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아파도 그냥 참는다"

입력 2011-06-28 11:47 수정 2011-06-29 0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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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건강관리 실태 '경고등'… 꾸준한 운동 및 건강보조제 섭취로 사전 건강관리 필수

우리나라 직장인들은 '일벌레'다. 다른 나라 직장인들보다 일을 훨씬 많이 한다는 건 여러 국제비교 통계에서도 알수 있다. 통계에서 잡히지 않는 특근과 야근도 밥먹듯 한다. 이런 성실함이 지금의 대한민국을 만들었다지만, 직장인들로서는 울고싶다는 마음이 들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직장인들은 늘어나는 일거리와 함께 두 어깨가 점점 무거워짐을 느낀다. 피로가 조금씩 누적되는 탓이다. 이는 건강에 치명적인 '독'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제때 건강관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직장인들은 그럴 여유가 없다. 넘쳐나는 일 때문에 자리를 쉬 비우기도 어렵고, 회사 눈치도 보이기 때문이다. 아파도 병원에 가기 보다 그냥 참는 경우가 많다. 이런 일이 반복되다 결국 큰 병을 얻어 고생을 한다.

필요한 건 스스로, 그것도 꾸준히 건강관리를 하는 수 밖에 없다. 회사에 적극적인 의사 표현이 어렵다면 미리 예방하는 게 수다. 때문에 '아파도 참는' 직장인들도 여러 방법으로 건강을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다. 보양식서부터 운동까지 방법도 다양하다. 위험수위에 달한 직장인들의 건강실태를 살펴봤다.

◇직장인 절반 이상이 건강 '황신호'= 우리나라 직장인 10명 중 6명은 자신의 건강상태를 '주의 수준' 이상으로 진단했다.

최근 취업포털 잡코리아 설문조사에 따르면 54.9%의 직장인들은 자신의 건강상태를 '주의 수준'이라고 응답했다. 이는 '위험'(6.5%), '양호'(38.6%) 수준이라고 답한 직장인들보다 높은 수치다. 조사 대상은 남녀 직장인 601명이다.

주요 증상으로는 흔히 발견되는 '만성피로'와 '두통'이 꼽혔다. 각각 45.3%를 차지했다. 그 다음으로 △어깨 결림(43.3%) △눈의 피로(25.3%) △뒷목 통증(23.8%) △속쓰림(19.0%) △허리 통증(18.6%) △편도선 통증(7.2%) △다리 저림(6.8%) △손 저림(5.3%) △기타(1.2%) 순이었다.

케이블방송 편성PD로 재직 중인 김모(31)씨도 연이은 야근으로 만성피로에 시달리고 있다고 호소했다. 방송 특성 상 새벽까지 자리를 지켜야 하는 날이 많아 잠이 부족하다는 하소연이다. 오전 11시만 되면 머리가 지끈거려 두통약을 끼고 산다.

과중한 업무와 스트레스로 심하게는 안면 마비가 온 직장인들도 있다.

케이블방송 송출업체에서 재직하고 있는 직장인 최모(30)씨가 그런 경우다. 지난 3월 갑자기 안면 마비가 찾아오더니 입까지 돌아가 지금까지 돌아오지 않고 있다. 현재 최씨는 병원 및 침구사 등을 찾아다니면 전전긍긍하고 있다.

최씨는 "누적됐던 피로와 스트레스가 한 번에 안면마비로 표출된 것 같다"며 "제대로 말을 하기 어려울 정도의 상황이지만 자리를 비울 수 없어 아직도 회사에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최씨는 현재 산재처리 여부를 두고 회사 측과 협상 중이다.

◇아파도 말 못하는 직장인들= 최씨와 같이 심한 경우는 회사에 통보하기 쉬운 케이스다. 대부분 직장인들은 아파도 회사에 말을 하지 못한다. 일이 많고, 회사에 눈치가 보여서다.

취업포털 사람인 설문조사에 따르면 직장인 81%가 '아파도 웬만하면 그냥 참는다'라고 응답했다. 직장인 10명 중 8명이 아파도 회사에 말을 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아프면 회사에 통보하고 병원에 가는 게 당연한 수순이다. 직장인들은 왜 아파도 회사에 말을 하지 못할까.

많은 직장인들은 우선 시간이 부족하다고 하소연한다. 사람인 설문조사에 따르면 31.6%(복수응답)의 직장인들이 '시간이 없어서'라는 이유로 아파도 그냥 참는다고 응답,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직장생활에서 눈치가 보여서'(31.5%)라는 이유는 근소한 차이로 2위를 차지했다. 많은 직장인들이 과중한 업무로 인한 부족한 시간, 회사 눈치로 건강관리를 제때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의료기기업체 마케팅부서에서 일하고 있는 직장인 박모(28)씨 역시 현재 허리 통증으로 고생하고 있지만 회사에 말을 못하고 있다. 일이 많은 것은 차치하고라도 회사에 눈치가 보이기 때문이다.

박씨는 "상사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병을 갖고 병원에 간다고 하면 '꾀병을 부린다'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이런 시선이 무서워 감히 병원 얘기는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이 무조건 참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실제로 63.9%의 직장인들이 참다가 증상이 더 악화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다.

◇꾸준한 건강관리가 해법= 이 같이 직장인들은 건강을 잃고 나면 여러 가지 이유로 제때 회복하기 쉽지 않다. 꾸준한 건강관리가 필요한 이유다.

그 중 하나가 꾸준한 운동이다. 사람인 설문조사에 따르면 절반 이상(53.9%, 복수응답)의 직장인들이 건강을 지키기 위해 운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족한 시간에도 하루 30분정도만 투자해 간단한 운동을 하면 건강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

건강보조제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전체의 30.7%의 직장인이 건강보조제를 먹는다고 응답했다. 취업포털 인크루트 설문조사에 따르면 직장인들의 절반이 현재 '종합 비타민제 등 영양제'(50.3%)를 먹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별로 필요한 영양소를 쉽게 보충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가장 흔히 섭취하고 있는 것. 이와 함께 홍삼, 녹즙 등 천연식품(37.6%)도 직장인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직장인들이 매달 건강을 위해 투자하고 있는 비용은 얼마나 될까.

사람인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38.4%의 직장인들이 5만원 미만을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론 △5만~10만원 미만(31.3%) △10만~20만원(20.8%) 등이 뒤를 이었다. 한 달 평균 금액은 10만6000원으로 집계됐다.

직장인들은 이 같은 건강관리가 직장생활 성공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인크루트 설문조사에 따르면 절반 이상(51.8%)의 직장인들이 직장생활 성공과 건강관리가 큰 영향을 미친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직장인 서모(29)씨는 "건강은 나와 내가 다니는 회사의 자산이 될 수 있다"이라며 "회사도 장기적 관점에서 직장인들의 건강관리를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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