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역내 자원 투입 기다리고 있다”
이란 외무부 대변인, X에 한국어로 경고
“군사 참여 땐 심각한 결과 초래할 것”

6일(현지시간)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한국 정부의 호르무즈 파병 검토에 대한 본지 질의에 “한국은 중동산 원유의 최대 고객 중 하나”라며 “우리는 여전히 한국 정부가 이 지역에 자원을 투입하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 정치권에서 제기되는 파병 반대 목소리에 대해서는 답변하지 않았다.
미국 정부는 동맹국들의 참여도 거듭 촉구했다. 크리스 라이트 미 에너지장관은 CNN방송 인터뷰에서 “많은 선박이 해협을 통과하고 있고 이를 위해 미군의 지원이 필요하다”며 “앞으로는 다른 나라들도 이 노력에 동참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무역은 중요하며 이것이 미국만의 책임이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라이트 장관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도 “많은 국가가 우리에게 연락해 왔고 도움을 주고 싶어 한다”며 “현재 호르무즈 해협 관리에 관여하는 군사자산은 역내 동맹국들의 것이지만 역외에서도 관련 자산이 조속히 들어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는 구체적인 파병 방안이 확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정부 관계자는 7일 “중동 지역의 평화와 안정이 조속히 회복되고 호르무즈 해협에서 우리 선박을 포함한 모든 선박의 자유로운 통항이 이뤄지도록 관련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와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방안은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외교부 관계자도 백악관의 입장에 대해 “우리 사정과 국익을 고려해 결정해야 할 부분이 있어 여러 요인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최종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한반도 대비태세와 국내법상 절차, 국회의 동의 여부 등도 함께 고려한다는 방침이다.
당초 정부는 해군의 1만 t(톤)급 신형 군수지원함인 소양함과 P-8A 해상초계기, 기뢰를 탐지·제거하는 폭발물처리반 등을 보내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란의 거듭된 경고와 범여권의 반발로 정치적 부담이 커지면서 소양함과 해상초계기를 제외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군수지원함과 해상초계기 운용에는 최소 150명 안팎의 인력이 필요한 만큼 하나만 제외해도 전체 파병 규모가 크게 줄어들 수 있다.
정부 관계자는 군사자산 조정 가능성에 대해 “여러 옵션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나온 이야기로 보인다”며 “관계국과 협의하면서 검토하는 단계이고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란은 7일 외무부 대변인 명의로 한국을 직접 겨냥한 공식 경고를 내놨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엑스(X·옛 트위터)에 “이란과 대한민국의 관계는 64년 이상의 역사를 지니고 있으며 상호 존중을 바탕으로 꾸준히 발전해왔다”며 “이란은 한국과의 우호 관계를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고 썼다.
이어 “페르시아만과 호르무즈 해협에 군사력을 주둔시키거나 군사 작전에 참여하는 국가는 침략 가해자를 직접 지원하는 것으로 간주될 수밖에 없으며 이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주권적이고 책임감 있는 국가는 미국의 압박과 협박에 굴복해 이란 국민을 향한 공격 행위와 범죄에 동조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바가이 대변인이 SNS에 함께 올린 이미지에는 호르무즈 해협을 연상시키는 바다와 군함을 배경으로 ‘위험한 선택에는 대가가 따른다’는 한글 문구가 적혀 있었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에 새로운 제한구역을 설정하는 방안도 예고했다. 모흐센 레자이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은 향후 며칠 안에 해협 외곽부터 페르시아만 내부까지 제한구역을 선포하고 이란과 조율하지 않고 진입하는 선박을 제재 명단에 올리겠다고 밝혔다. 해당 선박은 보험 보장과 향후 수로 통항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