 관세국경관리연수원에서 1박2일 일정으로 진행한 면세점 특허심사 결과를 14일 오후 7시 발표했다. SK네트웍스의 워커힐면세점은 신세계 손에 넘어갔다.

워커힐 면세점은 SK그룹(당시 선경그룹)이 1973년 워커힐 호텔을 인수한 뒤 1992년 호텔 안에 면세점을 두면서 시작됐다. 워커힐면세점은 쇼핑과 카지노, 숙박을 한 곳에서 모두 해결할 수 있는 도심형 복합 리조트 면세점이다. 특히 시계·보석과 국산품 차별화 전략을 통해 중국인 관광객(유커·遊客) 특화 면세점으로 성장했다.

▲워커힐면세점 전경.(사진제공=SK네트웍스)
▲워커힐면세점 전경.(사진제공=SK네트웍스)

그러나 애초 외국인 카지노 고객을 노린 탓에 인천공항과 서울의 대형 면세점들에 밀려 매출이 썩 좋지 않다. 서울 6곳 가운데 꼴찌다.

워커힐면세점의 지난해 매출은 2747억원으로 중소중견 면세점인 동화면세점(2천919억원)에도 못미쳤다. 면세점 운영 경력이 비슷한 롯데 잠실점(25년)과 비교했을 때에도 워커힐 면세점의 1㎡당 매출은 3400만원으로 롯데 잠실점(4400만원)보다 1000만원 적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SK네트웍스의 워커힐면세점 수성이 위태로울 것으로 내다봤다. 또 SK네트웍스에서는 워커힐에 대해 복합리조트형 면세점이라고 홍보하고 있지만 접근성은 타 후보지에 비해 확실히 떨어진다는 점도 약점으로 부각됐다.

셔틀버스를 운영하고 있기는 하지만 순수하게 대중교통을 이용해 워커힐 면세점에 가려면 지하철과 버스를 갈아탄 뒤 언덕길을 10분 가까이 걸어올라가야 한다.

관광버스로 패키지 여행상품 고객을 실어날라야 하는 면세점이 아닌 개별 자유여행을 즐기는 관광객들로부터 사랑받기에는 타 면세점에 비해 조건이 열악하다. 때문에 두산이 입지로 정한 동대문의 두산타워나 신세계의 충무로 본점이 더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SK네트웍스는 지난해 워커힐 면세점 매출이 2010년(1249억원)의 두 배로 뛴 점, 2013∼2014년 워커힐의 매출 성장률(46%)이 다른 시내 면세점 성장률(23%)의 두 배에 이른다는 점을 강조했지만 심사위원들은 다른 도전 업체의 성장 가능성을 더 높게 평가했다.

이번 실패로 최태원 회장은 경영에 만만치 않은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이는 SK네트웍스가 지난해부터 약 1000억원을 투자해 워커힐 면세점의 면적을 지금의 2.5배 규모로 키우는 리노베이션 작업을 진행해 왔기 때문이다.

SK네트웍스는 리노베이션을 통해 현재 4805㎡인 워커힐 면세점을 1만2384㎡로 확장시킨다는 계획이었다. 이는 롯데월드타워점(1만990㎡)보다 크고 롯데 소공점(1만3355㎡)에 육박하는 규모였다. 지금까지 겪었던 규모의 열세를 단번에 극복할 수 있는 기회였지만 선제적 투자가 되레 독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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