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시장에 무슨 일이…수개월만에 글로벌 자금 순유출

입력 2017-08-23 07:55 수정 2017-08-23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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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펀드에서 16억 달러 자금 순유출…트럼프·북한 리스크에 따른 일시적 현상

신흥국 주식과 채권 펀드에 경고등이 켜졌다. 한동안 안정을 유지해온 신흥국 펀드가 최근들어 다시 격랑에 휘말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22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금융정보업체 EPFR글로벌에 따르면 지난 16일까지 1주일간 신흥국 주식펀드에서 16억 달러(약 1조8160억 원)의 자금이 순유출됐다. 이는 올 들어 최대 규모의 자금 유출이다. 또 신흥국 주식펀드에서 자금 순유출을 기록한 것은 지난 3월 중순 이후 22주 만에 처음이다.

신흥국 채권펀드도 그 이전까지 28주 연속 자금이 순유입됐지만 지난주에는 자금이 빠져나갔다. 신흥국 고수익 채권펀드에서의 자금 순유출 규모는 23억 달러로, 6개월 만에 가장 컸다.

신흥국 펀드에서 자금이 유출되는 가장 큰 이유로 WSJ는 미국과 북한 간의 긴장 고조를 꼽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화염과 분노’라는 극단적인 단어까지 써 가며 강경한 입장을 내비치고, 북한도 괌 주변 수역을 포위사격할 것이라고 응수하면서 양국의 핵전쟁 위협이 고조됐다. 여기에 트럼프가 버지니아 주 샬러츠빌에서 일어난 백인우월주의자의 폭력시위와 관련해 이들을 두둔하는 태도를 보이면서 미국의 정치적 불안정이 심화할 것이라는 불안도 신흥국 펀드에 악재로 작용했다.

전문가들은 지난주의 자금유출은 신흥시장의 전형적인 유동성 흐름이 다시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풀이했다. 국제금융협회(IIF)는 지난주 보고서에서 “우리는 신흥시장의 자금 흐름에 상대적으로 낙관적인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며 “다만 자금 유입 속도가 둔화해 주기적인 후퇴 리스크가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흥시장은 최근 서구 주요 중앙은행들이 긴축 모드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압박을 받아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는 기준금리 인상에 이어 자산규모 축소에 나설 태세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양적완화 축소 논의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북한 리스크와 미국 정치 불확실성이 우려를 보탠 것이다.

BNP파리바자산운용의 J.C. 샘버 신흥시장 채권 부문 부대표는 “미국 채권 금리가 오르면 미국채 매력이 더욱 커질 것”이라며 “이는 신흥국 채권의 자금 유출 방아쇠를 당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여전히 투자자들은 지난주의 부진이 트럼프와 북한 리스크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라며 신흥시장에 대한 믿음을 저버리지 않고 있다. 신흥시장은 2013년 연준이 양적완화 축소를 시사했을 때는 크게 요동쳤지만 올해는 연준의 두 차례 금리인상에도 비교적 안정을 유지하고 있다. WSJ는 연준이 긴축을 느린 속도로, 또 예측 가능하게 진행하는 것이 신흥시장 안정에 기여했다고 분석했다.

샘버 부대표는 “아시아는 여전히 경제성장이 계속되는 가운데 너무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매우 건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인도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국채 등에 계속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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