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사퇴’ 1만명…경기도 “고의 삭감은 왜곡”

입력 2026-09-14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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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후조리비지원 이어 답변 대기…5465억원 감액안·12억원대 관사 쟁점

추미애 경기도지사의 사퇴를 요구하는 청원이 도지사 직접 답변 기준인 1만명 동의를 넘기자 경기도가 성립 당일 서면브리핑을 내고 “멀쩡히 편성된 민생예산을 고의로 삭감한 것처럼 사실을 왜곡하는 데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반박했다.

특히 산후조리비 지원 종료에 이어 재정 긴축 전반을 문제 삼은 청원까지 답변대기 상태로 넘어가면서 5465억원 감액 추경안과 12억원대 관사, 시·군 보조율 조정이 한꺼번에 검증대에 올랐다.

▲14일 오후 7시2분 경기도청원 누리집에서 ‘추미애 도지사 사퇴를 청원합니다’ 청원이 참여인원 1만3231명으로 ‘답변대기중’ 상태를 보이고 있다. (경기도청원 화면 갈무리)
▲14일 오후 7시2분 경기도청원 누리집에서 ‘추미애 도지사 사퇴를 청원합니다’ 청원이 참여인원 1만3231명으로 ‘답변대기중’ 상태를 보이고 있다. (경기도청원 화면 갈무리)

14일 이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이날 오후 7시2분 경기도청원 누리집에서 ‘추미애 도지사 사퇴를 청원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은 참여인원 1만3231명, ‘답변대기중’ 상태로 표시됐다. 청원은 11일 등록됐으며 의견수렴 기간은 10월 11일까지다.

'경기도청원'은 30일간 1만명 이상이 동의하면 성립한다. 도지사는 성립일로부터 30일 이내 누리집 답글이나 동영상, 현장 방문 등의 방식으로 직접 답변해야 한다. 다만 1만명은 답변 의무가 발생하는 기준일 뿐 사퇴 여부를 결정하는 법적 절차는 아니다. 참여자가 통계적으로 추출된 표본도 아니어서 참여 규모를 도민 전체 여론으로 환산할 수도 없다.

9일 등록된 산후조리비 지원 종료 반대 청원도 1만명 동의를 넘어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두 청원의 참여자가 중복되는지는 확인할 수 없어 참여 인원은 합산하지 않았다.

홍은광 경기도 대변인은 사퇴 청원이 성립한 뒤 배포한 서면브리핑에서 “2025년 편성된 2026년 경기도 민생필수 예산은 9개월분만 반영돼 있었다”며 별도 재원을 마련하지 못하면 10월부터 학교급식과 노인장기요양 등 상당수 사업이 중단될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도는 재정 여력이 소진됐다는 근거도 제시했다. 경기도 공식자료에 따르면 2025년 지방채 발행액은 9430억 원으로 한도 9460억 원의 99.6%였다. 같은 해 각종 기금에서 5588억 원을 통합재정안정화기금 통합계정을 거쳐 일반회계 등에 사용했다.

홍 대변인은 “각종 기금과 내부 재원까지 상당 부분 활용하면서 추가로 동원할 수 있는 재정 여력도 거의 없는 상황”이라며 “민선 9기 도정은 민생 필수사업이 중단되는 것을 막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앙정부와 국회에는 세제 개편 등 구조적인 재정 해법을 요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기도가 도의회에 제출한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은 총 42조2420억원 규모다. 도는 취득세 감소 등에 따른 지방세 결손을 3000억원으로 예상하고, 기존 사업비 5465억원을 줄이는 세출 구조조정안을 편성했다.

행사성·일회성 사업과 유사·중복 사업, 집행이 늦어진 사업, 행정운영 경비 등을 조정하고 학교급식과 노인장기요양, 난임부부 시술비 등 4분기 필수사업을 보완한다는 게 도의 입장이다.

다만 5465억원은 확정된 삭감액이 아니라 도가 제출한 추경안의 감액 규모다. 경기도의회 본회의 의결 예정일은 18일이다. 청원인은 세출 구조조정을 이미 “단행했다”고 적었지만 예산 절차상으로는 의회 심의가 진행 중이다.

청원인이 제시한 ‘예산 대비 채무비율 약 12%’도 법정 기준과 구분해서 봐야 한다. 지방재정법 시행령상 예산 대비 채무비율이 25%를 초과하고 40% 이하이면 재정주의단체 지정 기준 중 하나에 해당한다. 40%를 초과해야 재정위기단체 지정 기준에 들어간다. 두 경우 모두 행정안전부 장관이 다른 재정지표와 현장조사 등을 거쳐 지방재정관리위원회 심의 후 지정할 수 있다.

따라서 청원에 적힌 ‘법이 정한 위기 상황인 25%’라는 표현은 정확하지 않다. 25% 초과는 ‘위기’가 아니라 ‘주의’ 기준이다.

반대로 채무비율이 약 12%라는 수치 하나만으로 세수 감소와 가용재원 고갈 등 도가 제시한 재정상황까지 문제가 없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추 지사가 선포한 ‘재정 비상상황’은 지방재정법상 재정위기단체 지정과는 별개의 도 차원 판단이다.

관사 문제 역시 청원인의 주장과 확인된 사실을 나눠야 한다. 경기도는 6월 도청 인근 전용면적 156㎡, 47평형 아파트를 전세보증금 12억2000만 원에 계약했고 추 지사는 7월부터 거주하고 있다. 계약 시점은 8월5일 재정비상상황 선포 전이며, 계약 주체도 추 지사 개인이 아니라 경기도다.

청원인은 추 지사가 해당 관사를 혼자 사용한다고 주장했지만 공개된 계약내용과 도의 설명만으로 실제 거주 인원을 확인할 수는 없다.

경기도는 “도정 업무를 원활하게 하기 위해 가장 가까운 곳에 관사를 얻었고 관련 규정에 따라 계약했다”고 해명한 상태다.

시·군 보조사업의 도비 지원율 30% 조정도 2026년 사업에 이미 적용된 삭감은 아니다. 도가 3일 시·군에 제시한 2027년 본예산 편성 원칙으로, 기존 지원율이 30%를 넘는 사업에 기준보조율 30%를 적용하고 도비 의무부담 근거가 없는 국고 보조사업 지원은 단계적으로 정비하는 내용이다. 경기도는 시·군에 일방적으로 통보하지 않고 사전에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추미애 경기도지사. (경기도)
▲추미애 경기도지사. (경기도)

사퇴 청원이 구체적인 사례로 든 산후조리비는 여전히 답변이 필요한 대목을 남겼다. 추 지사는 8월5일 상당수 민생·필수사업의 10~12월분이 편성되지 않았다며 전임 도정을 비판했고, 당시 공개한 목록에 ‘경기도 산후조리비 지원 약 80억원’을 직접 포함했다.

그러나 35일 뒤 도가 내놓은 방안은 약 80억 원을 추가 편성하는 것이 아니라 산후조리비를 9월 30일 신청분까지만 지원한 뒤 종료하는 것이었다.

추 지사는 13일 페이스북에서 “민선 9기 도정이 임의로 깎은 것이 아니다”라며 한정된 재원으로 산후조리비보다 난임부부 시술비의 연말 지원을 이어가는 방안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난임부부 시술비에는 296억 원을 추가해 올해 총 956억 원을 투입한다.

추 지사는 산후조리비를 “그나마 국비가 지급되고 있는 사업”이라고 표현했다. 다만 도가 종료 근거로 제시한 국가지원은 경기도 산후조리비에 직접 투입되는 국비가 아니라 별도 사업인 첫만남이용권이다. 경기도 산후조리비는 출생아 1명당 50만원을 지역화폐로 지급하는 지방재정사업이다.

예산 범위에 관한 표현도 달랐다. 추 지사는 페이스북에 “사실상 모든 사업이 9월이면 종료”된다고 적었지만, 자신의 8월 5일 발표와 이번 대변인 브리핑에서는 모두 ‘상당수 민생·필수사업’으로 대상을 한정했다.

모든 경기도 사업이 아니라 목록에 포함된 일부 필수사업의 4분기 예산이 편성되지 않았다는 것이 공식자료에 나타난 정확한 범위다.

이번 서면브리핑은 청원 성립 당일 나온 경기도의 첫 공식 입장이지만 도지사의 직접 답변은 아니다.

경기도청원 화면에도 사퇴 청원은 여전히 ‘답변대기중’으로 표시돼 있다. 브리핑에는 사퇴 요구 자체와 관사 선택 기준, 시·군 보조율 조정, 10~12월 출산 예정 가정의 경과조치 여부에 관한 답변도 담기지 않았다.

경기도는 “도민의 삶을 지키고 재정위기를 극복하는 데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사퇴 청원의 의견수렴은 10월 11일까지 이어지며 추 지사는 청원 성립일로부터 30일 이내 직접 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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