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갈등, 결국 WTO 제소까지 가나

입력 2019-07-25 13:53 수정 2019-07-25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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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WTO 일반이사회에서 한국과 일본 대표단이 나란히 앉아 있다. 제네바/로이터연합뉴스
▲24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WTO 일반이사회에서 한국과 일본 대표단이 나란히 앉아 있다. 제네바/로이터연합뉴스

일본의 경제 보복 조치로 촉발된 한일 갈등이 결국 WTO(세계무역기구) 제소로까지 가게 생겼다. 일본은 수출관리 우대 대상국인 ‘화이트 국가’ 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하기로 방침을 굳힌 것으로 보이며, 한국은 WTO 제소 절차를 준비하는 등 양국이 한치의 양보 없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일본은 수출통제 절차 간소화 대상국인 ‘화이트 국가’에서 한국을 제외하기 위해 지난 1일부터 24일까지 각계의 의견을 접수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한국 정부와 경제 단체들이 보낸 이메일을 포함해 총 3만 건 이상의 의견이 접수됐다고 25일 보도했다. 신문은 이전에도 유사한 절차가 있었으나 이번은 이례적으로 많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일본 정부가 속도를 낼 경우 이르면 다음달 16일께 화이트 국가에서 한국을 제외할 것으로 전망했다.

세코 히로시게 경제산업상은 24일 기자회견에서 재래식 무기의 확산을 막기 위한 한국의 수출 관리에 대해 언급, “법적 근거가 불명확하다”며 한국을 화이트 국가에서 제외하는 데 대한 정당성을 거듭 강조했다.

양국은 이날 WTO 일반이사회에서 ‘일본의 대한국 수출 규제 조치’를 놓고 맞붙었다. 한국 측 수석대표를 맡은 김승호 산업통상자원부 신통상질서전략실장은 “일본의 수출 통제는 정치적 동기에 의한 조치”라며 일본에 경제 보복 철회를 요구했다. 그는 또 일본 측 대표단에 제네바에서 1대1 협의를 열자고 제안했으나 이하라 준이치 제네바 대사가 거부했다. 이하라 대사는 “수출 규제는 안보를 위한 관리 행위이며, WTO에서 논의할 사안이 아니다”는 기존 주장을 반복했다. 이에 대해 김 실장은 “일본이 자기의 행위조차도 다른 나라 외교관에게 떳떳하게 성명할 수 없을 정도로 자신이 없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로이터통신은 한일 양국이 제각각 WTO 회원국들의 이해를 얻었다고 주장했지만 정작 회원국들은 침묵했다고 지적했다. 일반이사회에 참석한 일부 대사들은 “두 나라 사이의 문제”라며 “일본과 한국이 해결책을 찾기 바란다”는 인식을 나타냈다.

WTO 제소를 준비하고 있는 한국 입장에서는 그동안의 결과만 놓고 보면 승률이 나쁘지는 않다. 일본도 이 점이 부담이다. 지난 2004년 한국은 일본의 김 수입 제한 조치가 부당하다며 WTO에 제소했다. 결과적으로 일본은 2년 뒤인 2006년 한국산 김 수입량을 늘렸다. 또 올해 4월에는 WTO가 한국의 일본 후쿠시마 등 8개현 수산물에 대한 수입금지 조치가 타당하다며 한국의 손을 들어줬다. 이런 이유로 일본 쪽에서도 ”WTO 무역분쟁에서 한국의 대응력이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WTO 제소로 갈 경우 결론이 나기까지 갈등이 장기화할 공산이 크다.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로 WTO가 다루는 분쟁 안건이 산적한 데다 미국의 거부로 위원 7명 중 4명이 공석이다. WTO의 분쟁 해결 기능이 사실상 정지 직전 상태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제소부터 최종 판결까지 2년 이상 걸리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WTO의 현재 사정들을 감안하면 더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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