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ㆍ달러 환율 1년11개월만 최저 ‘대세 하락’⋯원ㆍ엔 동조화는 글쎄

입력 2026-09-07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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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환헤지 확대 중단·해외투자 재개, 속도조절 있겠으나 1300원 초반까지 열어둬야
원·엔 8월 하순이후 재동조화…“엔화가 원화 따라온 것” vs “매크로상 자연스런 흐름”

▲원·달러 환율이 23개월 만에 최저수준으로 내려간 가운데 6일 서울 중구 명동의 한 환전소에 환율이 표시돼 있다.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4일 22시30분 기준 서울외환시장에서 1345.0원에 거래됐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원·달러 환율이 23개월 만에 최저수준으로 내려간 가운데 6일 서울 중구 명동의 한 환전소에 환율이 표시돼 있다.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4일 22시30분 기준 서울외환시장에서 1345.0원에 거래됐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원·달러 환율이 1330원대까지 떨어지며 하락 속도가 가파르다(원화 강세). 수출기업들이 쌓아뒀던 달러를 시장에 내놓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주환원 정책까지 가세하면서 원화 강세 흐름이 상당 기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최근 미·일 정책공조와 일본은행(BOJ) 금리인상 기대가 커지면서 엔화가 강세로 돌아선 것도 원화 강세를 부추기고 있다. 다만, 원화와 엔화간 동조화 지속 여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렸다.

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장중 한때 1334.7원까지 떨어졌다. 이는 2024년 10월4일 장중 기록한 1331.3원 이후 1년11개월 만에 최저치다. 엔·달러 환율도 156엔대를 기록 중이다.

▲왼쪽 원달러 및 엔달러 일별 흐름은 4일 종가기준 (한국은행, 체크)
▲왼쪽 원달러 및 엔달러 일별 흐름은 4일 종가기준 (한국은행, 체크)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이 대세 하락 중이라고 진단했다. 기업들의 달러 공급이라는 수급 변화에다 심리 변화까지 가세했기 때문이다.

이정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국은 수출로 벌어들인 달러가 워낙 많다. 그동안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환전하지 않았던 물량이 급하게 되돌려지고 있다”며 “하락 속도가 워낙 빨라 단기적으로 속도조절은 있겠지만 1300원대 초반까지는 열어둬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9~10월 추가 하락한 뒤 연말에는 현재 수준으로 일부 반등할 가능성을 예상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도 “7~8월 기업들이 그동안 미뤄왔던 환전을 한꺼번에 하면서 수급 압력이 반영됐다”며 “SK하이닉스 ADR 물량 환전을 전후해 다른 업체들의 포지션도 변했다. 일부 조선업체도 환헤지 정책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반도체 기업의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 확대도 추가적인 원화 강세 재료로 꼽았다.

이어 그는 “중요한 것은 외환시장 심리가 완전히 바뀌었다는 점”이라며 “이는 단기간에 소진될 재료라기보다는 내년과 후년까지 이어질 수 있는 중장기 재료”라고 평가했다. 단기적으로는 1300원대 중반을 중심으로 등락하겠지만 내년 상반기에는 1300원 안팎까지 추가 하락할 여지가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단기간 낙폭이 컸던 만큼 속도조절 가능성은 있다는 관측이다.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국민연금이 환헤지 비율 확대를 중단하겠다는 소식이 들려온데다, 최근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다시 늘고 있어서다. 조 연구원은 “최근 원화 강세 과정에서 수급 쏠림이 상당했던 만큼 국민연금 환헤지 확대 중단과 내국인 해외투자 확대가 단기적으로 환율 하락 속도를 제어할 수 있다”고 봤다.

반면, 최근 재동조화 흐름을 보이는 원화와 엔화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렸다. 앞서 본지가 원·달러와 엔·달러 환율간 상관계수를 분석한 결과 2025년 1월부터 올 6월까지 +0.846에 달했던 상관계수는 7월 -0.303으로 급반전했다. 8월 중순 이후엔 +0.47로 플러스 전환했고, 8월24일 이후에는 +0.66까지 높아졌다. 과거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7월 나타났던 디커플링이 상당부분 되돌려진 셈이다.

이정훈 연구원은 “동조화라기보다는 그동안 강해지지 못했던 엔화가 원화를 뒤늦게 쫓아온 것으로 보는 게 맞다”며 “원화와 엔화 동조화는 일시적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최근 엔화 강세 배경으로는 다음주로 예정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BOJ의 통화정책회의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연구원은 “BOJ 금리인상 자체보다 이후 인상 속도를 어떻게 가져갈지가 중요하다”며 “기존 6~9개월에 한 번 정도였던 인상 속도가 분기당 한 번 정도로 빨라질 가능성이 시장에 반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일본이 금리를 올리더라도 미국까지 금리를 올린다면 엔화가 큰 폭의 강세로 가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반면 조용구 연구원은 “원화와 엔화가 함께 움직이는 것은 매크로 측면에서 자연스러운 흐름”이라며 “BOJ가 금리인상 주기가 반기에서 분기로 빨라지고 최종금리가 2% 수준까지 올라간다면 일본 채권시장과 엔화 흐름에도 유의미한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고 봤다. 다만 그 역시 미국 연준 금리인상 여부를 향후 환율 방향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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