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자본유출 단속에 좌절하는 실리콘밸리

입력 2018-02-06 16:39 수정 2018-02-07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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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외환당국, 외화 유출 단속 더욱 강화

▲중국 정부가 자본유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IT투자 장려에도 미국 실리콘밸리를 비롯한 해외 투자가 어려워질 전망이다. AP뉴시스
▲중국 정부가 자본유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IT투자 장려에도 미국 실리콘밸리를 비롯한 해외 투자가 어려워질 전망이다. AP뉴시스
중국 정부가 자본유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실리콘밸리 투자의 어려움이 심해질 전망이다. 당국은 IT분야 투자를 장려하고 있으나 정작 투자자들은 규제에 좌절하고 있다.

6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당국이 금융위기를 예방하기 위해 자본 유출 규제를 강화한다고 보도했다. 중국 국가외환관리국은 전날 “수백억 위안 규모의 그림자은행을 단속하기 위해 경찰과 협력해 지난해 100명 이상의 용의자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2014년부터 2016년까지 그림자은행을 통해 유출된 중국 자본은 1조 달러(약 1089조3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정부는 브로커나 그림자은행을 통해 돈을 해외로 송금하는 행위나 외국 부동산 및 주식의 직접 매수를 금지하고 있다.

외환 당국은 “중국 경제 및 금융 안보를 지키기 위해 올해는 더욱 강력한 단속과 처벌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1월 1일부터 개인이 해외에서 자신의 은행 계좌를 통해 인출할 수 있는 금액을 연간 계좌당 10만 위안(약 1731만 원)에서 1인당 10만 위안으로 줄였다. 중국 내에서 환전은 5만 달러까지 허용되며 그 이상은 특별 허가를 받아야 한다. 중국인이 외국 주식이나 부동산 등에 투자할 때는 후강퉁(상하이-홍콩증권거래소 간 교차 거래 제도)과 같은 공식 채널을 이용해야 한다.

이에 규제 밖에 머물던 중국 자본의 미국 실리콘밸리 투자에도 타격이 예상된다. 중국 당국은 부동산 및 엔터테인먼트와 같은 분야의 해외 투자를 단속하면서도 IT분야 투자는 장려해왔다. 그러나 2016년 외환 거래 및 송금, 해외기업 인수에 제한을 가하기 시작하면서 투자는 침체를 겪고 있다. 중국 푸싱그룹 소유의 벤처 캐피털 푸싱킨존캐피털은 지난해 미국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중단했다. 브래드 바오 푸싱킨존캐피털 매니징 파트너는 “2017년에는 위안화에서 달러로 자금을 이동하기 어려워졌고 2017년 말에는 거의 불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올해 규제가 강화되면 어려움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로듐그룹이 벤처투자를 제외한 중국의 미국 투자를 조사한 결과 지난해 외국인직접투자가 전년 보다 3분의 1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실리콘밸리에 투자하는 중국계 벤처기업의 비중이 중국의 미국 투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상대적으로 적으며 대부분은 인수를 통해 이뤄진다면서도 중국 정부 정책과 달리 자본 통제의 영향으로부터 자유로웠기 때문에 영향력은 크다고 설명했다.

미·중 양국에 투자하는 GGV캐피털의 한스 퉁 매니징파트너는 “우리 회사는 영향을 받지 않았지만 광범위한 시장이 타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일부에서는 스스로 살 길을 마련하고 있다. 중국계 벤처캐피털 업체 헤미벤처스는 자금 조달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 투자자 기반을 다변화하고 있다.

당국의 규제 강화로 중국 투자자가 신뢰를 잃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중국계 기업의 투자 뒤에 중국 정부가 있다는 의심을 받을 수 있어서다. 실리콘밸리 일각에서는 ‘베이징이 허용한 거래는 워싱턴이 허용하지 않는다’는 소문도 있다. 틸로 하네만 로듐그룹 이사는 “해외 투자가 감시를 받아야 하고 중국 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시스템은 미국 측의 정치적 두려움을 높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 정부가 모든 단일 거래를 통제하고 개입할 수 있는 규정을 강화했기 때문에 중국의 투자, 특히 첨단 기술 분야에 대한 정치적 반발은 가속화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FT는 중국 알리바바 계열사 앤트파이낸셜의 미국 머니그램 인수를 미 규제 당국이 거부한 것이 그 사례라고 언급했다. 알리바바와 텐센트 등 미국 내 중국 IT기업은 앞선 자본유출 규제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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