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배 가격 내렸어도 차례상 비용은 올라…추석물가 복병은 ‘축산물·채소’

입력 2026-09-07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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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배 도매가 하락 전망에도…전통시장 계란 16.7%·닭고기 12.5% 올라
정부, 성수품 16만3000t 공급·농축산물 할인에 590억 지원

▲추석 성수품 가격 동향과 전망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추석 성수품 가격 동향과 전망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추석 사과·배 도매가격은 지난해보다 낮아질 전망이지만, 차례상 장보기 비용은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계란과 닭고기 등 축산물과 일부 수산물 가격이 오른 영향이다. 배추와 무도 출하량 감소로 도매가격 상승이 예상된다. 정부가 성수품 공급 확대와 역대 최대 규모의 농축산물 할인 지원에 나섰지만, 과일값 안정만으로는 추석 물가를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7일 정부와 업계 등에 따르면 한국물가정보가 전일 발표한 4인 가족 기준 차례상 비용은 전통시장 30만2500원, 대형마트 39만7700원으로 각각 지난해보다 1.2%, 1.6% 올랐다. 전통시장 기준으로 지난해 29만9000원이던 비용이 다시 30만원을 넘어섰다.

이번 추석 물가의 최대 복병은 축산물이다. 같은 조사에서 전통시장 닭고기 가격은 1.5㎏에 9000원으로 지난해보다 12.5%, 계란은 10개에 3500원으로 16.7% 올랐다. 대형마트에서도 계란은 20.1%, 돼지고기 앞다릿살은 10.1% 상승했다. 여름철 폭염이 축산물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전통시장에서는 러시아산 동태포 가격도 30% 올라 부담을 더 했다.

▲4일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고성준 기자 joonko1@)
▲4일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고성준 기자 joonko1@)

반면 전통시장의 사과와 배 가격은 지난해와 같았다. 과일은 추석에 가까워질수록 가격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의 9월 관측에 따르면 추석 성수기 사과 출하량은 전년보다 19.3% 늘어날 전망이다. 홍로 생산량이 증가하고 출하 시점도 앞당겨지면서 명절 공급 여건이 개선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홍로 사과의 성수기 도매가격은 상품 5㎏ 기준 5만7000원 안팎으로, 지난해 6만1400원보다 약 7% 낮게 예상됐다. 신고배도 상품 7.5㎏에 3만6000원 안팎으로 지난해 3만7200원을 밑돌 것으로 관측됐다. 다만 이는 도매가격 전망으로, 소비자가 체감하는 소매가격의 하락 여부와 폭은 실제 출하와 유통 상황에 달려 있다.

배추와 무는 과일과 반대 흐름이 예상된다. 농업관측센터는 9월 배추와 무 출하량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각각 0.6%, 3.5%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도매가격은 배추 상품 10㎏과 무 상품 20㎏ 모두 1만5000원 안팎으로, 지난해보다 높게 형성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한국물가정보의 이번 전통시장 조사에서는 배추 가격이 전년보다 11.1% 내려, 현재 소매가격과 월간 도매가격 전망은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

결국 올해 추석 물가는 품목별 온도 차가 뚜렷할 전망이다. 과일 구매비용이 줄더라도 고기·계란·채소에 지출하는 금액이 늘면 전체 장보기 부담은 낮아지지 않을 수 있다. 사과·배 가격 안정 전망과 차례상 비용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는 이유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6일 경북 안동시 남후면 대경사과원예농협 산지유통센터(APC)를 찾아 추석 성수기용 사과 선별·포장과 출하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제공=농림축산식품부)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6일 경북 안동시 남후면 대경사과원예농협 산지유통센터(APC)를 찾아 추석 성수기용 사과 선별·포장과 출하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제공=농림축산식품부)

정부는 수요가 몰리는 시기에 공급을 늘려 가격 상승을 억제하겠다는 방침이다. 농식품부는 추석 3주 전부터 사과·배·소고기·돼지고기·계란 등 13대 성수품 16만3000t을 평시의 1.6배 수준으로 공급한다. 농산물은 계약재배·비축 물량을 활용하고, 축산물은 도축장 주말 운영과 농협 계통 출하 확대를 통해 공급량을 확보한다.

특히 가격 부담이 큰 축산물에 대응을 집중한다. 대책 기간 돼지고기 6만7000t, 소고기 2만2530t, 닭고기 1만6500t을 시장에 풀 계획이다. 계란 공급량은 평시의 약 2.4배인 4914t으로 늘리고, 수입 신선란도 별도로 주당 1000만 개 추가 투입한다. 추석 1∼2주 전 물량을 집중적으로 풀어 명절 수요 증가에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소비자의 실제 구매비용을 낮추기 위한 할인 지원에는 추석 기준 역대 최대인 590억원을 투입한다. 이달 3∼23일 국산 농축산물에 대해 최대 40% 할인 행사를 진행하고, 전통시장에서는 농할상품권 할인 판매와 온누리상품권 환급을 실시한다. 농할상품권 발행 규모는 지난해 100억원에서 올해 200억원으로 늘리고, 온누리상품권 환급 행사 참여 시장도 200곳에서 300곳으로 확대한다.

대책의 관건은 축산물과 일부 채소의 상승 압력을 얼마나 낮추느냐다. 할인은 소비자의 결제금액을 줄여주지만 시장가격 자체의 안정을 위해서는 충분한 물량이 제때 공급돼야 한다. 남은 기간 태풍·호우에 따른 작황 변화와 추석 직전 출하 상황도 변수다. 정부는 성수품 수급이 전반적으로 안정적일 것으로 보면서도 불안 조짐이 나타나면 비축 물량 공급 등 추가 조치에 나설 방침이다.

정부 관계자는 “햇과일 출하가 늘고 성수품 공급 확대와 할인 지원이 본격화되면 추석 장바구니 부담도 점차 완화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다만 품목별 가격 흐름에 차이가 있는 만큼 계란 등 가격이 높은 품목은 수요가 집중되는 시기에 공급을 늘리고, 기상 여건에 따른 수급 변화에도 신속히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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