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먼저 접은 삼성, 애플과 폴더블 왕좌 정면승부

입력 2026-09-1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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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올해도 1위 전망…애플 진입에 3강 구도 재편
Z8 초기 판매 전작보다 8%↑…폴드8 비중 57%
두께·무게 넘어 ‘사용 경험·교체 수요’가 새 승부처
화웨이까지 폼팩터 혁신 가세…삼성, 개척자서 수성자로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 본사에서 9일(현지시간) 열린 신제품 공개 행사에서 애플 첫 폴더블폰 '아이폰 듀오'가 보인다. (쿠퍼티노(미국)/AP뉴시스)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 본사에서 9일(현지시간) 열린 신제품 공개 행사에서 애플 첫 폴더블폰 '아이폰 듀오'가 보인다. (쿠퍼티노(미국)/AP뉴시스)

삼성전자가 7년간 다져온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과 본격적인 주도권 경쟁에 들어간다. 삼성전자는 올해도 글로벌 폴더블 시장 1위를 지킬 것으로 전망되지만 애플의 첫 폴더블 아이폰 출시로 경쟁 구도는 삼성 독주에서 삼성·애플·화웨이 3강 체제로 빠르게 재편될 전망이다.

12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글로벌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에서 30%대 점유율로 1위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사 시점과 기준에 따라 삼성전자 점유율 전망은 32~38% 수준이다. 애플은 시장 진입 첫해부터 약 25%, 화웨이는 22~24% 수준을 차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2019년 갤럭시 폴드로 시장을 연 삼성전자로서는 처음 맞는 본격적인 ‘수성전’이다. 그동안 화웨이와 아너 등 중국 업체들이 추격했지만 글로벌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이 가진 브랜드 파워와 고객 기반은 차원이 다르다.

삼성의 강점은 축적된 경험이다. 8세대에 걸쳐 폴더블 제품을 출시하면서 힌지와 디스플레이 내구성, 방수·방진, 멀티태스킹 등 제품 완성도를 끌어올렸다. 세계 각국에 구축한 판매·서비스망과 이미 형성된 갤럭시 폴더블 사용자층도 애플이 단기간에 따라오기 어려운 자산이다.

최근 신제품 판매도 순항하고 있다. 갤럭시 Z8 시리즈의 출시 후 2주간 판매량은 전작 Z7 시리즈보다 8% 증가했다. 특히 갤럭시 Z 폴드8이 전체 판매의 57%를 차지했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고 휴대성이 높은 플립형이 시장 확대를 이끌었던 과거와 달리 대화면을 강조한 북형 폴더블의 수요가 강해지고 있다는 의미다.

▲삼성전자가 폴더블 스마트폰 신제품 갤럭시 Z 폴드8 울트라, 갤럭시 Z 폴드8, 갤럭시 Z 플립8을 공개한 가운데 23일 서울 서초구 삼성 강남에 신제품이 전시돼 있다. 신제품은 28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사전예약을 진행하며, 다음 달 7일 공식 출시된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삼성전자가 폴더블 스마트폰 신제품 갤럭시 Z 폴드8 울트라, 갤럭시 Z 폴드8, 갤럭시 Z 플립8을 공개한 가운데 23일 서울 서초구 삼성 강남에 신제품이 전시돼 있다. 신제품은 28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사전예약을 진행하며, 다음 달 7일 공식 출시된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애플은 강력한 프리미엄 고객층을 앞세운다. 아이폰 프로와 프로맥스를 꾸준히 구매해온 고가 스마트폰 고객을 폴더블로 이동시키는 동시에 기존 안드로이드 폴더블 사용자까지 흡수할 수 있다는 평가다. 아이폰과 맥, 아이패드, 애플워치 등을 연결하는 생태계도 무기다.

양사의 경쟁 포인트도 달라지고 있다. 초기 폴더블 경쟁이 ‘얼마나 얇고 가볍게 접느냐’에 집중됐다면 이제는 ‘누가 소비자의 다음 스마트폰 교체 수요를 폴더블로 가져오느냐’가 중요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기존 갤럭시 폴더블 고객을 지키는 동시에 바형 플래그십 이용자를 폴더블로 끌어와야 한다. 애플 역시 프로·프로맥스 사용자가 2000달러 안팎의 폴더블을 선택할 만큼 차별화된 사용 경험을 제시해야 한다.

폼팩터 경쟁도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모바일 회사들은 기존 북형 폴더블보다 가로로 넓은 이른바 ‘여권 비율’ 제품을 앞세워 시장의 변화를 주도했다. 가로 활용도를 높인 화면 비율을 채택하면서 경쟁의 초점이 단순히 화면을 크게 펼치는 데서 콘텐츠 소비와 멀티태스킹에 유리한 비율을 만드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

▲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 본사에서 열린 신제품 발표 행사에서 참관객들이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를 촬영하고 있다. 쿠퍼티노(미국)/신화연합뉴스
▲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 본사에서 열린 신제품 발표 행사에서 참관객들이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를 촬영하고 있다. 쿠퍼티노(미국)/신화연합뉴스

대화면과 AI의 결합도 변수다. 여러 앱을 동시에 띄우거나 AI가 생성한 결과물을 확인하는 작업에서는 바형 스마트폰보다 넓은 화면이 유리하다. 향후 에이전트형 AI가 스마트폰의 핵심 기능으로 자리 잡을수록 폴더블의 대화면이 새로운 사용성을 만들어낼 가능성도 있다.

업계에서는 애플의 진입이 삼성전자 점유율에는 부담이지만 시장 전체의 외연을 키울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동안 폴더블은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 2% 안팎에 머물렀지만 애플의 참전으로 소비자의 관심과 제조사의 투자가 동시에 확대될 수 있어서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시장을 만든 선점 효과만으로 우위를 지키기 어려워졌다. 7년 동안 폴더블의 ‘개척자’였던 삼성이 이제 애플을 상대로 제품 완성도와 생태계, AI 사용 경험까지 아우르는 ‘시장 수성자’의 경쟁력을 증명해야 하는 시점이다.

타룬 파닥 카운터포인트 리서치 디렉터는 “폴더블은 여전히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아 현재 규모를 크게 웃도는 성장 여지가 있다”며 “더 많은 제조사가 새로운 디자인과 폼팩터를 준비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러한 참여 확대가 향후 몇 년간 시장 성장을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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