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고체·나트륨 ‘투 트랙’ 배터리 전쟁…정부, 3000억 투입 ‘초협력 생태계’ 구축[K배터리 주도권 탈환]

입력 2026-10-1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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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6-10-11 17: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보급형 '나트륨'·고성능 '전고체' 투트랙 재편…중국 CATL 올해~내년 양산 공세
정부, 2027년부터 5년간 3000억 투입…나트륨·전고체 조기 상용화 집중 지원
완제품·셀·소재 '초협력' 생태계 가동…중복 투자 방지 및 글로벌 표준 선점

▲차세대 배터리 관련 주요 사업 내용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사진=고이란 기자 photoeran@)
▲차세대 배터리 관련 주요 사업 내용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사진=고이란 기자 photoeran@)

글로벌 배터리 시장이 원가 절감을 내세운 '보급형 나트륨 배터리'와 압도적인 안전성을 담보하는 '고성능 전고체 배터리'의 투트랙(Two-track) 체제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중국이 국가적 지원을 등에 업고 저가와 하이엔드 양극단 시장의 생태계를 선점하며 패권 굳히기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우리 정부와 산업계도 전폭적인 예산 투입과 산ㆍ학ㆍ연ㆍ관 전주기 협력을 골자로 한 맞대응 전략을 가동하며 차세대 주도권 경쟁에 뛰어들었다.

11일 배터리업계와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차세대 배터리 생태계의 한 축을 담당할 보급형 나트륨 배터리는 리튬 대신 매장량이 풍부하고 저렴한 나트륨을 활용해 리튬 공급망 리스크를 덜고 제조 원가를 획기적으로 낮춘 것이 특징이다. 현재 상용화 단계에 진입한 나트륨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는 약 160Wh(kg당) 수준이다.

직접적인 경쟁 상대인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의 200Wh(kg당)에는 다소 미치지 못하지만, 과거에 비하면 비약적인 기술 진보를 이뤄냈다. 특히 저온 특성이 우수해 극한 환경에서도 방전 성능이 안정적으로 유지된다는 장점을 지닌다.

업계는 상대적으로 무거운 무게가 단점으로 작용하지 않는 고정형 에너지저장장치(ESS)와 소형 전기 자전거(e-bike), 보급형 전기차(EV) 시장을 나트륨 배터리의 핵심 타깃으로 보고 있다. 2035년에는 전체 ESS 시장 내 나트륨 배터리의 점유율이 최대 35%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다른 혁신의 축인 전고체 배터리는 액체 전해질을 고체로 대체해 화재 위험을 크게 낮춘 '꿈의 배터리'로 불린다.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 한계를 훌쩍 뛰어넘어 1회 충전 시 주행거리 1000km 이상의 시대를 열 핵심 기술로 꼽힌다.

이러한 차세대 배터리 상용화 경쟁에서 가장 기민하게 움직이는 곳은 중국이다. 세계 1위 배터리 제조사인 CATL은 당장 2026년 하반기부터 나트륨 배터리 양산에 돌입하고, 하이엔드 시장인 전고체 분야 역시 2027년 제품을 출시하겠다는 공격적인 상용화 계획을 공식화했다.

중국 정부 주도의 전고체 기반 전기차 기술 표준안 발표 등 이른바 '배터리 굴기'가 양극단 시장을 빠르게 파고들고 있다.

국내 기업들도 차세대 배터리 상용화를 위한 연구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 분야에서는 삼성SDI가 가장 앞선 행보를 보이고 있다.

삼성SDI는 전고체 파일럿 라인인 'S라인'을 가동해 완성차 업체에 샘플을 공급하며 성능 검증을 진행 중이며 2027년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를 목표로 설정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30년 황화물계 배터리 상용화를 목표로 연구개발 역량을 집중하고 있으며 SK온은 대전 미래기술원 내 파일럿 플랜트를 기반으로 2029년 상용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보급형 나트륨 배터리 분야는 중국과의 기술 격차를 좁히기 위한 기초 생태계 조성이 진행 중이다. 국내 배터리 제조사들이 셀 연구개발에 착수한 가운데 소재 분야를 중심으로 국산화 시도가 구체화되고 있다.

애경케미칼은 나트륨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하드카본 음극재 양산 기술 확보에 주력하고 있으며 에코프로 역시 전용 양극재 개발을 공식화하고 성능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처럼 민간 차원의 개발 경쟁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정부는 산·학·연·관 협력 기반의 'K-배터리 R&D 로드맵'을 통해 지원 사격에 나섰다.

산업통상부는 차세대 배터리 조기 상용화를 위해 2027년부터 5년간 국비 약 3000억원 규모의 대형 신규 연구개발(R&D) 사업을 신설해 집중 지원한다.

우선 빠른 상용화가 예상되는 보급형 나트륨 배터 분야에서는 160Wh(kg당)급 셀 및 소재 개발을 선제적으로 지원하며 양극재와 하드 카본 음극재, 신규 전해질 등 소재 국산화 기술 개발을 적극 추진해 국내 조기 생태계를 구축한다.

게임체인저로 꼽히는 고성능 전고체 배터리 분야는 민간 주도의 차세대 리튬 배터리 개발 투자를 뒷받침하는 한편 정부 차원에서 로봇 및 드론 등에 탑재하기 위한 맞춤형 배터리 조기 사업화에 610억원을 투입한다.

민간 기업들의 개별적인 독자 생존 전략을 넘어선 '초협력' 생태계도 가동된다. 치수 규격화 및 공통 소재 개발 등 비경쟁 분야의 공통 기술을 국내 배터리 3사가 공동 개발하도록 유도해 소재·부품·장비 투자의 비효율과 중복을 방지한다.

또한 개발된 소재가 양산 구매로 직결될 수 있도록 수직적인 셀-소재 기업 간 사업화 연계를 도모하고, 완성차(EV) 업체의 배터리 이력(BMS) 정보를 활용해 차세대 배터리 개발의 완성도를 높이는 정보 환류 시스템도 추진된다.

무엇보다 기술과 시장이 본격적으로 개화하기 전, 완제품·셀·소재 기업이 모두 참여해 차세대 배터리의 평가 절차 및 규격에 대한 통일된 국가 표준(안)을 선제적으로 마련함으로써 글로벌 차세대 기술 주도권을 확고히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민우 산업부 산업성장실장은 "정부는 대규모 R&D 지원과 제도적 인센티브 마련을 통해 K배터리가 글로벌 시장의 주도권을 확실히 탈환할 수 있도록 총력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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