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벗은 신동빈 친정체제…쇄신ㆍ자율경영 뽑아든 ‘뉴롯데’

입력 2017-02-22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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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CEO 발탁 세대교체…사드ㆍ특검수사ㆍ지주사 전환 등 숙제 쌓여

올해로 창립 50주년을 맞는 롯데그룹이 일대 쇄신에 나섰다. 특검 등으로 연기됐던 신동빈 회장의 ‘뉴롯데’ 친정체제 구축을 위한 인사와 조직개편이 베일을 벗은 것. 재계의 예측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이번 인사의 키워드는 ‘쇄신’과 ‘자율경영’,‘젊은 롯데’ 등으로 요약된다. 새로운 롯데를 함께 만들어갈 수장들의 선임에 쇄신을 향한 신 회장의 행보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이나 그룹 전반에 풀어야 할 난제들이 산적해 있어 신 회장과 그룹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황각규·소진세 앞세워 그룹 쇄신 = 신 회장은 지난해 10월 발표한 경영쇄신안에 따라 기존의 정책본부를 그룹 사업을 주도할 ‘경영혁신실’과 그룹 및 계열사의 준법경영체계 정착을 위한 ‘컴플라이언스위원회’라는 2개의 큰 축으로 나눴다. 7실, 17개팀, 200여 명에 달했던 직원들도 기존의 70% 수준인 140여 명으로 축소했다.

아울러 그룹의 혁신과 대외협력을 담당할 이로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황각규·소진세 카드를 꺼내 들었다. 경영혁신실장으로 선임된 황각규 사장은 2014년부터 정책본부 운영실장으로 그룹 전반에 대한 경영 관리를 책임지고 있으며 옴니채널 구축과 인공지능(AI) 도입 등 그룹의 혁신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소진세 사장은 대외협력단을 맡아 신 회장이 기존에 맡았던 사회공헌위원회 위원장직을 수행한다. 국민의 기대와 사회적 가치를 우선하는 좋은 기업을 만들겠다는 약속을 지키려고 중량감이 있고 추진력이 강한 것으로 평가되는 소 사장이 위원장을 맡게 됐다. 소 사장은 2014년부터 그룹의 대외협력단장을 맡아 폭넓은 인맥을 토대로 각계각층 인사들과 롯데를 연결하는 소통을 주도해 롯데를 개혁할 적임자로 평가받고 있다.

◇4대 BU 체제 전환 자율경영 강화 = 신 회장이 이번 인사에서 공을 들인 또 다른 한 가지는 그룹의 주력 사업을 유통, 화학, 식품, 호텔 및 기타 등 4개 분야(BU)로 나눠 지배구조 개선의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4개 BU는 사업분야별 관계 계열사들 공동의 전략 수립과 국내외 사업 추진 및 시너지를 높이는 업무에 주력한다. 4개 BU 아래로 94개 그룹 계열사가 분류 관리된다. 다만 금산분리 원칙을 고려해 금융계열사는 BU에 포함하지 않았다.

신설되는 4개 BU장은 주력계열사 대표이사 사장들이 맡기로 했다. 21일 이사회에서 화학 BU장에는 롯데케미칼 허수영 사장, 식품 BU장에는 롯데칠성음료 이재혁 사장이 선임됐다. 22일, 23일 이사회 이후 공개되는 유통 BU장과 호텔 및 기타 BU장에는 각각 롯데백화점 이원준 사장, 호텔롯데 송용덕 사장이 이끄는 것으로 알려졌다.

◇‘젊은 롯데’ 50대 CEO 세대교체 = 주력 계열사 수장들이 BU로 옮기면서 비워진 자리를 내부 승진을 통해 50대 인사들로 채운 점도 눈길을 끈다. 허수영 사장이 빠진 자리는 김교현(1957년생) 말레이시아 롯데케미칼 타이탄 대표가 내정됐다. 2014년 타이탄 대표로 부임하여 실적을 크게 개선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최근 우즈벡 수르길 가스화학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수한 이홍열(1957년생) 부사장이 롯데정밀화학 수장이 됐다.

롯데칠성음료는 이재혁 사장이 음료와 주류를 모두 챙겼으나 이번 인사에서는 음료BG와 주류BG가 각각 대표이사를 내정됐다. 음료 BG대표로는 음료 마케팅과 영업을 총괄해왔던 이영구(1962년생) 음료영업본부장, 주류 BG대표로는 두산주류에서부터 영업을 담당해왔던 이종훈(1962년생) 주류영업본부장이 전무 승진을 하면서 맡게 됐다.

이밖에 롯데홈쇼핑은 상품과 마케팅 전문가인 롯데백화점 이완신(1960년생) 전무가 신임 대표로 내정됐고 롯데로지스틱스도 박찬복(1961년생) 경영관리·유통물류부문장이 전무 승진과 함께 신임대표로 선임됐다.

◇사드·특검·지주사 전환 등 난제 산적 = 사실상 신 회장의 의중이 전면 반영된 첫 사장단 인사로 롯데그룹은 쇄신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다만 사드(THAD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부지 제공에 따른 중국 사업의 차질이나 최순실 게이트 관련 특검의 수사 여부, 지주회사 전환 시 금융계열사의 처리 등 쉽게 풀리지 않는 난제도 산적해 인사 이후 뒤따를 변화에 이목이 쏠린다.

롯데그룹은 이번 인사와 조직 개편에 이어 이달 중 롯데상사의 이사회를 열고 성주 골프장을 사드 부지로 국방부에 제공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결정 이후 롯데에 불어닥칠 중국의 후폭풍이다. 최근 중국 언론은 “롯데그룹이 사드 부지를 제공하면 중국 사업이 크게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협박성 경고를 서슴지 않고 있다.

미르·K스포츠재단에 면세점 인허가 등의 해결을 목적으로 출연금을 냈다는 의혹과 관련해 특검의 수사를 받을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박영수 특검팀은 공식 수사 기간 종료일(28일) 1주일여 남겨두고 있다. 삼성그룹 수사로 롯데에 대한 수사는 시작조차 하지 못한 상황이나, 현재 특검이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에게 수사 기간 연장을 요구하고 있어 롯데는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지주회사 전환 시 금융계열사의 처리도 난제다. 이번 조직개편에서도 빠진 금융 계열사는 지주회사 전환 시 중간금융지주회사 도입이 가장 합리적인 해법이나 정치권의 금산분리 주장이 거세 관련 법안 도입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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