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점 지켜라” 롯데百, AK플라자 구로점 철수에 긴장하는 이유는?

입력 2019-01-08 17:52 수정 2019-01-08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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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올해말 계약 만기...신규사업자 선정에 '계약 연장' 무게 실렸는데 AK플라자 입찰 경쟁자로 급부상

올해 롯데백화점 영등포역점의 영업 종료를 앞두고 AK플라자가 구로점 철수를 결정하자 롯데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AK플라자가 구로점의 대안으로 영등포역사 사업자에 도전할 경우 강력한 경쟁자가 생기는 것은 물론 입찰 가격까지 높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영등포점은 롯데가 보유한 점포 가운데 매출 상위 4번째에 해당하는 주요 점포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조만간 영등포역사 사업자 모집 공고를 내고 신규 사업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철도공단 관계자는 “2월 말까지 모집 공고를 내고, 6월까지 최종 사업자를 정할 예정”이라면서 “사전적격심사를 거쳐 일반경쟁입찰 방식으로 높은 금액을 제시한 사업자가 선정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롯데는 1989년 정부로부터 영등포역사 점용 계약을 맺고 1991년부터 영등포역사에서 백화점을 운영 중이다. 지난 2017년 말 계약 만료로 영등포역사가 국가에 귀속됐지만 철도공단은 입점 브랜드와 소상공인의 생계 등을 고려해 롯데와 2년 임시 사용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올해 12월 말 만기로 롯데의 영등포점 영업은 종료되고 새롭게 선정된 사업자가 현행 국유재산법에 따라 향후 최장 10년간 영등포역사를 운영하게 된다.

그동안 업계에서는 롯데백화점이 영등포역사 사용 연장에 쉽게 성공할 것으로 예상했다. 국유재산법에 따른 전대(재임대) 불가 조항과 최대 10년에 불과한 임대 기간 때문이다. 현재 법으로는 점포 내 음식점과 미용실, 병원 등을 운영하는 사업자에게 재임대가 불가능해 제대로 된 백화점 사업이 어렵다. 또 투자비 회수 등을 고려할 때 기존 30년에 비해 임대기간도 짧아 백화점 업체가 적극적으로 나설 유인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인근에 경쟁 백화점이 영업 중이라는 점도 롯데의 계약 연장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신세계백화점 영등포점과 현대백화점 디큐브시티점은 영등포역사로부터 각각 직선거리 약 150m, 약 1.5km에 불과하다. 현대백화점은 목동점을 보유한데다 2021년 여의도점 개점을 앞둔 상태라 서울 서부 상권에 더 이상 출점할 이유가 없다. 신세계도 기존 영등포점을 운영중이어서 동일 상권에서 제 살 깎기 경쟁을 피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변수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현재 임종성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14인이 발의한 ‘국유재산특례제한법 일부개정법률안’과 ‘철도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국회 상임위에 계류 중이다. 제한적으로 재임대를 허용하고, 사용 기간을 확대한다는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영등포역사는 유통 공룡이 군침을 흘릴 매력적인 매물로 떠오르게 된다.

게다가 AK플라자가 올해 8월 구로점 영업을 접기로 한 것도 변수다. 그동안 AK는 구로점과 영등포역사가 근접 상권이라는 이유로 신규 사업자 후보로 거론되지 않았다. 하지만 구로점을 폐점하기로 한 마당에 AK플라자도 영등포역사라는 알짜 매물의 입찰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특히 AK플라자가 민자 역사를 기반으로 성장해온 백화점이라는 점도 영등포역사 진출설에 힘을 싣는다. AK플라자는 현재 총 5개의 점포 중 수원점과 평택점 등 2곳이 민자 역사에 위치한다. 분당점은 분당선 서현역과 이어져 있어 역사 점포와 구조가 유사하다. 2003년 수원역 개발로 들어선 ‘수원 더AK타운’은 역사 입점 효과를 톡톡히 누린 AK플라자의 주력 매장이다. 이래저래 롯데로서는 재계약 연장에 걸림돌이 생기는 것은 물론 입찰 가격까지 높아지는 부담을 떠안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AK플라자가 구로본점을 접을 때 영등포역사 신규사업자 입찰도 염두에 뒀을 것”이라며 “수원역과 평택역사 등으로 성공한 경험이 있는데다 구로점 철수로 자본여력까지 생겨 영등포역사에 가장 유력한 후보가 됐다”고 말했다. 다만 AK플라자 관계자는 “기본적으로는 근린형 쇼핑몰인 AK앤(&)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라며 “(영등포역사 진출은) 현재로서는 사실무근”이라고 말했다.

남주현 기자 joo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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