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D 44% 압승에 흔들리는 獨 ‘극우 방화벽’⋯메르츠 진퇴양난 [종합]

입력 2026-09-07 16:04

기사 듣기
00:00 /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3일(현지시간) 베를린에서 로날트 라우에를 독일의 신임 스포츠부 장관으로 지명하는 자리에서 연설하고 있다. (베를린(독일)/로이터연합뉴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3일(현지시간) 베를린에서 로날트 라우에를 독일의 신임 스포츠부 장관으로 지명하는 자리에서 연설하고 있다. (베를린(독일)/로이터연합뉴스)
독일 극우 정당 ‘독일을위한대안’(AfD)의 돌풍에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가 딜레마에 빠졌다. AfD의 집권을 막기 위해서는 이념적으로 거리가 먼 좌파 정당들과 손을 잡아야 하지만, 이를 선택하면 중도보수 기독민주당(CDU) 내부의 반발이 커질 수 있어서다. 반대로 수십 년간 이어온 ‘극우 방화벽’을 허물 경우 당 분열은 물론 연방정부 연립정부까지 흔들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날 작센안할트주 의회 선거에서 AfD는 43.8%를 득표해 83석 가운데 39석을 차지했다. 2021년 득표율 20.8%에서 두 배 이상으로 뛰었다. 반면 메르츠 총리가 이끄는 CDU는 37.1%에서 17.2%로 추락해 15석에 그쳤다.

중도좌파 독일사회민주당(SPD), 녹색당, 좌파당 등 좌파 정당들이 각각 득표율 9.3%, 8.9%, 8.6%로 당별로 8석씩을 얻었고, 극좌 포퓰리즘 정당 자라바겐크네히트동맹(BSW)이 득표율 5.3%로 5석을 차지했다.

▲독일 극우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의 작센알할트주 선거 주총리 후보인 울리히 지그문트가 6일(현지시간) 마그데부르크에서 열린 선거 결과 축하 행사에서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있다. (마그데부르크(독일)/로이터연합뉴스)
▲독일 극우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의 작센알할트주 선거 주총리 후보인 울리히 지그문트가 6일(현지시간) 마그데부르크에서 열린 선거 결과 축하 행사에서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있다. (마그데부르크(독일)/로이터연합뉴스)

AfD가 과반인 42석에 불과 3석 모자라면서 공은 메르츠 총리와 CDU로 넘어왔다. 독일 주요 정당들은 나치의 역사적 경험을 배경으로 극우 정당과 어떤 형태로도 협력하지 않는 이른바 ‘방화벽(Brandmauer)’ 원칙을 유지해왔다. 메르츠 역시 AfD와의 소극적인 협력조차 배제해왔다.

문제는 방화벽을 지키기 위한 정치적 비용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CDU가 AfD의 집권을 저지하려면 중도좌파 사회민주당(SPD)과 녹색당은 물론 좌파당, 좌파 포퓰리즘 정당 자라바겐크네히트동맹(BSW)까지 아우르는 연대를 모색해야 한다. 이미 CDU는 인접한 튀링겐주에서 AfD를 배제하기 위해 그동안 협력을 꺼려온 좌파당의 지원을 받아 주정부를 운영하고 있다.

BSW는 AfD를 무조건 배제하는 것은 유권자의 뜻을 외면하는 것이라며 선거 직후 방화벽 폐기를 요구했다. WSJ는 메르츠가 방화벽을 고수할 경우 작센안할트 CDU 의원들의 반발로 당내 분열이 일어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대로 지역 CDU에 AfD와 협력할 재량을 허용하면 AfD와의 협력을 반대하는 SPD가 연방정부에서 이탈해 메르츠 연정 자체가 무너질 가능성이 있다.

AfD의 급부상에는 메르츠 정부에 대한 불만이 있다. 공영방송 ARD 조사에서 작센안할트 유권자의 87%가 연방정부에 불만을 나타냈다. 옛 동독 지역에 남은 동서 간 경제 격차와 통일 이후의 박탈감에 이민 문제와 우크라이나 지원, 대러시아 정책 등을 둘러싼 불만도 AfD 지지세를 키운 요인으로 꼽힌다. AfD는 이민 제한과 러시아와의 관계 복원, 우크라이나 지원 중단 등을 주장하고 있다.

이번 선거는 인구 230만명 규모의 한 개 주에서 치러졌지만, 정치적 파장은 전국으로 번질 수 있다. 최근 INSA 여론조사에서 AfD의 전국 지지율은 28%로 CDU·CSU 연합(20%)을 8%포인트 앞서며 1위를 기록했다. AfD의 울리히 지그문트 작센안할트 주총리 후보는 이번 승리를 2029년 연방의회 선거에서 집권하기 위한 첫 단계로 규정했다.

AfD가 실제 주정부를 구성할 경우 상징성도 작지 않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에서 극우 정당이 주정부를 이끄는 첫 사례가 된다. 주정부는 교육과 문화뿐 아니라 경찰과 국내 안보 분야에서도 상당한 권한을 갖는다. 친러시아 성향의 AfD가 정보·안보 분야에 접근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AfD의 부상은 독일 정치의 중도 기반이 약화하고 연정 구성이 복잡해지는 흐름도 보여준다. WSJ는 이번 선거를 유럽 최대 경제국인 독일을 갈수록 통치하기 어렵게 만드는 ‘정치적 중도의 축소’에서 새로운 이정표로 평가했다. 메르츠로서는 AfD를 막기 위해 좌파와 손을 잡을지, 아니면 당내 반발을 감수하고 방화벽을 지킬지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남은 연차 언제 쓸까…직장인 연차 사용 봤더니 [데이터클립]
  • KB증권 "내년 메모리 사상 초유의 공급 부족 온다…삼성전자·SK하이닉스 극단적 저평가"
  • 국내 증시 거래시간 대격변…10년 만에 오후 8시까지 [D-7, 찐 애프터마켓 열린다①]
  • 단독 ‘공장 없는 브랜드’ 쏟아진다…신규 사업자 연 4000곳 시대 [K뷰티 성장공식①]
  • 매매 줄고 계약도 파기⋯서울 아파트 거래 ‘이중 절벽’
  • 태풍 '크로반' 오늘 열대저압부로…가을 태풍은 이제부터?
  • 뉴욕증시, 9월 FOMC 앞서 소비자물가 주목 [뉴욕인사이트]
  • 기관만 옮기면 실패⋯‘지역 산업·정주 여건’ 패키지 전략이 중요[공공기관 대수술, 성공 방정식은]
  • 오늘의 상승종목

  • 09.07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08,236,000
    • -0.63%
    • 이더리움
    • 3,392,000
    • -0.35%
    • 비트코인 캐시
    • 346,500
    • -2.01%
    • 리플
    • 1,909
    • -1.29%
    • 솔라나
    • 142,500
    • -0.49%
    • 에이다
    • 296
    • -0.67%
    • 트론
    • 459
    • +1.1%
    • 스텔라루멘
    • 257
    • +1.98%
    • 비트코인에스브이
    • 22,800
    • -0.26%
    • 체인링크
    • 17,990
    • +7.98%
    • 샌드박스
    • 52.42
    • -0.38%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