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중견기업 무시하는 동반성장위

입력 2012-03-06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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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유미 산업부 기자

중견기업연합회(중견련)는 얼마전 동반성장위원회(동반위)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았다. 동반위가 전화를 건 이유는 한국전력에서 진행한 공개입찰에서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일진전기의 철회를 권고하기 위해서다. 일진전기는 중견기업에 속해 입찰 선정이 중소기업 적합업종 취지에 위배되지만 중견기업은 동반위 소관이 아니므로 직접 나서기 어렵다는 것이다.

전화를 받은 중견련 관계자는 어이가 없었다고 한다. 동반위는 예전부터 대기업과 중소기업으로 구성된 실무위원회에 포함시켜달라는 중견련의 요구를 묵살해 왔던 터다. 이후 일진전기는 계약을 자진 포기했다.

하지만 동반위의 행태에 대한 비판은 여전히 남는다. 동반위는 지난 2010년 12월 중소기업과 중견기업, 대기업의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 동반성장을 모색하겠다는 취지로 출범했다. 동반위는 기업 분류체계를 대기업, 중소기업으로만 구분하고, 이를 고집해 왔다. 중소기업법을 적용시킬 경우 직원 수가 300명 이상인 중견기업은 대기업에 속한다는 것이다. 당초 동반위가 정한 대기업의 범위는 공정거래법상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이지만,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이 아니더라도 직원 수가 300명만 넘으면 대기업이라는 이상한 논리를 내세웠다.

이같은 이분법적 기준은 혼란을 야기할 수 밖에 없다. 중견련 조사 자료에 따르면 최근 3차까지 진행된 중소기업 적합업종 선정으로 인해 약 137개의 중견기업이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중에는 중소기업에서 막 졸업한 새내기 중견기업들이 다수 포함돼 있으며 조만간 중견기업으로 진입할 우량 중소기업들도 30개가 넘는다.

이런 데도 동반위가 중견기업 의견을 반영하지 않는 점은 이해하기 어렵다. 동반위는 대기업, 중견기업, 중소기업을 한데 모아 기업들의 피해를 최소화시킬 수 있는 합의안을 모색해야 한다. 중견기업이 빠진 동반위는 한국경제 허리를 잘라내는 것이요, 앙꼬없는 찐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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