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전략·9개 세부 과제 제안

AI 기술 역량에 자신 있는 인재일수록 창업 의지는 오히려 낮은 경향이 나타났다. 우수 AI 인재를 창업 생태계로 끌어들이기 위해 연구자·산업기술인력 공급 중심의 인재 정책을 ‘기업가형 인재’ 육성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11일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SPRi)의 ‘기업가형 AI 인재 육성 전략 연구’에 따르면 기술 자기효능감이 높은 고급 AI 인재는 창업보다 취업을 선호하는 경향성이 확인됐다. 연구진은 기술 역량에 자신 있는 AI 인재일수록 대기업이나 연구기관에서 높은 보수와 안정적인 지위를 확보할 가능성이 커 창업에 따른 재정적·경력상 기회비용도 커지는 것으로 분석했다.
그렇다고 AI 인재의 창업 의지가 낮은 것은 아니다. 연구진이 AI 관련 전공 대학원생 351명과 석·박사 학위를 보유한 산업계 종사자 364명 등 총 715명을 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3분의 2 이상은 기회와 자원이 있다면 사업을 시작하고 싶다고 답했다.
문제는 창업 의지와 실제 사업화 역량 사이의 간극이다. 응답자들은 새로운 기술을 개발·활용해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에는 높은 자신감을 보였다. 반면 아이디어의 사업성과 경제적 가치 평가, 운영비용 추정, 대외 커뮤니케이션, 마케팅 등 사업화 역량에 대한 자신감은 10점 만점에 5~6점대였다.
실패에 대한 부담도 컸다. 응답자의 66.3%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새로운 사업 시도를 망설인다고 답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창업을 바람직한 직업 결정으로 생각한다’는 데 동의한 비중은 31.6%로, 동의하지 않은 비중(40.3%)보다 낮았다.
창업 관련 경진대회·공모전 참가 경험은 대학원생과 경력자 모두에서 창업 의지와 유의미한 연관 관계를 보였다. 반면 기업가정신·창업 교육 이수와 창업동아리 활동 경험은 유의미한 영향을 보이지 않았다. 연구진은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고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해 투자자 앞에서 발표하는 등의 실전 경험이 이론적 지식보다 창업 의지를 촉발하는 데 효과적이라고 봤다.
이같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연구진은 기존 AI 인재 정책이 연구자 양성과 산업기술인력 공급에 집중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AI 인재를 양성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술을 경제적 가치로 연결할 수 있도록 기업가적 경력경로를 넓혀야 한다고 제언했다.
기업가형 AI 인재가 필요한 이유는 AI 기술 자체만으로는 경제적 가치가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AI가 범용기술로서 산업 전반의 혁신을 이끌 잠재력이 있지만 이를 실제 제품과 서비스, 새로운 비즈니스로 연결하는 사업화 과정이 필요하다고 봤다.
연구진은 기업가형 AI 인재를 육성하기 위한 3가지 전략으로 △기업가형 AI 인재 육성 파이프라인 구축 △기업가적 경력경로 활성화 △기업가정신 친화적 생태계 조성 등을 꼽았다. 그러면서 대학원 AI 교육과정에 기업가정신을 내재화하고 경력자의 ‘소프트 랜딩’ 창업 기반을 강화하며 임무지향 정책 이행체계를 마련하는 등의 9개 세부 과제를 제안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