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대출 거절 뒤 어디로 갔나⋯금융이탈 경로 ‘깜깜’ [‘금융절벽’ 취약차주]

입력 2026-09-1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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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대출 신고·상담, 상반기에만 3199건⋯지난해의 1.7배
금감원·서금원, 신고·예방대출 따로 관리⋯기관별 통계 분절
“정책 사각지대 커져⋯익명 기반 조기경보지표 공유해야”

불법사금융 피해 신고와 상담이 가파르게 늘고, 정책예방대출 수요도 지속되고 있지만 정부 관리는 기관별 단순 통계 집계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도권 금융의 대출 문턱 변화부터 취약차주의 급전 조달, 불법사금융 유입으로 이어지는 위험 경로를 종합적으로 추적·관리하는 컨트롤타워가 부재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금감원 불법사금융피해신고센터에 접수된 고금리대출 관련 신고·상담은 지난해 연간 1904건에서 올해 1~6월 3199건으로 급증했다. 반년 만에 지난해 1년 치 건수보다 68.0%(1295건) 폭증했다.

센터에 접수된 전체 불법사금융 신고·상담도 매년 가파른 상승세다. 2023년 1만3751건에서 2024년 1만5397건, 지난해 1만7538건으로 꾸준히 늘었다. 올해 역시 월별 접수가 1월 1352건에서 6월 2153건으로 6개월 연속 증가했다. 금감원의 경찰 수사의뢰 건수도 2023년 501건, 2024년 484건, 지난해 582건에 이어 올해 상반기 398건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그러나 이 같은 단순 접수 수치만으로는 취약차주가 어떤 경로를 거쳐 불법사금융으로 밀려났는지 파악하기 어렵다.

금감원 신고센터는 유선 상담 위주로 운영돼 차주의 대출 이용 목적이나 연령·직업, 피해액, 사금융 유입 경로 등을 별도 통계로 축적하지 않는다. 금감원 관계자는 “유선 상담 특성상 상세 개인정보 수집에 한계가 있고 객관적인 피해 입증 자료를 확보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서민금융진흥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불법사금융예방대출을 취급하면서도 신청자가 제도권 금융에서 대출을 거절당했거나 한도가 부족했던 구체적 이력을 별도 집계하지 않는다.

기관 간 정보 연계 전산망이 전무한 점도 맹점으로 꼽힌다. 금감원 신고센터나 경찰 수사 과정에서 확인된 피해자나 피해 우려 차주를 서금원의 예방대출로 직접 연계하는 시스템은 전무하다.

현재는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를 찾은 차주가 피해를 호소하면 금감원 신고 방법을 안내하거나 대한법률구조공단의 채무자대리인 제도로 넘겨주는 수준에 그친다.

피해가 발생한 뒤 신고와 법률 지원을 연결하는 사후 장치만 있을 뿐, 제도권 금융에서 탈락한 취약계층을 선제 포착해 정책 안전망으로 유입시키는 사전 연결고리는 끊겨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부처 간 칸막이를 허물고 통합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경찰은 수사, 당국은 규제, 서민금융기관은 정책대출을 제각각 관리하다 보니 ‘대출 거절→고금리 이용→불법사금융 노출’로 이어지는 경로를 분석하지 못하고 있다”며 “대출 문턱 상승 후 차주가 어디로 이동하는지 모르면 정책 사각지대는 더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기관 간 정보가 분절되면 위험 경로를 조기에 포착하기 어렵다”며 “개인정보를 무리하게 결합하기보다 익명 통계 기반의 조기경보지표를 기관 간에 정기적으로 공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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