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21% 늘 때 연체 120% 폭증⋯'빚의 균열' 시작됐다

입력 2026-09-08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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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주담대 연체 2조2000억원⋯3년 반 새 두 배로

▲서울 한 금융기관에 붙은 담보대출 안내문. (연합뉴스)
▲서울 한 금융기관에 붙은 담보대출 안내문. (연합뉴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의 부실 속도가 대출 증가 속도를 압도하고 있다. 최근 3년 반 동안 주담대 잔액이 21% 늘어난 사이 연체채권은 120% 급증했다. 3개월 이상 장기 연체는 세 배 가까이 불었고 고정이하여신도 두 배를 넘어섰다. 집값과 대출 규모가 커지는 동안 가계의 원리금 상환 능력은 오히려 빠르게 약화하고 있다는 경고음이다

8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주담대 채권 잔액은 2022년 말 644조3000억원에서 올해 6월 말 779조2000억원으로 21% 증가했다. 같은 기간 1개월 이상 원리금을 연체한 주담대 채권은 1조원에서 2조2000억원으로 120% 늘었다. 주담대 잔액 증가율의 약 6배에 달하는 증가 폭이다.

연체 채권은 2023년 말 1조6000억원, 2024년 말 1조9000억원, 지난해 말 2조1000억원으로 매년 늘었다. 올해 6월 말에도 2조2000억원을 기록하며 증가세를 이어갔다.

더 우려되는 것은 연체의 '질'이다. 같은 기간 3개월 이상 장기 연체채권은 5000억원에서 1조4000억원으로 2.8배 늘었다. 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을 합한 고정이하여신도 8000억원에서 1조7000억원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은행이 손실에 대비해 쌓은 대손충당금 역시 3000억원에서 9000억원으로 세 배가 됐다. 고정이하여신 대비 대손충당금 적립률도 44.5%에서 51.1%로 높아졌다.

은행별로도 이상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NH농협은행의 주담대 연체 잔액은 올해 6월 말 현재 5117억3000만원으로 은행권에서 가장 많았고 2022년 말 1346억원에서 3년 반 만에 약 3.8배 불었다. 이어 KB국민은행 3680억2000만원, 우리은행 3419억6000만원, 하나은행 3026억6000만원, 신한은행 2168억8000만원 순이었다.

일부 지방은행에서는 집단대출발 연체 급증도 나타났다. 전북은행은 올해 들어 일부 신규 분양주택 집단대출에서 대규모 연체가 발생하면서 주담대 연체율이 지난해 말 0.19%에서 올해 6월 0.95%로 다섯 배 뛰었다. 같은 기간 연체 잔액도 52억6000만원에서 328억1000만원으로 급증했다.

금감원은 전북은행이 일부 신규 분양주택 집단대출에서 거액 연체가 발생한 영향으로 연체 잔액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경남은행과 Sh수협은행의 주담대 연체율도 2022년 말보다 상승했다.

박 의원은 “가계의 빚 상환 능력이 대출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금융당국은 취약차주와 집단대출 부실 리스크 등을 선제적으로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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