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빚이 최고치를 다시 경신하면서 우리나라 한 가구당 5000여만원의 빚을 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 1인당 빚은 1700여만원에 달했고, 저축률은 세계 최저수준으로 곤두박질쳐 가계의 고통이 한층 가중되고 있다..
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가계 빚은 876조3000억원으로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900조원에 바짝 다가섰다.
이를 통계청이 추계한 올해 전체 가구 수(1737만9667가구)로 나누면 가구당 5042만989원씩 빚을 진 것으로 계산된다. 추계 인구 수(4898만8833명)로 나누면 1인당 빚은 1788만7750원이 된다.
한 가구가 연간 내는 이자는 100만원을 넘어섰다. 통계청이 집계한 전국 2인 이상 가구당 월평균 이자비용은 올해 2분기 8만6256원으로 이를 연간을 환산하면 한 가구가 한 해에 내는 이자는 103만5072원에 달했다.
여기에 금융기관들의 대출금리도 크게 오른 것으로 나타나 가계의 어깨를 더욱 무겁게 하고 있다.
반면 불어나는 빚과 높은 물가 부담 속에서 가계 저축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OECD는 최근 발표한 경제통계를 보면 올해 우리나라 가계의 가처분소득 대비 저축률 전망은 3.5%로 24개 국가 중 21위를 기록했다.
우리나라보다 가계 저축률이 낮은 국가는 덴마크 -1.4%, 체코 1.8%, 핀란드 2.3% 등 세 나라에 불과했다.
저축률이 감소하는 것은 소득이 상대적으로 줄고 있어서다. 우리나라의 가계소득의 연평균 증가율은 1990년대 12.7%에서 2000년대 6.1%로 크게 낮아졌다. 같은 기간 기업소득의 연평균 증가율은 4.4%에서 25.2%로 크게 확대된 것과는 대조적이다. 경제성장을 통해기업에서 창출된 소득이 가계부문으로 원활하게 흘러들어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저축률 하락은 당장 경제성장률을 둔화시킨다. 더구나 가계부채 확대에 따른 가계저축률 하락은 직접적으로 경제성장을 저해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삼성경제연구소의 분석에 따르면 가계저축률이 1%포인트 하락하는 경우 설비투자와 자본집적이 감소해 경제성장률이 최대 0.15%포인트 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