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로! 아세안] 세계 역학구도 변화...동남아도 배짱 커졌다

입력 2017-08-24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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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무대에서 동남아시아의 목소리가 커지게 된 데는 주요 2개국(G2)인 미국과 중국 간 역학구도의 변화도 일조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힘의 균형에서 미국은 중국에 크게 밀렸다.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에 따르면 미국은 세계 최강국으로서의 영향력이 희미해진 반면, 중국은 안정적인 경제와 재정적·정치적 힘 덕분에 미국에 도전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추게 됐다. 동남아 국가 입장에서는 큰 고객 하나를 더 얻게 된 셈이다. 그 전까지만 해도 중국에 대해선 세계의 공장이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어느 새 13억 인구를 거느린 세계 2위 경제국으로 부상하면서 동남아에는 미국, 일본만큼 중요한 큰 고객이 된 것이다.

중국에 밀려 경제 규모에서 세계 3위로 떨어진 일본의 경우,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과는 40년 넘게 밀월관계를 구축해왔다. 일본 기업들은 인건비가 싼 동남아를 생산·수출 기지로 활용해 세계 시장 점유율을 늘려 왔다. 이를 배경으로 일본은 동남아에는 최대 고객이자 기술 공여국으로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중국이 부상하면서 일본은 동남아의 ‘VIP’ 고객 리스트에서도 또다시 중국에 밀려났다. 대표적인 사례가 과거 일본 기업으로부터 기술 지원을 받은 말레이시아 자동차업체인 프로톤이 올해 중국 지리자동차에 넘어간 것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리의 프로톤 인수는 동남아에서 세력 판도 변화를 상징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미국의 건설업 전문지 ENR는 조사 결과, 아시아의 인프라 수주에서 국가별 비율은 중국이 17%로 1위였고, 일본은 10%로 5위로 떨어졌다고 발표했다. ENR는 미국의 존재감이 저하되면서 중국의 영향력이 앞으로 더욱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동남아 국가들 역시 미국, 일본, 중국 같은 고객 국가들을 상대로 한 협상력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인건비 인상과 근무 환경 개선 요구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정보제공업체 데이터뱅크에 따르면 아세안에 진출한 일본 기업의 인건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 2012년에 월 61달러였던 캄보디아 최저 임금은 2017년에는 153달러로 2.5배 증가했다. 동남아 진출의 장점이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동남아는 한반도를 둘러싼 리스크가 고조되고 중국의 해양 진출이 가속화하는 상황에서 제3의 안보 협력 상대로서도 중요한 위치에 있다. 아세안 10개국의 역내 총생산(GDP)은 2025년경이면 세계 3위 경제국인 일본을 따라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올해로 창설 50주년을 맞은 아세안과의 대등한 파트너십 구축이 다음 50년의 과제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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