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디자인을 입다]전 세계 마니아층 형성한 ‘애플’ㆍ꽃장식 화장품 ‘안나수이’

입력 2013-10-1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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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으로 재탄생시킨 명품… 기업 新생존전략으로 자리매김

#디자인(DESIGN)이 기업의 ‘운명(Destiny)’을 바꾸고 있다. 디자인을 외면한 제품은 소비자들도 외면하면서 제품의 디자인은 소비자들의 선택에 상당한 ‘영향력(Effective)’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기업들은 제품 외견의 ‘미묘한(Subtle)’ 부분까지 신경을 쓰는 ‘혁신(Innovation)’을 지속하고 있다. 이러한 디자인의 미묘한 혁신은 제품을 ‘보석(Gem)’으로 만들어 주며, 레드오션이라고 치부됐던 시장을 다시 한 번 공략할 수 있는 ‘틈새(Nich)’를 만들고 있다.

기업이 시장판도를 바꾸기 위해 ‘디자인’에 사활을 걸었다. 그동안 디자인은 기술력에 가려 진가를 드러내지 못했다. 그러나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는 속담처럼 소비자들은 생활필수품부터 첨단기술을 갖춘 전자기기까지 제품의 디자인을 보고 구입을 결정한다.

기업들은 디자인이 시대를 뛰어넘어 인류가 물건을 선택하는 중요한 기준이라는 점을 다시 깨닫기 시작했다. 존 맥아더 전 하버드 경영대학원 학장의 “범세계적으로 경쟁이 심화되면서 경쟁 전략의 새로운 차원에 대한 관심이 점점 더 커지고 있고 그중에서도 디자인과 경영이 가장 중요시되고 있다”는 말처럼 디자인은 기업의 새로운 생존 전략으로 자리잡고 있다.

디자인은 기업의 명운을 쥐고 있다. 애플은 디자인을 통해 전 세계 마니아층을 형성, 가장 대표적인 디자인 경영 기업으로 우뚝 섰다. 애플은 ‘디자인은 디자이너에 맡기고, 엔지니어가 그 디자인에 맞게 만든다’는 기존 경영 관념을 파괴하는 혁신적인 경영 모토를 내세웠다. 그 결과 애플은 아이맥과 아이팟을 통해 경쟁사와 차별화에 성공했고, 파산 위기에서 벗어나 회생을 넘어 강력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명품 화장품 안나수이도 디자인을 통해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는 기업 중 하나다. 안나수이는 화장품의 의미를 뛰어넘어 소장 가치가 있는 수집품으로 대접을 받고 있다. 중국계 미국인 디자이너 안나 수이는 화장품을 론칭할 때 용기를 꽃과 넝쿨 등으로 장식해 여성들의 소비 욕구를 유발시켰다. 그 결과 안나수이는 화려한 장식의 화장품 용기로 품질이 낮다는 인식을 벗고 20~30대 여성들을 사로잡아 명품 화장품 반열에 올라섰다.

필립스 또한 ‘이해하기 쉽고 단순하게’라는 디자인 마케팅을 발판으로 재기에 성공했다. 필립스는 20세기 전자산업의 아이콘으로 백열전구부터 반도체, 백색가전, 컴퓨터 등 다양한 제품을 문어발식으로 출시했지만, 2000년 IT 버블 붕괴와 함께 매출이 급감하며 위기를 맞았다. 필립스는 이를 타개하기 위해 이탈리아 디자이너이자 건축가인 스테파노 마르자로를 영입, 별도 법인인 ‘필립스 디자인’을 세웠고 직관적이고 쉬운 사용법이 강조된 디자인의 의료기기 제품을 선보이며 재기에 성공했다.

이처럼 많은 기업들이 디자인을 갖춘 제품을 통해 성공을 맛보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많다. 펩시는 2009년 오렌지주스 브랜드 ‘트로피카나’의 종이팩 라벨과 디자인을 바꿨다 실패했다. 새롭게 현대화한 종이팩이 나온 뒤 이 주스의 매출은 20% 급감했다. 결국 경영진은 다시 트로피카나의 종이팩을 이전 디자인으로 되돌렸다.

디자인과 제품의 기술력이 어우러지지 못해 실패한 경우도 있다. 모토로라는 본체 두께를 혁신적으로 줄인 레이저폰을 출시하며 세계 휴대폰 시장을 제패했다. 그러나 더 이상 혁신적인 디자인을 선보이지 못하다가 스마트폰의 등장과 함께 소비자들의 기억에서 사라져버렸다.

이제는 디자인 시대다. 기술력과 함께 머리부터 발 끝까지 디자인으로 무장하는 기업만이 생존할 수 있다. 최근 이러한 움직임을 감지한 기업들은 디자인을 더 이상 디자이너만의 전유물로 생각하지 않는다. 디자인을 최고의 전략적 요소로 설정하는 기업문화를 만들고 최고경영자(CEO)부터 임직원들이 모두 디자인을 고민하고 있다. 디자인을 주도하는 기업들이 어떤 혁신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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