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제외 뒤 정보공개 2200여건…용인공무원노조 “행정폭력” 집회

입력 2026-09-11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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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성명서 8일만에 노조 추산 150여명 시청 집결…21개 분야 자료 요구

20년 넘은 자료·10년치 인적정보까지…“공직자 보호대책 마련하라”

열흘 남짓 2200여건.

성명으로 시작한 용인특례시 공직사회의 반발이 8일 만에 집회로 번졌다.

11일 낮 12시30분 용인특례시청 야외음악당. 점심시간을 이용해 나온 공무원들이 손팻말을 들었다. 앞줄에는 “광고비 안 줬다고 정보공개청구 폭탄? 기자라 쓰고 악성민원인이라 읽는다”는 대형 현수막이 펼쳐졌다.

용인특례시공무원노동조합은 이날 노조 추산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특정 언론인 P 기자의 대량 정보공개 청구를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

노조는 P기자가 열흘 남짓한 기간 용인시청 여러 부서를 상대로 21개 분야, 2200여건의 정보공개를 청구했다며 이를 ‘행정폭력’으로 규정했다. 3일 청구 자제와 공직자 보호 대책을 요구하는 성명을 낸 데 이어 대응 수위를 집회로 높인 것이다.

▲용인특례시공무원노동조합 조합원들이 11일 용인특례시청 야외음악당에서 특정 언론인의 대량 정보공개청구를 규탄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노조는 이날 집회에 노조 추산 150여 명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용인특례시공무원노동조합)
▲용인특례시공무원노동조합 조합원들이 11일 용인특례시청 야외음악당에서 특정 언론인의 대량 정보공개청구를 규탄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노조는 이날 집회에 노조 추산 150여 명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용인특례시공무원노동조합)

2200여건의 청구 규모는 앞서 복수 언론보도에서도 확인됐다. 3일 P기자가 용인시 여러 부서를 상대로 21개 분야 2200여건을 청구했으며, 20년 이상 지난 개발사업 자료부터 최근 10년간 공무원 징계·수사 현황, 각종 위원회 관련 자료 등이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노조가 문제 삼는 것도 단순한 건수만은 아니다.

노조에 따르면 청구 내용에는 20년 넘은 과거 자료와 최근 10년치 인적·징계 관련 자료, 기존 자료를 특정 서식에 맞춰 다시 정리해야 하는 요구 등이 포함됐다.

각 부서에서 오래된 문서를 찾고 자료를 다시 분류하거나 전자문서로 만드는 과정이 이어지면서 본연의 행정업무와 민원 대응에도 부담이 발생하고 있다는 게 노조 주장이다.

▲용인특례시공무원노동조합이 3일 공개한 정보공개청구 관련 자료. 노조는 특정 언론인이 열흘 남짓한 기간 용인시 여러 부서를 대상으로 21개 분야 2200여 건의 정보공개를 청구했다고 밝혔다. 청구 대상에는 20년 넘은 자료와 최근 10년 치 인적·징계 관련 정보 등이 포함됐다는 게 노조 설명이다. (용인특례시공무원노동조합)
▲용인특례시공무원노동조합이 3일 공개한 정보공개청구 관련 자료. 노조는 특정 언론인이 열흘 남짓한 기간 용인시 여러 부서를 대상으로 21개 분야 2200여 건의 정보공개를 청구했다고 밝혔다. 청구 대상에는 20년 넘은 자료와 최근 10년 치 인적·징계 관련 정보 등이 포함됐다는 게 노조 설명이다. (용인특례시공무원노동조합)

윤덕윤 용인특례시공무원노조 위원장은 이날 성명에서 국민의 알 권리와 언론의 취재 자유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면서도 이번 청구는 규모와 방식에서 공직사회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섰다고 주장했다.

이번 갈등이 더 커진 배경에는 광고 집행을 둘러싼 P기자의 공개 발언도 있다.

P기자는 3일 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시 행사 등에 참여해왔지만 8월 광고 집행 과정에서 제외돼 “이 같은 행동에 나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정보공개청구를 취하하지 않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4일 미디어오늘과의 인터뷰에서도 매년 8월 광고를 받아왔는데 이번에는 다른 언론사와 달리 자신의 매체에는 광고가 집행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노조는 이 같은 발언을 근거로 이번 대량 정보공개청구에 광고 미집행에 따른 ‘보복성’ 성격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날 집회에서도 노조는 “공무원은 특정 언론인의 광고비 협상을 위해 희생되는 도구가 아니다”라는 취지로 비판하며 P기자에게 용인시민과 공직자에 대한 사과를 요구했다.

다만 P기자는 광고를 받기 위해 정보공개청구를 했다는 노조 측 해석을 부인하고 있다.

그는 미디어오늘에 광고를 요구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용인시가 언론광고를 집행하는 원칙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정보공개청구 역시 “시민들이 알아야 할 내용”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며 공무원이나 시 행정을 해칠 목적은 아니라고 반박했다.

정보공개청구는 법이 보장하는 권리다. 청구 건수가 많다는 이유만으로 해당 청구 자체를 위법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

현행 정보공개법은 이미 공개 여부를 통지받은 정보를 정당한 사유 없이 다시 청구하는 경우 등 일정한 반복 청구에 대해서는 내용의 유사성과 관련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종결 처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번 사안의 쟁점도 결국 정보공개청구권의 보장과 대량 청구를 처리해야 하는 행정기관의 업무 수행 사이에서 어디까지를 합리적인 범위로 볼 것인가에 놓여 있다.

노조는 이날 P기자의 사과와 함께 용인시 집행부에도 공직자 보호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공익적 취재활동은 보장하되 행정 기능을 현저하게 저해하거나 언론윤리를 벗어난 행위가 확인될 경우 출입과 보도자료 제공, 광고집행 등에 엄정한 기준을 적용해달라는 것이다.

정부와 국회에는 대량·반복 정보공개청구로 정상적인 업무 수행이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지방공무원을 보호할 수 있는 제도적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촉구했다.

다만 출입제한이나 보도자료·광고집행 중단은 노조가 요구한 사항으로, 용인시가 현재 P기자에 대해 이 같은 조치를 결정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노조는 이날 현재 해당 정보공개청구가 취하되지 않았다고 밝히며 법적 대응을 포함한 후속 조치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3일 ‘수용 한계’를 호소하는 성명으로 시작했던 공직사회의 대응은 이날 노조 추산 150여명이 참여한 집회와 제도 개선 요구로 한 단계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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