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증시에서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57.11포인트(0.85%) 내린 6627.26에 마감했다. 9~10일 이틀 연속 7000선을 지켰지만 이후 다시 6000선으로 내려왔다. 9일 7051.64와 비교하면 나흘 만에 6.02% 떨어졌다. 6월 9000선을 넘어섰던 코스피가 7월 급락 이후 반등과 후퇴를 반복하며 방향성을 찾지 못하고 있다.
올해 반도체주는 세 차례 크게 흔들렸지만 배경과 주가 흐름은 달랐다. 3월에는 중동 전쟁이 불씨가 됐다. 전쟁 직전인 2월 27일부터 3월 말까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22.8%, 23.9% 떨어졌다. 전쟁발 불안이 잦아든 뒤에는 회복도 빨랐다. 3월 말부터 한 달간 삼성전자는 31.9%, SK하이닉스는 59.4% 반등했다.
6~7월에는 시장 내부의 매도 압력이 낙폭을 키웠다. 삼성전자는 6월 고점 36만2500원에서 7월 30일 20만7000원까지 42.9%, SK하이닉스는 291만9000원에서 132만2000원까지 54.7% 밀렸다. 외국인 매도와 레버리지 청산이 맞물린 영향이다. 이후 9월 고점까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30.4%, 40.4% 되올랐지만 6월 고점까지는 돌아가지 못했다.
이번에는 AI 투자비의 ‘회수 가능성’이 도마에 올랐다. 삼성전자는 9월 고점 27만원에서 이날 24만8500원까지 8.0%, 같은 기간 SK하이닉스는 185만6000원에서 169만원까지 8.9% 내렸다. AI 개발 속도조절론이 불거지면서 데이터센터와 반도체에 쏟아부은 막대한 자본이 언제 수익으로 돌아올지를 둘러싼 경계감이 커졌다. 개발 속도가 늦춰지면 투자비는 먼저 들어가지만 서비스 상용화와 수익화 시점은 뒤로 밀릴 수 있다는 우려다.
다만 아직 앞선 두 차례와 같은 깊은 조정으로 단정하기는 이르다. AI 설비투자 축소나 메모리 수요 둔화가 뚜렷하게 확인되지 않았고 9월 이후 코스피 12개월 선행 영업이익 컨센서스도 3.2% 상향됐다. 실적이 꺾였다기보다 높아진 AI 기대에 대한 재평가가 먼저 진행되고 있다는 의미다.
결국 이번 조정의 분수령은 수익성 논란이 실제 투자 축소와 외국인 이탈, 실적 전망 하향으로 번지느냐다. 여기까지 확산하면 6~7월 조정이 재연될 수 있다. 반대로 투자심리 조정에 그치면 반도체가 다시 코스피의 박스권 탈출을 이끌 여지도 남는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금리와 AI 투자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되기까지는 방향성 있는 상승보다 등락을 반복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며 "중기 하락 국면으로 단정하기보다는 금리 흐름과 기업 실적을 확인하는 과정으로 판단한다"고 진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