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평균 수익률 21.95%…한전기술·비에이치아이 30%대

미국 내 대형 원전 8기 건설 추진 기대에 국내 원전주가 다시 들썩였다. 한전기술이 하루 만에 16% 넘게 뛰는 등 원전 설계부터 주기기, 시공, 정비까지 밸류체인 전반으로 매수세가 번졌다. 최근 한 달간 주요 원전주도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다만 실제 수혜는 향후 채택되는 원전 모델에 따라 크게 갈릴 전망이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증시에서 한전기술은 전 거래일보다 16.60% 오른 14만2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대우건설도 8.47% 상승한 1만9970원에 마감했다. 현대건설은 3.55% 오른 13만1400원, 한전KPS는 2.32% 상승한 4만8450원을 기록했다. 두산에너빌리티도 1.82% 오른 8만9500원으로 장을 마쳤다. 비에이치아이만 2.81% 하락한 6만5800원을 기록했다.
이날 코스피는 장중 7000선을 넘어섰지만 정규장 막판 하락 전환하며 ‘7천피’를 반납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0.87포인트(0.58%) 내린 6954.52로 마감했다. 지수가 하락한 가운데서도 원전주 상당수는 강세를 보인 셈이다.
최근 한 달로 기간을 넓히면 원전주의 상승세는 더욱 뚜렷하다. 지난달 7일부터 이달 8일까지 두산에너빌리티와 한전기술, 한전KPS, 현대건설, 대우건설, 비에이치아이 등 원전 핵심 6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21.95%에 달한다.
종목별로는 한전기술이 10만1900원에서 14만2600원으로 올라 39.94% 상승했다. 비에이치아이도 같은 기간 4만9900원에서 6만5800원으로 31.86% 뛰었다. 대우건설은 21.69%, 현대건설은 19.56%, 두산에너빌리티는 16.08% 올랐다. 한전KPS도 2.54% 상승했다.
원전주가 다시 주목받는 배경에는 미국 원전 사업이 있다. 한미 양국은 대미투자 후속 프로젝트로 미국 내 대형 원전 8기 건설을 추진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증권가에서는 양국이 큰 틀에서 협력 방향을 잡은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건설 지역과 원전 모델, 투자 방식과 금액 등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특히 어떤 원전 모델을 선택하느냐가 국내 기업의 실제 일감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미국 웨스팅하우스의 AP1000이 적용되면 국내 업체의 참여 영역이 일부 기자재와 설계 등에 제한될 수 있다. 반면 한국형 APR1400이 채택될 경우 설계부터 원전 주기기, 터빈·발전기 등으로 국내 업체의 참여 범위가 넓어진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두 모델 모두 기자재를 공급할 수 있어 상대적으로 수혜 가시성이 높은 종목으로 꼽힌다. 증권가 추산으로 두산에너빌리티의 원전 1기당 예상 수주액은 AP1000 건설 시 원자로 압력용기와 증기발생기 등을 중심으로 4000억~5000억원+α다. APR1400을 건설할 경우 원전 주기기 전체와 터빈·발전기까지 공급하면서 2조5000억~3조원으로 늘어날 수 있다.
원전 8기에 단순 적용하면 격차는 더욱 커진다. AP1000 기준으로는 약 3조2000억~4조원에 추가 물량이 더해지는 수준이지만 APR1400이면 20조~24조원까지 불어날 수 있다. 같은 '미국 원전 8기' 호재라도 채택 모델에 따라 수혜 규모가 크게 달라지는 셈이다.
한전기술도 마찬가지다. AP1000 건설 시에는 수주가 없거나 일부 종합설계에 참여하는 데 그칠 수 있지만 APR1400에서는 종합설계와 계통설계를 맡아 원전 1기당 6000억~8000억원의 수주가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다만 아직 원전 8기가 확정 수주 단계에 들어선 것은 아니다. 건설 지역과 원전 모델은 물론 투자 규모와 사업 방식, 착공 시점도 정해지지 않았다.
조재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국과 미국의 원전 협력이 점차 가시화됨에 따라 국내 원전 업종의 투심 개선이 기대된다”며 “아직 구체적인 내용들이 결정되지 않은 만큼 현재 시점에서 수혜 업체와 수혜 규모, 향후 투자 속도 등을 정확히 확인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1~4월처럼 해외 기업들과 차별화된 국내 원전 기업들의 주가 흐름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