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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아의 라온 우리말터] 넥타이는 ‘매고’ 가방은 ‘메고’

편집부 교열팀장

“아름다운 저 바다와/ 그리운 그 빛난 햇빛/ 내 맘속에 잠시라도/ 떠날 때가 없도다// 향기로운 꽃 만발한/ 아름다운 동산에서/ 내게 준 그 귀한 언약/ 어이하여 잊을까…”

이탈리아 민요 ‘돌아오라 소렌토로(Torna a Surriento)’이다. 이 노래를 들으면 검은색의 두꺼운 커튼이 드리워져 있던 고등학교 음악실이 떠오른다. 교회가 연상되는 나무로 된 긴 의자에 출석 번호 순으로 일곱 명씩 앉아 선생님의 반주에 맞춰 발성 연습을 했다. “도레미파솔파미레 도미솔미도~” 교실에선 늘 잠을 자거나 떠들던 친구들도 음악실에서는 생기 있게 노래를 불렀다.

학교 선배인 음악 선생님은 빡빡한 학교 생활에 숨구멍이라도 터 주려는 듯 자연의 아름다움, 사랑·슬픔·그리움의 감정이 담긴 노래들을 부르게 했다.

이탈리아에서 여름휴가를 보내고 있다는 지인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단체 대화방에 아말피 해안도로에서 찍은 사진을 올렸다. ‘돌아오라 소렌토로’를 배경음악으로 짙푸른 바다, 하얀 요트, 깎아지른 절벽, 알록달록한 집들 사진이 펼쳐졌다. 또 다른 지인은 호주 빅토리아 해변의 그레이트 오션로드에서 찍은 사진을 게시했다. 두 곳 모두 ‘죽기 전에 꼭 가 봐야 할 곳’이라 했던가.

“차를 타고 바닷바람을 맞으려거든 스카프는 반드시 짧게 매시오”라는 댓글을 달았다. 프랑스 니스 해안도로에서 목에 두르고 있던 스카프가 자동차 바퀴에 말려 들어가는 바람에 숨진 ‘맨발의 무용가’ 이사도라 던컨이 떠올라서였다. 나의 의도를 알아챈 듯 “총알 탄 사나이를 조심하시오”, “안전벨트를 매시오” 등의 댓글이 이어졌다. 대화 주제가 ‘낭만 가도(街道)’에서 순식간에 ‘안전’으로 바뀌었다. 사고(특히 교통사고)는 전혀 예기치 못한 상태에서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안전벨트와 스카프는 ‘메야’ 할까, ‘매야’ 할까? ‘ㅐ’와 ‘ㅔ’의 발음을 구분하는 게 쉽지 않아 ‘매다’와 ‘메다’를 혼동하는 이가 많다. ‘매다’는 끈이나 줄 등의 두 끝을 풀어지지 않게 엇걸고 잡아당겨 마디를 만드는 것을 뜻한다. 그러니 스카프는 매야 한다. 한복의 옷고름, 넥타이, 신발끈도 맨다고 표현해야 바르다. 안전벨트는? ‘매다’에는 끈이나 줄로 어떤 물체를 가로 걸거나 드리운다는 뜻도 있다. 그러니 안전벨트도 매야 한다.

‘메다’는 물건을 어깨에 걸치거나 올려놓는 것을 뜻한다. 책가방을 메고, 배낭을 멘다. ‘메다’에는 어떤 책임을 지거나 임무를 맡는다는 뜻도 있다. “한 선배가 총대를 메겠다고 나섰다”, “젊은이는 나라의 장래를 메고 나아갈 사람이다”처럼 활용할 수 있다.

내친김에 ‘둘러매다’와 ‘둘러메다’도 살펴보자. 허리나 머리 등에 띠를 둘러 감아 두 끝을 묶으면 ‘둘러매다’로, 쌀가마니 등을 번쩍 들어 올려 어깨에 메면 ‘둘러메다’로 구분해 쓰면 된다.

그래도 헷갈린다면 이것만 기억하자. ‘매다’는 묶는 것이고, ‘메다’는 걸치는 것이다. “넥타이는 매고, 가방은 메야 한다.”

우리나라에도 낭만 가도가 있다. 강원 고성과 삼척을 잇는 7번 국도는 갈 때마다 새로운 표정으로 반겨준다. 찌들고 지친 마음을 위로해 주는 참 고마운 길이다. 섬진강 물길과 옛 전라선 철길 사이로 달리는 17번 국도 역시 아름답다. 더위가 한풀 꺾이면 이 길을 운동화 끈 잘 매고 걸어 보시라. 자연을 벗 삼아. jsjysh@

<저작권자 ⓒ 이투데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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