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틀라스'에 가려진 자본의 셈법…보스턴다이내믹스, 몸값 뛸수록 복잡해지는 현대차

입력 2026-09-12 05:00

기사 듣기
00:00 /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2028년 아틀라스 투입·로봇 연 3만대 생산체계
BD 5년 누적 순손실 1.7조…본격 수익화 시험대
자본시장선 로봇 가치 귀속 놓고 엇갈린 평가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이사(CEO·사장)가 ‘2026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중장기 사업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현대차)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이사(CEO·사장)가 ‘2026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중장기 사업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현대차)

현대자동차는 파트너십을 활용해 새로운 기술과 기회를 확대하고, 로봇과 로보택시를 생산·배치하는 피지컬 AI 기업으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지난달 열린 ‘2026 최고경영자(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현대차의 미래를 ‘피지컬 AI 기업’으로 정의했다. 현대차그룹의 계열사 보스턴다이내믹스는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2028년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 투입하고, 같은 해 미국에 연 3만대 규모의 로봇 생산체계도 구축한다. 개발부터 생산·판매·금융까지 자동차에서 쌓은 인프라를 로봇으로 확장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피지컬 AI 기업’을 선언한 현대차를 바라보는 자본시장의 평가는 엇갈린다. 삼성증권은 CEO 인베스터 데이 다음 날 현대차 목표주가를 65만원에서 60만원으로 7.7% 낮췄다. 로봇 사업의 성장가치가 현대차 주주에게 온전히 귀속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가 정관상 사업목적에 로보틱스를 추가하지 않은 것으로 볼 때 별도의 회사로 운영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며 “자동차 제조만으로는 높은 가치를 평가받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실제 현대차도 사업적 경계를 분명히 했다. 무뇨스 사장은 “현대차는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주요 투자자로서, 설비부터 제조 등을 지원하지만 별도의 회사”라고 말했다. 이승조 최고재무책임자(CFO)도 “아틀라스가 2030년 중장기 수익성에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이 로봇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키우는 것과 그 성장가치가 현대차의 실적으로 연결되는 것은 별개의 문제임을 드러낸 것이다.

11억달러 베팅 5년…현대차그룹의 로봇 심장 ‘보스턴다이내믹스’

▲현대차그룹 계열사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아틀라스. (사진=현대차)
▲현대차그룹 계열사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아틀라스. (사진=현대차)

현대차그룹과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인연은 2020년 12월 시작됐다. 현대차그룹은 소프트뱅크로부터 기업가치 11억달러로 평가된 보스턴다이내믹스의 경영권을 인수하기로 했다. 2021년 6월 거래가 마무리되면서 그룹 측은 지분 80%를 확보했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뿐 아니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개인 자격으로 투자에 참여했다.

당시 미래 사업 가운데 하나였던 로보틱스는 5년 만에 그룹 전략의 전면으로 올라섰다. 현대차그룹은 1월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6’에서 ‘AI 로보틱스’를 미래 전략으로 제시했다.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로봇 기술에 현대차그룹의 제조·부품·물류·소프트웨어 역량을 결합하는 ‘그룹 밸류 네트워크’가 핵심이다.

아틀라스의 첫 대규모 실증 무대도 그룹의 자동차 공장이다. 현대차그룹은 2028년 HMGMA를 시작으로 아틀라스를 제조 현장에 투입한다. 미국에 문을 연 로봇 메타플랜트 응용센터(RMAC)는 실제 제조환경을 재현해 로봇을 학습시키고 현장 데이터를 확보한다. 현대차는 RMAC 규모를 2026년 말까지 10배 확대할 방침이다.

매출 1501억원, 순손실 5284억원…아틀라스가 넘어야 할 숫자

로보틱스에 대한 기대와 현실 사이에는 아직 간극이 있다.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매출은 현대차그룹 인수가 완료된 2021년 668억원에서 2025년 1501억원으로 2.25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은 1970억원에서 5284억원으로 확대됐고 2021~2025년 누적 순손실은 1조7558억원에 달한다. 다만 2025년에는 현대차그룹 인수 이후 처음으로 매출 증가율이 손실 증가율을 웃돌았다.

증권가는 아틀라스의 사업성을 숫자로 환산하기 시작했다. IBK투자증권은 아틀라스의 평균판매가격(ASP)을 2028년 13만4000달러로 추정하고 판매량이 1만1290대에 이르면 매출 2조194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규모의 경제로 ASP가 낮아지는 대신 판매량이 증가하면서 2030년에는 3만대 판매로 매출 4조7210억원을 올릴 것으로 추산했다.

생산량 확대에 따른 원가 절감 가능성도 거론된다. 증권업계에서는 아틀라스의 초기 생산원가를 대당 13만~14만달러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생산량이 5만대 수준까지 늘어나면 원가가 3만달러 수준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대차그룹이 현대차·기아 생산현장을 아틀라스의 초기 수요처로 활용하는 것도 내부 수요를 확보해 규모의 경제를 앞당기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커지는 BD 몸값…현대차 주주가치·지배구조 셈법 복잡

▲정의선 회장이 현대차 브라질공장 임직원들과 차량 품평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현대차)
▲정의선 회장이 현대차 브라질공장 임직원들과 차량 품평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현대차)

아틀라스의 몸값이 높아질수록 현대차그룹의 셈법은 복잡해진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현대차가 단독으로 소유한 회사가 아니다. 현대차그룹은 2021년 BD 인수 당시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뿐 아니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직접 투자하는 구조를 택했다. 이후 지분 재편을 거쳐 현재 정 회장은 지분 20% 이상을 개인 자격으로 보유하고 있다.

현대차가 피지컬 AI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내세우면서도 정작 로봇 사업을 직접 영위하는 구조를 택하지 않은 점도 주목된다. 현대차는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정관을 변경했지만 로보틱스나 피지컬 AI를 별도 사업목적으로 추가하지 않았다.

BD의 기업가치가 커질수록 또 하나의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온다.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다. 현재 그룹은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고리를 유지하고 있다. 정 회장이 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인 현대모비스 지분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 때문에 순환출자 해소는 현대차그룹의 오랜 과제로 꼽혀왔다.

시장에서는 정 회장이 개인적으로 보유한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지분이 향후 지배구조 개편의 재원이 될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보스턴다이내믹스가 기업공개(IPO)를 통해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면 정 회장이 보유 지분 일부를 매각해 현금을 확보하고, 이를 현대모비스 지분 매입이나 상속·증여세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다. 보스턴다이내믹스의 기업가치가 높아질수록 정 회장이 확보할 수 있는 자금 규모 역시 커지는 구조다.

다만 이는 금융투자업계에서 제기되는 시나리오일 뿐 현대차그룹이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상장이나 정 회장 지분 매각, 이를 활용한 지배구조 개편 계획을 공식화한 것은 아니다. 현대차 측도 보스턴다이내믹스의 IPO에 대해 “결정된 바 없고 어떤 선택이 좋을지 검토 중”이라는 입장이다. 아틀라스가 상용화에 가까워지고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몸값이 높아질수록 시장이 바라보는 질문도 ‘로봇을 얼마나 잘 만드느냐’에서 ‘그 가치가 최종적으로 누구에게 돌아가느냐’로 이동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이투데이 ‘2027 테크 퀘스트’ 10월 개최⋯대한민국 AI의 미래를 묻다
  • 선선해졌다고 모기 방심 금물…일본뇌염 환자 80%가 9~10월 발생 [그래픽]
  • 우정보다 묘한 우정…'포핸즈'가 되살린 라이벌 서사 [해시태그]
  • 7000선 다시 내준 코스피…외인·기관 4조 '매도 폭탄'에 6900선 후퇴
  • 아스트라 인기에⋯오픈AI, 최고가 요금제 신규 가입 중단
  • "최애야 나와라"⋯지갑 털어가는 '쿠지', 무슨 매력이길래 [솔드아웃]
  • 서울 집합건물 '2030 집주인' 36만명⋯1년 새 1.4만명 늘었다
  • 단독 오디세이·BTS 표 왜 없나 했더니…상위 1% 암표상, 680억어치 팔았다
  • 오늘의 상승종목

  • 09.11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05,125,000
    • -0.46%
    • 이더리움
    • 3,438,000
    • +2.14%
    • 비트코인 캐시
    • 312,400
    • +0.35%
    • 리플
    • 1,852
    • +0%
    • 솔라나
    • 139,000
    • +1.61%
    • 에이다
    • 279
    • -2.45%
    • 트론
    • 460
    • -0.65%
    • 스텔라루멘
    • 243
    • +0%
    • 비트코인에스브이
    • 22,350
    • +3.19%
    • 체인링크
    • 15,750
    • -0.57%
    • 샌드박스
    • 48.3
    • +0.02%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