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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후 분양도, 1대 1 사업도 ‘막막’… 퇴로 막힌 재건축

리모델링도 어려워…분양가 상한제 ‘덫’ 피할 길 없어

서울 재건축 단지들이 사면초가에 빠졌다. 강남·강북 가릴 것 없이 처지는 비슷하다. 두 달 후에 시행되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의 ‘덫’을 피할 묘수가 없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는 오는 10월부터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를 투기과열지구를 중심으로 시행할 계획이라고 최근 발표했다. 조합 입장에서는 시한부 통보를 받은 셈이다. 분양가 상한제를 피하는 방안으로 △조기 분양 △리모델링 △1대 1 재건축 △임대 후 분양 등 4가지가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어느 방식 하나 상황이 여의치 않다.

◇조기 분양·임대 후 분양… HUG의 분양가 통제 피하기 힘들어

먼저 분양가 상한제 시행 전에 분양하는 조기 분양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규제와 국토부 산하 주거정책심의위원회(이하 주정심)의 상한제 적용 여부 결정 미정 등이 걸림돌이다. 일각에선 강동구 둔촌동 둔촌주공아파트 등 일부 재건축 단지가 분양가 상한제를 피하려고 제도 시행 전에 서둘러 분양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지만 실현 가능성은 낮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가장 큰 고비는 HUG의 분양보증 승인이다. 재건축 단지들이 분양 일정을 앞당겨도 HUG의 분양가 승인은 받아야 한다. 분양가에 대한 정비업계와 HUG의 이견이 크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둔촌주공아파트의 경우에도 조합원들은 3.3㎡당 평균 3000만 원 중반대의 분양가를 원하지만, HUG는 2000만 원대를 제시하고 있다. 결국 분양가 상한제 적용과 다른 바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주정심 심의 일정이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도 고민이다.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 지역은 최종적으로 주정심에서 결정한다. 필수 요건(투기과열지구), 선택 요건(분양가격, 청약경쟁률, 거래량)에 모두 해당하더라도 주정심에서 분양가 상한제 시행 지역으로 지정하지 않으면 상한제를 적용받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혹시 주정심에서 우리 단지를 제외하지 않을까’하는 일말의 희망을 버릴 수 없는 것이다. 결국 HUG의 분양가 규제와 주정심의 결정 불확실성이 조기 분양의 발목을 잡는 셈이다.

일반분양 물량을 4년간 임대한 뒤 분양 전환하는 임대 후 분양은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받지 않는다. 하지만 HUG를 통해 임대보증금보증을 발급받아야 하고 고가 분양일 경우 보증이 거절될 수도 있다. 또 정비사업의 경우 서울시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 조례로 임대 후 분양을 제한하고 있다. 은평구 한 재건축 조합 관계자는 “사정이 이렇다 보니 어떻게 돌파구를 찾아야 할지 모르겠다. 조합원들의 원성은 날로 커지고 있다”며 “사업을 어떤 방식으로 진행해야 할 지 아직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리모델링, 기준 안 맞아 시도 조차 못해… 1대 1 재건축, 비용·시간 낭비 리스크 커

▲서울 강동구 둔촌 주공아파트 전경.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 시점이 ‘입주자모집공고’로 변경되면서 이 단지 역시 분양가 상한제 사정권에 들게 됐다. (연합뉴스)
▲서울 강동구 둔촌 주공아파트 전경.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 시점이 ‘입주자모집공고’로 변경되면서 이 단지 역시 분양가 상한제 사정권에 들게 됐다. (연합뉴스)

리모델링과 1대 1 재건축도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지만 돌파구가 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리모델링은 시도조차 할 수 없고, 1대 1 재건축은 시간·비용 모두 낭비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리모델링을 추진하지 못하는 것은 재건축과 리모델링 적용 기준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주택 재건축 판정을 위한 안전진단 기준’에 따르면 재건축은 안전진단 D등급 이하일 때 가능하다. 그러나 리모델링(유지·보수)은 최소 C등급 이상이어야 가능하다. 재건축을 허가받은 아파트가 리모델링으로 전환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것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리모델링은 건물이 어느 정도 튼튼해야 가능한 것인데 재건축 추진 단지는 이미 하위 안전등급을 받은 것이기 때문에 리모델링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1대 1 재건축은 리모델링과 비교했을 때 그나마 상한제 충격을 피해갈 대안으로 꼽힌다. 지금까지 세운 계획을 뒤엎고 정비계획변경부터 다시 추진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도 서울시라는 막다른 골목을 피할 수 없다. 정비계획을 변경하면 이후 건축심의를 다시 받아야 할 뿐만 아니라 사업시행 변경 인가 및 관리처분 변경 인가 절차를 모두 다시 밟아야 한다.

문제는 이 과정을 주도하는 곳이 서울시라는 것이다. 서울시 역시 정부 정책에 따라 고분양가를 견제하는 역할을 한다. 정부가 분양가 상한제를 발표한 시점에 규제를 피하고자 1대 1 재건축으로 돌아선 재건축 단지를 서울시가 쉽게 용인하지 않을 것이란 시선이 지배적이다.

1대 1 재건축을 추진했을 때 시간과 비용을 다시 투자해야 하는 것도 부담이다. 서울시가 재건축 단지의 1대 1 재건축 재추진에 회의적이라면 정비계획 변경만 1년이 넘도록 심의할 수도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또 다른 건설업계 관계자는 “분양가 상한제를 피하려고 1대 1 재건축을 한다고 하면 서울시가 과연 승인해줄 지도 의문”이라며 “현재 관리처분인가 단계까지 갔으면 최소 100억 원 이상은 썼을 텐데 조합도 이 비용을 다 날리는 결정을 하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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