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검찰, 공소장 내용 더 구체화해야”

입점 숙박업체에 판매한 할인쿠폰을 소멸시켜 불이익을 줬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야놀자·여기어때가 첫 재판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9단독 임혜원 부장판사는 17일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야놀자와 여기어때 법인, 여기어때 전 대표 심모 씨에 대한 첫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검찰은 이날 “야놀자엔 중소형 숙박업소 95%가, 여기어때엔 중소형 숙박업소 86%가 입점해 있어 다른 숙박 앱과 입점 비중에서 현저한 격차가 있다”며 “야놀자는 2017년부터 2024년까지 입점 숙박업체들이 구입하고 미사용한 할인쿠폰 약 12억원을 소멸시켰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기어때와 심 전 대표도 미사용 할인쿠폰 소멸시켜 (입점 숙박업체들이) 359억원 상당의 손해를 입게 했다”며 “거래상 지위를 부당히 이용해 입점 숙박업체들에 불이익을 주고, 공정한 거래를 해쳤다”고 주장했다.
피고인들은 공소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야놀자 측 변호인은 “불이익을 제공한 사실이 없다”며 “거래 상대방이 누구인지, 어떤 불이익과 손해가 발생했는지가 공소장에 특정돼 있지 않아 방어권 행사에도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이에 재판부도 검찰 측에 할인쿠폰의 거래 구조와 비용 부담 주체 등을 공소장에 보다 구체적으로 기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할인쿠폰이 어떤 성격의 쿠폰인지 공소장만 봐서는 알 수 없다”며 “쿠폰 구입 비용을 누가 부담하고 대금 정산은 어떻게 이뤄지는지 등이 공소장에 나타나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검찰은 입점업체가 비용을 지급해 구입한 할인쿠폰을 플랫폼 측이 일방적으로 소멸시켰다는 것이 기소 취지라며 공소장 변경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어때 측은 문제가 된 쿠폰들 중 ‘리워드 쿠폰’은 회사가 자체 비용으로 이용자에게 무상 제공한 혜택으로, 입점업체에 비용을 부담시킨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심 전 대표 측 역시 불이익 제공 행위가 없었으며, 고의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다음 공판기일을 12월 14일로 지정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나희석 부장검사)는 5월 여기어때, 야놀자가 자사 플랫폼을 이용하지 않을 경우 정상적인 영업이 어려운 모텔 운영자들에게 할인쿠폰을 판매한 후, 미사용된 잔여 쿠폰을 일방적으로 소멸시키고 또 다시 할인쿠폰을 판매해 이익을 취득했다고 조사했다.
대한숙박업중앙회는 2020년 7월 여기어때와 야놀자를 이 같은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에 신고했고, 공정위는 약 5년만인 2025년 6월 여기어때에 10억원, 야놀자에 5억4000만원의 과징금을 의결했다.
다만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한 중소기업벤처부가 올해 1월 공정위에 고발요청권을 행사했고, 공정위가 이에 따라 여기어때와 야놀자를 고발하면서 중앙지검에 사건이 배당됐다. 중앙지검은 3월 두 회사에 대한 압수수색과 관련자 조사 등 수사에 착수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