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사수' 중국의 속사정] ②‘세계의 공장’서 짐 싸는 글로벌 기업...산업단지 공동화 우려

입력 2015-03-06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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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성장 둔화·투자원가 상승·기술 유출 등에 외국기업 공장들 중국서 철수

세계의 공장으로서 중국이 누리던 황금시대가 막을 내릴 조짐이다. 한국과 일본 등 외국투자기업들은 최근 중국의 노동력과 토지 원가가 오르고 경제 성장 속도가 주춤함에 따라 중국 땅에서 발을 빼기 시작했다.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구정) 전 마이크로소프트(MS)는 중국 공장에서 철수를 선언했다. 2013년 노키아 휴대전화 부문을 인수했던 MS는 광동성 둥관과 베이징 공장의 가동을 중단하고 설비를 베트남으로 옮긴다고 밝힌 것. 총 9000명의 근로자가 실직자 신세가 된다.

일본 시계제조업체인 시티즌(Citizen)도 중국 광저우 공장을 춘제 연휴기간에 전격 폐쇄하며 시티즌 중국법인의 해산이 진행됐다. 이에 1000명 직원의 근로 계약 역시 모두 해지돼 공장 노동자들이 항의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지난해 12월에는 휴대전화 부품 제조업체인 대만 윈테크 쑤저우 공장과 일본 마쓰다의 둥관 공장도 문을 닫았다.

일본 파나소닉, 샤프, TDK 등도 공장을 다시 일본으로 이전시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고 삼성전자, 유니클로, 나이키, 팍스콘 등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을 떠나 동남아시아, 인도 등으로의 공장 이전 계획을 구상하고 있다.

특히 7000개가 넘는 일본ㆍ한국투자기업들이 포진해 있는 산둥지역에서 이 같은 현상이 두드러졌다. 2012년 산둥 지역에서 일본, 한국과 달성한 수출입 규모는 525만7000만 달러(약 57조6482억원), 양국이 직접 투자한 금액은 18억3000만 달러에 달하며 산둥성은 양국의 가장 중요한 파트너였다.

산둥성 사회과학원 관계자는 “산둥은 일본, 한국과의 독자적인 무역에서 우세해 양국 기업들이 앞다투어 노리는 지역이었다”며 “지리적으로도 우위에 있어 한때 한국 도시에서 산둥지역으로 오는 항공편이 최대 주간 54편에 달한 적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중국의 투자원가가 점점 높아짐에 양국기업들이 하나둘씩 산둥지역을 빠져나갔다.

2014년 중국 지방정부가 최저 임금인상폭을 16.9%로 규정하고 매해 최저평균임금을 13%씩 인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중국은 더 이상 예전의 저렴한 인건비를 자랑하며 최적의 이익을 낼 수 있는 곳이 아니게 됐다.

한 글로벌 기업 관계자는“10년 전과 비교했을 때 중국의 기업생존환경, 투자유지정책 등도 변했지만, 한국 국내의 경제정세도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나 일명 ‘노다지’를 캐던 중국 투자시대는 이미 지나갔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둔화되면서 내수 성장 부진에 대한 우려도 중국을 떠나게 하는 요인이 됐고 경쟁이 심화되면서 기술 유출 등에 대한 불안감에 공장을 자국으로 옮기는 경우도 생겼다.

중국을 빠져나간 기업들은 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와 인도로 눈을 돌리고 있다. 지난 2013년 4월 파나소닉전기는 인도네시아, 태국에 이어 베트남에 새 공장을 세울 것이라고 밝힌 바 있으며 삼성전자는 이미 베트남에 여러 개의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업계관계자는 “양국의 기업들이 베트남으로 공장을 이전하며 예전 중국에서 얻었던 이익을 얻으려고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 전문가는 한국 기업은 2008년 국제금융위기 이후 중국에서 방직, 신발, 보석가공업에 종사했으나 중국의 노동력, 정책 등 경쟁우위에 있던 혜택이 크게 줄자 베트남, 미얀마 등 동남아 지역으로 대거 자리를 옮겼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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