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개발국 女兒 인권 보호해주세요”…플랜코리아, 女인권신장 관심 촉구

입력 2015-05-22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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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교육포럼 참가 소녀들 “12~15살 되면 부모가 조혼 강요”

▲로지(필리핀), 자라(파키스탄), 히잡(파키스탄•사진 왼쪽부터)이 21일 인천 송도동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세계교육포럼’에 참석해 플랜코리아 부스에서 실시된 ‘어려움을 이겨내고 학교에 가기’ 게임을 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줄에 매달린 꼭두각시 같아요.”

앳된 얼굴의 소녀 3명이 최근 한국을 찾았다. 필리핀에서 온 로지(18·여), 파키스탄 출신의 히잡(18·여)과 자라(13·여)는 국제아동구호단체 플랜인터내셔널과 함께 ‘2015 세계교육포럼’에서 자국 여자아이들이 처한 상황을 알리고 국제사회의 도움을 요청했다. 이달 21일 지금도 수많은 여자아이들이 억압과 폭력에 노출돼 있다고 호소하는 소녀들을 만났다.

히잡과 자라는 자국 여자아이들이 일종의 ‘짐’ 취급을 받는다고 했다. 히잡은 “내가 사는 지역의 12~15세 여자아이들 상당수가 부모로부터 조혼을 강요받는다”고 말했다. 집안에 도움이 되지 않는 여자아이들을 빨리 결혼시켜 출가시키려는 의도라는 것. 그는 “지역 내에서 중학교 이상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여아들은 극히 드물다”고 덧붙였다.

한국인들이 여행지로 즐겨찾는 필리핀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로지가 살고 있는 지역은 2013년 반군이 점령하면서 아이들을 위한 교육 여건이 급격히 나빠졌다. 로지는 자신을 ‘행운아’라고 표현했다. 반군을 피해 지역민 대부분이 타국으로 피난하거나 다른 지역으로 이주한 상황에서도 지속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교육을 받지 못한 부모 세대의 어려움이 자녀에게 이어지고 있다”며 “이 상황이 계속 반복될까 두렵다”고 심경을 전했다.

국제아동구호단체인 플랜인터내셔널이 여자아이들의 인권에 주목하게 된 것도 이 때문이다. 이번에 한국을 찾은 애슐리 존스 매니저는 “77년의 역사를 가진 플랜이 오랜 시간 아동을 위한 지원을 하던 중 여아에 대한 인권유린이 심각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아직도 전 세계 여아의 5분의 1이 빈곤과 폭력, 차별을 받고 있으며 교육받을 권리를 박탈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플랜은 이번 세계교육포럼 기간에 부스를 설치하고 ‘Because I am a Girl’ 캠페인을 통해 여아들의 인권 신장을 위한 국제사회의 관심을 촉구했다.

로지와 히잡, 자라 그리고 플랜의 노력은 큰 성과를 냈다. 세계교육포럼 행사 말미에 발표된 ‘인천선언문’에 남녀 아이들이 평등하게 교육받을 수 있는 권리를 명시한 조항이 삽입된 것. 애슐리 매니저는 “여아를 보호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를 마련하게 된 것 같아 뿌듯하다”며 미소 지었다.

한편, 지난 18일 인천 송도에서 개막한 2015년 세계교육포럼은 나흘간의 일정을 마치고 21일 폐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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