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사 담합 혐의 심의 착수…17개 업종 반복 담합 퇴출 방안 점검

쿠팡의 현장조사 거부와 잇단 먹거리 담합을 계기로 공정거래위원회의 법 집행 역량이 국정감사 검증대에 오른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 취임 1년을 넘긴 가운데 조사·제재가 소비자·소상공인 보호로 이어지고 있는지가 핵심 쟁점이다. 배달앱 수수료 부담을 낮출 대책도 집중 점검 대상이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12일 공정위를 대상으로 국정감사를 실시한다.
먼저 쿠팡과 한화의 조사 관련 소송으로 공정위 현장조사의 범위와 절차가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쿠팡은 사전통지가 없었다며 현장조사에 응하지 않았다. 이어 조사 결정 취소소송을 제기하고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서울고법이 지난달 23일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하자 재항고했다.
한화도 공정위의 자료제출명령을 놓고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이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여 해당 명령의 효력은 일시 정지됐다. 다만 공정위는 이 결정이 현장조사의 위법성을 인정한 것은 아니며, 자료제출명령의 적법성은 본안소송에서 판단할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국감에서는 불공정행위의 증거를 확보할 조사권과 기업의 방어권을 어떻게 조화시킬지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먹거리·에너지 분야의 담합 감시와 제재 실효성도 주요 검증 대상이다. 공정위는 올해 설탕·밀가루·전분당 담합에 대규모 과징금을 부과한 데 이어 7일 SK에너지와 현대오일뱅크의 휘발유·경유·등유 담합 혐의에 대한 심의 절차를 개시했다. 정유사 사건에서 심사관이 파악한 관련매출액은 약 44조1000억원이다. 법 위반 여부와 제재 수준은 위원회 심의를 거쳐 확정된다.
반복 담합을 막기 위한 제도 개선도 논의 대상이다. 정부·여당은 석유 정제·판매업 등 17개 업종에서 5년 이내 두 차례 이상 담합한 사업자에 대해 등록취소·영업정지를 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담합으로 왜곡된 가격을 다시 정하도록 하는 가격재결정명령의 법적 근거를 명확히 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제재 강화가 담합 재발을 억제하고 소비자의 가격 부담을 줄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플랫폼 분야에서는 배달앱 수수료와 납품업체에 대한 비용 전가 문제가 부각될 전망이다. 증인으로 채택된 주성원 쿠팡 총괄부사장에게는 ‘가격 맞춤형 쿠폰’ 비용을 납품업체에 전가했는지, 김용석 우아한형제들 부사장에게는 배달의민족의 수수료와 운영 방식 등에 대한 질의가 예상된다.
주 위원장은 지난달 21일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입점업체들의 수수료와 광고료를 포함한 전체적인 부담이 현재 수준보다 내려가야 한다”고 밝혔다. 국감에서는 수수료 상한제가 소상공인의 실제 부담을 줄일 수 있을지, 소비자 배달비 등으로 비용이 전가될 가능성은 없는지 논의될 전망이다.
유통업체와 거래하는 중소업체 보호 문제도 주요 현안이다. 조주연 홈플러스 대표는 기업회생, 오진석 GS리테일 부사장은 GS25 납품방식과 관련해 증인으로 채택됐다. 회생 과정에서 협력·입점업체 피해를 최소화할 대책과 납품 거래조건의 적정성 등이 질의 대상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