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꿈꾸는 고시생서 청년 농부 이끄는 신지식농업인으로…김영순 아름답게그린배 대표

입력 2018-11-05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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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배즙·선진 농법으로 연 매출 4억 농원 일궈…지역 청년 농업인과 농업협동조합 결성

▲김영순(오른쪽) 아름답게그린배 대표가 부인 정혜미 씨와 함께 자신의 과수원에서 수확한 배를 들고 있다. 김 대표는 선진 농법 도입과 가공 기술 개발로 연 매출 4억 원대 과수원을 일궜다.
▲김영순(오른쪽) 아름답게그린배 대표가 부인 정혜미 씨와 함께 자신의 과수원에서 수확한 배를 들고 있다. 김 대표는 선진 농법 도입과 가공 기술 개발로 연 매출 4억 원대 과수원을 일궜다.
“들어가는 비용에 비해 수익이 나지 않아 힘들었습니다.”

김영순(37) 아름답게그린배영농조합법인(아름답게그린배) 대표가 5일 기자에게 털어놓은 농사를 시작했을 때의 심경이다. 김 대표는 농림축산식품부가 농업 분야의 혁신성장을 이끌어갈 ‘신지식농업인’으로 선정한 16명 중 한 명이다.

그에게 농사가 처음부터 쉬웠던 건 아니다. 원래 그는 관료를 꿈꾸며 기술고시 공부를 했다. 적어도 2008년 태풍으로 영광군에 있는 부모님의 배밭이 크게 망가지기 전까지는 그랬다. 아버지가 그에게 배 농사를 함께 짓자고 권했다. 김 대표는 태풍 피해를 입은 부모님을 돕기 위해 고시 꿈을 접고 농사를 시작했다.

농사를 시작한 김 대표는 일본식 전정(가지치기) 기술을 도입하자고 부모님을 설득했다. 배의 품질과 수확량은 전정 기술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는 판단에서다. 결국 김 대표 뜻대로 배의 품질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일본식 전정 기술을 도입했다. 성공은 쉽지 않았다. 시행착오로 3년을 고생했다. 소득을 올리지 못해 마음고생이 심했지만 그 후부터 수확량이 1.5배 늘었다.

배 농사에서 자신감을 얻은 김 대표는 배즙 등 배를 이용한 가공식품 시장에 진출했다. 경쟁이 치열한 배즙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소비자의 신뢰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 김 대표는 농산물인증관리인증(GAP)과 식품안전관리인증(HACCP) 등을 받기 위해 농장 환경을 개선하고 제품의 질을 끌어올렸다. 배즙 시장에서 GAP나 HACCP 인증을 받은 것은 아름답게그린배가 처음이다. 그는 “국가적인 인증은 고객이 평가하는 상품의 품질을 높이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또한 소비자의 다양한 입맛을 맞추기 위해 도라지 배즙, 아로니아 배즙, 홍삼 배즙 등을 개발했다. 어린 배를 가공해 폴리페놀 등 영양 함량을 높인 배즙으로 특허도 취득했다. 최근에는 홈쇼핑,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으로 판로를 넓혔다. 이 같은 노력 덕분에 아름답게그린배의 연 매출은 2015년 2억5000만 원에서 지난해 4억1000만 원으로 늘었다. 일꾼도 두 배로 늘렸다.

김 대표는 자신의 경험을 나누는 데도 적극적이다. 재작년 전남 지역 청년농업인과 농업협동조합 ‘지오쿱’을 결성해 이사장을 맡고 있다. 지오쿱을 통해 청년 농부들의 판로 개척을 돕고 공동 디자인, 교육 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다. 귀농을 꿈꾸는 청년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자 시간을 쪼개 대한민국균형박람회, 지역발전 우수사례 발표회 등 각종 행사에 참여, 자신의 경험을 소개하고 있다.

김 대표에게 신지식농업인에 선정된 소감을 묻자 “아직 부족하다”며 “앞으로 잘하라는 채찍으로 생각하겠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젊은 농업인의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는 창업보육 등 보다 체계적인 육성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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