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호의 독서산책]미치오 카쿠, ‘마음의 미래’

입력 2015-04-20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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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마음을 이해하다

“미래의 제국은 정신의 제국일 것이다.” 윈스턴 처칠이 오래전에 했던 말이다. 결국 모든 혁신과 창조 그리고 행복은 인간의 정신 속에서 일어나게 된다. 그렇다면 정신에 대한 인간의 이해는 어느 정도 진행되고 있으며, 앞으로 그 전망은 어떨까. 걸출한 이론 물리학자로서 오랫동안 과학의 대중화를 위해 노력해 왔던 미치오 카쿠의 ‘마음의 미래’(김영사)는 인간 정신에 대한 현재와 미래를 담은 책이다.

10여년 전에 미치오 카쿠는 미래에 대한 전망서를 펴낸 적이 있는데, 쟁쟁한 명망가들이 만나서 인터뷰를 갖고 그 결과를 토대로 자신의 의견을 더한 책이었다. 이번에 펴낸 인간 정신에 대한 책 역시 정신에 대한 연구가들이 총출동했다고 말할 정도로 포괄적 인터뷰를 바탕으로 집필했다. 따라서 독자들은 저자의 평가와 전망뿐만 아니라 현존하는 정신에 관한 연구가들의 다양한 의견을 한 권의 책으로 접할 수 있다.

이 책은 크게 3부로 구성돼 있다. 1부는 뇌과학의 역사를 되돌아보고, 새로 발명된 다양한 장비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 개발됐는지, 사람의 생각을 어떻게 휘황찬란한 컬러사진으로 촬영할 수 있게 됐는지 그 원리를 설명하고 있다. 인상적인 점은 대단히 기술적인 내용이지만 과학에 대해 아무런 배경 지식이 없을지라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집필됐다는 것이다.

2부는 기억을 저장하고, 생각을 읽고, 꿈을 촬영하고, 마음으로 물체를 움직이는 새로운 기술을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3부는 꿈과 약 그리고 정신질환에서 시작해 로봇과 외계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의 의식을 다룬다. 현대인들에게 주요한 도전과제인 우울증, 파킨슨병, 알츠하이머와 같은 두뇌 관련 질환의 극복 가능성을 제시한다.

저자는 인간과 다른 동물들의 의식의 가장 큰 차이는 미래 전망이라고 말한다. 이를 두고 심리학자인 대니얼 길버트는 이렇게 말한다. “인간 두뇌의 가장 큰 특징은 현실 세계에 존재하지 않는 물체나 시간을 상상할 수 있다는 점이다. 바로 이 능력 덕분에 인간은 미래를 생각하고 예측할 수 있다.” 그래서 한 철학자는 인간의 두뇌를 ‘미래를 만드는 예측 기계’라고 했다.

이런 뇌를 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두뇌 스캔 기술이 미래에 대한 시뮬레이션이 어느 부위에서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상당 수준까지 보여 줄 정도로 발전했다. 자기공명장치(MRI)와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 기술의 발전이 이를 가능케 한다. 과학자들은 이런 장치들을 이용해 머릿속에 맴도는 생각을 읽을 수 있고, 두뇌와 컴퓨터를 연결해 생각만으로 물건을 움직일 수 있게 되었다. 이는 사지가 마비된 환자들도 뇌에 이식된 컴퓨터 칩을 이용해 생각만으로 웹서핑을 하더라도 이것이 휠체어와 각종 전기제품을 제어하고 몸에 부착된 인공 팔까지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게 되었다.

정신에 대한 이해의 수준이 높아지면서 인간은 단순히 수동적 관찰자에서 자연을 개조하는 적극적 창조자로 거듭나고 있다. 이는 곧 기억과 생각 그리고 지성과 의식까지 바꿀 수 있음을 의미한다. 미래에는 마음이라는 복잡한 세계를 단순히 관찰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것을 조작하는 단계에 이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한마디로 주문 제작된 생각과 기억들이 가능한 시대를 말한다. 텔레파시와 염력, 기억의 저장과 업로드, 지능 높이기 등과 같은 정신적 능력을 함양하는 방법들이 속속 제시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완벽한 두뇌 지도가 완성되려면 100년 이상 기다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신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는 묵직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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