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원화 채권 보유 109조6000억 사상 최대

입력 2018-06-26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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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식은 매도 행렬 ‘이중 행보

글로벌 증시 변동성이 커지는 가운데 외국인의 원화 채권 투자가 늘면서 보유 잔고가 사상 최대 규모를 경신했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으로 신흥국 시장에서 자금이 유출되고 있지만 외국인이 원화 채권 자산을 상대적으로 안전자산으로 판단한 데 따른 흐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6일 현재 외국인의 원화 채권 보유 잔고는 109조6361억 원이다. 2017년 8월 2일에 기록한 종전의 사상 최고치(107조1326억 원)를 넘어선 수치다. 외국인은 올 들어서만 28조7000억 원어치의 원화 채권을 사들였다. 지난해 12월 98조 원에서 올해 1월 100조 원으로 증가한 후 매월 1조~3조 원씩 증가하고 있는 셈이다.

주목할 대목은 외국인이 원화 채권을 사들이면서도 국내 주식은 팔았다는 점이다. 한미 기준금리 역전과 미중 무역전쟁 우려 속에서 원화 채권은 사고, 국내주식은 내다 파는 ‘이중 행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22일까지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1896억 원을 순매도했다. 사실상 주식시장에서는 매도 속도를 높이며, 국내 기업의 실적을 중심으로 ‘옥석 가리기’에 나선 한편 채권시장에서는 원화 채권 비중을 늘리고 있다. 연초 전문가들이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한미 금리 역전 현상에 증시는 물론 채권시장에서도 외국인 자금이 이탈할 것으로 우려했던 것과는 대조적인 행보다.

이러한 외국인의 채권 매수 대응은 남북관계 개선보다 ‘신흥국 불안’이라는 요소를 더 우위에 둔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김효진 SK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식과 채권 순매수를 비교하면 외국인이 바라보는 한국의 위치를 가늠할 수 있다”면서 “4월 이후 아르헨티나, 터키 등 신흥국 위기가 가중됐고, 5월에는 이탈리아에서 정치 불안이 나타난 반면 한국은 다른 신흥국에 비해 재정 건전성이 뛰어나고 경상수지가 상당 규모의 흑자를 이어가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보다 더뎌질 것이란 관측도 외국인의 채권투자 요인으로 손꼽힌다. 전문가들은 올해 3분기 금리인상이 있더라도 단발성 이벤트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채권매수 기회라고 설명한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신흥국 자금유출, 미국의 빠른 금리인상 등이 불안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지만 현재 국내 경제를 둘러싼 여건들은 채권매수에 유리하다”면서 “4개월 연속 이어진 취업자 수 감소 문제는 단기에 해결하기 어렵고, 7월부터 시작될 52시간 근로시간 단축은 주요 상권의 매출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3분기 기준금리가 인상돼도 금리인상은 단발성에 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화 채권을 안전자산으로 보는 해외 중앙은행 역시 주요 매수자로 올라섰다. 김지만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체 외국인 보유잔고에서 해외 중앙은행 비중은 2010년 10%에서 2012년 30%, 2016년 말에는 50%까지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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