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란계 320만마리 사육·일자리 355개 창출 기대…악취·방역 우려 해소 과제

석탄산업 쇠퇴로 인구가 급감한 강원 태백시가 하루 계란 186만개를 생산하는 스마트축산 거점으로 변신을 꾀한다. 2031년까지 4839억원을 들여 국내 하루 계란 생산량의 약 3.7%에 해당하는 생산기반을 구축한다. 수도권 농업회사법인의 이전과 대규모 투자를 통해 계란 수급을 뒷받침하고 지역 일자리도 늘린다는 구상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태백시를 2026년 스마트축산단지조성사업 대상자로 선정했다고 16일 밝혔다. 이 사업은 정보통신기술(ICT)을 적용한 축사와 축산 데이터센터 등을 한곳에 모아 축산업의 생산성과 관리 효율을 높이는 데 목적이 있다.
태백시는 농식품부, 강원특별자치도, 농업회사법인 가농바이오와 함께 2031년까지 45㏊ 규모의 스마트 산란계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경기 포천 소재 가농바이오의 지방 이전과 연계한 사업으로, 정부가 조성하는 스마트축산단지 가운데 산란계 단지는 이번이 처음이다. 총사업비는 국고보조 178억원, 지방비 82억원, 가농바이오 자부담 및 융자 4579억원으로 구성된다.
단지에서는 산란계 320만마리를 사육해 하루 평균 계란 186만개를 생산할 예정이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에 따른 살처분과 폭염으로 인한 산란율 저하 등 계란 생산을 위협하는 요인에 대응해 안정적인 공급 기반을 확보하겠다는 취지다.
사업지 평가에서는 태백의 고지대 환경이 강점으로 꼽혔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토목·분뇨·방역·환경 등 9개 분야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평가단은 열대야가 없어 폭염 피해를 줄일 수 있고, 철새 도래지가 없어 고병원성 AI 발생 위험이 낮다는 점을 높게 평가했다.
지역경제 회복도 주요 목표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태백 인구는 1986년 11만5000명에서 올해 3만6700명으로 줄었다. 정부는 이번 사업으로 약 355개의 신규 일자리가 생겨 인구 유입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가농바이오도 투자를 지속해서 확대해 태백의 향토기업으로 자리 잡겠다는 구상이다.
태백시는 계란을 활용한 체류형 체험시설을 조성해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바이오매스 발전시설을 신축해 닭 분뇨를 에너지로 전환하고, 전력 생산 수익 일부를 인근 주민과 공유하는 방안도 모색한다. 아울러 가농바이오와 함께 스마트 산란계 교육실습장을 마련해 축산업 진입을 희망하는 청년농 등의 현장 교육을 지원할 예정이다.
다만 단지와 인접한 삼척 지역 시민단체와의 갈등과 대규모 사육에 따른 가축질병 확산 우려는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이에 농식품부와 태백시는 모든 축사에 공기정화 시스템과 강제 송풍 건조시스템을 도입하고, 오·폐수를 정화·재활용해 주변 지역의 피해를 막겠다는 방침이다. 필요시 태백·삼척 시민이 참여해 악취와 오·폐수 처리 현황을 확인하는 관리체계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
방역 분야에서는 단지 설계 단계부터 가금류 방역 전문가를 참여시키고, 거점 소독시설 추가 설치와 방역 관리 실태 정기 점검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재식 농식품부 축산정책관은 “태백의 스마트축산단지 사업자 선정은 우리 계란 산업의 미래 도약을 향한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다”라며 “향후 태백시가 계란 관련 생산, 가공, 유통, 연구개발(R&D), 전문인력 육성, 인공지능 기반 완벽 방역 관리 체계 운영 등 세계적 최첨단 계란 산업의 클러스터로 도약하도록 필요한 지원과 컨설팅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