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80세 보장상품, 수명연장 상품으로 갈아타라

입력 2012-03-28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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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시대, 보험의 재구성-불필요한 중복 보험은 해약…실질의료비 보장상품 추가 가입

#. 서울시 강서구에서 사는 주부 박모(58)씨는 최근 남편으로부터 연금보험 하나 안 들어놨다는 핀찬을 듣고 가슴에 못이 박혔다. 박씨는 “20년 전쯤 생명보험을 들었다고 하자 남편이 ‘나보고 일찍 죽으라는 거냐’며 화를 내 해지한 후 보험상품은 쳐다보지도 않았다”며 “하지만 남편이 퇴직한 후 국민연금 만으로는 살기가 어려워 고민”이라고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 경기도 고양시에 사는 직장인 김모(48)씨는 보험료 납부 내역을 보고 깜짝 놀랐다. 지인의 권유로 보장 내용도 정확히 모르고 가입한 상품이며 한때 너도나도 가입했던 유행 상품, 필수품처럼 여겨지는 종신보험에 이르기까지 가입한 보험 상품이 무려 10개나 됐던 것이다. 매년 연말정산 때마다 겪는 일이면서도 막상 이런저런 이유로 정리하지 못한 채 또 다시 1년을 보낸 지도 벌써 여러 해다.

바야흐로 100세 시대가 본격 도래하면서 보험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박씨의 경우처럼 지금까지 보험은 가장이 사망했을 경우 남은 가족을 위한 ‘유산’의 성격이 강했다면, 지금은 노후 보장을 위한 ‘필수품’으로 자리잡고 있다. 의료발달과 건강에 대한 관심 증가로 평균 수명이 길어진 데 따른 현상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보험을 통해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준비되지 않은 장수(長壽)는 결코 축복일 수 없다’는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무작정 보험상품에 많이 가입해 둔다고 좋은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보험상품 역시 시대 트렌드에 따라 변화하는 만큼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예전에 가입한 보험 상품만 믿고 있다가는 이렇다 할 혜택도 받지 못하고 꼬박고박 보험료만 납부하기 십상이다. 예컨대 생명보험사 연금보험의 경우 과거 보험료에 따라 보증기간을 각각 10년, 15년, 20년씩 구분해 보장했지만 최근에는 보증기간을 아예 100세로 못박은 상품들로 변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장내용, 보험료 등을 합리적으로 따져 자신에게 적합하고 합리적인 방향으로 보험을 재구성해야 한다”면서 “과거 80세 보장이 일반적이었던 보험 상품은 기대 수명 연장과 함께 빨리 갈아타야 할 대표적 상품”이라고 말했다.

김씨의 경우도 이번 기회에 80세 만기인 상품을 100세 상품으로 전환하고 불필요한 중복 보험을 해약하는 대신 실질

적인 의료비를 보장해 주는 상품에 추가로 가입하는 등 보험을 전면 재설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보험연구원이 지난해 발표한 ‘2011년 보험 소비자 설문조사’에 따르면 개인별 전체 보험 가입률은 92.5%에 달한다. 그 중 생명보험 개인 보험 가입률이 78%, 손해보험 개인 보험 가입률은 71.5%, 생명보험과 손해보험 중복 가입자도 적지 않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많은 사람들이 보험의 중요성에 대해선 알고 실제로도 많이 가입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정작 자신이 들고 있는 보험 상품의 보장 내용을 정확히 아는 사람은 드물다”고 말했다.

또한 ‘보장의 범위’도 고려해야 한다. 실제로 보험가입자들의 계약을 살펴보면 질병보다는 재해보장에 집중된 경우가 많다. 하지만 통계를 살펴보면 질병으로 인한 사망이 90%에 이른다. 따라서 보장범위는 일반사망, 종합건강보장, 특정 질병, 재해보장 순으로 재구성 하는 게 보험사고 발생 확률상 유리하다는 게 보험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무엇보다도 경제적 이유에서 보험의 재구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나이가 들수록 늘어나는 의료비와 노후 생활비에 대한 부담 때문이다. 게다가 노년기가 길어지면서 이 부분에 대한 부담도 커지고 있다.

고령화의 원인 중 하나로 의료 기술의 발전을 꼽을 정도로 의료 혜택이 커진 게 사실이다. 따라서 선진화된 의료 서비스를 받으며 얼마든지 건강한 노후를 보낼 수 있게 됐지만, 문제는 의료비를 감당할 수 있는냐는 것. 특히 50대 초반의 조기 은퇴자들이 급속도로 증가하는 반면 65세에서 84세 사이에 지출되는 의료비가 개인의 전 생애 의료비 중 45%에 육박하는 만큼 이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납부하고 있는 보험료가 경제적으로 적정한 수준인지도 봐야 한다. 가계 수입에 비해 보험료 지출이 과다하다면 과감하게 보험을 정리할 필요도 있다. 전문가들은 일반적으로 보장성 보험의 보험료는 소득의 10%(연금, 저축성 보험 제외)가 적당하다는 의견이다.

다만 보험을 재구성할 때 무작정 과거 가입했던 보험상품을 해약하고 최근 나온 보험상품으로 갈아타서는 안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 상품의 재구성도 중요하지만 무작정 과거 상품을 해약할 필요는 없다”면서 “오히려 과거 가입한 상품을 해약하고 새로운 상품으로 가입하라고 권유한다는 한번쯤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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