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경제학]당신의 삶을 바꿀 ‘스마트’에 그늘도 있다

입력 2011-01-10 11:03 수정 2011-01-10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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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스마트워크 시대, 이제 일도 ‘엣지’ 있게 합시다.”

SK텔레콤이 사내 방송을 통해 진행하는 ‘엣지 워크(EDGE Work)’ 캠페인의 한 대목이다. 효율적, 효과적으로(Efficiency & Effectiveness) 실행력을 높여(Doing) 최고의 성과를 창출하고(Great performance) 동시에 삶의 질을 향상시키자는(Enrichment) 것. 일하는 방식을 스마트하게 바꿔 경쟁력을 높이자는 취지다.

최근 기업현장에서는 스마트워크가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며 우리 사회 새로운 근무 문화로 떠오르고 있다. 경직된 조직문화와 근무환경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환경에서 효율적으로 일하고 창의적인 성과를 내자는 것이 골자다.

스마트워크, 편리할 건 틀림없다. 그러나 출근하지 않거나 집 근처 가까운 곳에서 일할 수 있다는 것 만으로 스마트한 세상이 될까. 스마트 세상이 오면 모두가 바라는 재미있고 편리한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 과연 그럴까.

▲스마트기기 중심의 모바일 오피스 체제로 업무와 휴식의 경계가 모호해지면서 이 사회는 이미 ‘모바일 스트레스’에 푹 빠져있다. 사람을 스마트하게 하기 위해 등장한 스마폰이 어느새 견딜 수 없는 이질적인 문명을 양산해 가고 있다.

◇스마트워크, ‘몸과 마음’ 멍든다= 지난해 트위터(T), 구글(G), 아이폰(I), 페이스북(F)이 몰고 온 ‘TGIF’(머리글자를 따 만든 신조어) 돌풍으로 스마트혁명 원년을 맞았다.

스마트혁명이 몰고 온 ‘스마트워크’는 사람들의 노동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만남과 사귐의 인간관계마저 네트워크의 틀 속으로 빨아들이고 있다. 사무실이 필요 없는 일터와 네트워크를 통한 소통은 사람들의 여가와 생활패턴, 사고방식을 송두리째 뒤 흔들고 있다.

하지만 그늘도 짙다. 스마트한 생활이 편의성과 안전성, 효율성 등을 높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인간소외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 또한 만만치 않다.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잇는 직장인들은 스마트폰으로 인해 밤낮 구분 없이 고객이나 상사의 전화를 받아야 하는 건 물론이요. 휴일에도 편안하게 쉴 수 없는 사람들이 모바일 스트레스에 푹 빠져 있다. 때문에 회사가 주는 스마트폰에 감격했던 이들이 요즘엔 ‘괜히 받았어’를 합창한다.

지난해 삼성그룹 사보 ‘삼성앤유’가 직원 289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절반이 “모바일 오피스가 능사는 아니다”라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폰 보급이 늘어나면서 언젠가부터 사람들 간의 오프라인 소통이 줄어들고 있다. 자리에 마주 앉아도 스마트폰 얘기를 하거나, 자신의 스마트폰만 만지작거리기 쉽상이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정보의 홍수에서 고단함을 토로하는 직장인들은 스마트폰을 족쇄라고 부르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일과 쉼의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기존 휴대폰에 견줄 수 없는 모바일 스트레스가 가중되고 있다는 것.

스마트기기가 개인에겐 자유를 허락하지만 직장인에겐 구속의 울타리를 개인 생활까지 확대시키고 있다. 그런데 직원들과 달리 경영진은 모바일 오피스에 열광하고 있다.

최근 직장인들 사이에서 목과 허리 디스크의 통증을 호소하는 이들이 부쩍 늘고 있다. 작은 액정화면 속에 수많은 정보를 담아내는 스마트폰에 집중하다 보면 어느새 허리는 구부정해지고 고개를 앞으로 내밀게 되는 일명 '거북목' 자세를 취하기 쉽다. 허리를 구부정하게 하고 있는 자세는 디스크에 비정상적인 압박을 줄 수 있어 장기간 지속될 경우 허리디스크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스마트기기 만등이 아니다= 스마트 세상은 지나치게 겉으로 드러난 똑똑한 부분만 강조된 측면이 있다. 스마트는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또 하나의 도구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이지리아에는 1달러짜리 냉장고가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지역이 많아 냉장고를 쓸 여건이 안 돼 음식이 쉽게 상해도 다른 도리가 없었다. 교사인 '모하메드 바 아바'는 값싼 냉장고를 만들 수 없을까 연구를 거듭하다 마침내 1달러짜리 냉장고를 만드는 데 성공한다.

큰 항아리 속에 작은 항아리를 넣고 그 틈에 젖은 모래를 채운 후 젖은 헝겊으로 작은 항아리를 덮는다. 젖은 모래와 헝겊이 마르면서 작은 항아리 안의 열을 가져가 작은 항아리가 시원해지도록 한 것. 1달러 냉장고로 3일만에 상하던 음식물들을 27일까지도 싱싱하게 보관할 수 있게 됐다.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지는 태블릿PC에도 한계는 있다. 무엇보다도 멀티미디어 기기로서의 기능에 치중하고 있어 장시간의 문서작업이나, 자료 분석업무에는 아직도 데스크톱을 따라갈 수 없다. 그러나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가 본격화 되고, 주변의 결합 기기들이 늘어난다면 그 가능성은 무한대로 증폭 될 것이 분명하다.

현재 우리기업을 비롯해 전 세계 스마트기기 시장은 경쟁이 뜨겁다. 지난 6일(현지시간)부터 4일간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리고 있는 ‘CES 2011'에서는 새로운 스마트기기의 경연장이 되고 있다는 소식이다. PC의 패러다임은 이제 태블릿 이다. 다만 소비자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스마트 혁명으로 새로운 전환기를 맞고 있는 IT경제는 스마트 기기를 통해 보다 활성화 될 것이고, 더욱 개인주의화 될 것이다. 앞자리에 앉은 사람과도 메신저로만 이야기를 주고받는 일상이 보편화 될 지도 모른다. 기술로 편리해지는 세상이지만 소외되고, 상막함이 지배하는 세상은 우리가 꿈꾸는 미래는 아닐 것이다. 어쩌면 도란도란 거실에 모여 앉아 함께 텔레비전을 보면서 웃고 울던 때가 그리워질 수도 있을 것이다.

새롭고, 편리한 기능의 개발을 위해 노력하는 ‘기업의 무한경쟁시대’, 발전되는 기술만큼, 서로 나누는 정(情)의 깊이도 깊어지는 ‘따뜻한 스마트 사회’를 기대해 본다. <자문=한국인터넷진흥원 민경식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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