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 금융사고 때 임원 관리의무 입증체계 만든다

입력 2026-09-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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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고 때 임원 책임 판단·증빙관리 체계화
임원 관리의무 점검·제재 대응 근거자료 마련
CEO 관리의무 재점검·AI로 관리기록 점검

(기업은행)
(기업은행)

IBK기업은행이 금융사고가 발생했을 때 임원별 관리의무 이행 여부를 판단하고 이를 입증할 자료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 구축에 나선다. 최근 주요 은행에서 외부인 사기가 잇따르며 여신심사와 사후관리 체계가 도마 위에 오른 가운데, 책무구조도 마련을 넘어 사고 발생 이후 책임 판단과 제재 대응까지 구체화하려는 조치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최근 ‘책무구조도 고도화 컨설팅’ 사업을 발주했다. 임원별 책무와 관리의무를 재점검하고, 금융사고·법규 위반·손실·민원·분쟁이 발생했을 때 관리의무 이행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을 마련하는 내용이다.

사고 발생 시 사실관계 확인부터 임원 보고, 후속조치까지의 절차도 설계한다. 임원별 관리활동 기록과 점검표, 보고서 등 증빙자료를 통합 관리해 검사·제재 과정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책무구조도는 금융회사 임원이 맡은 내부통제 책무와 이를 관리하기 위한 의무를 사전에 정리한 제도다. 향후 금융사고가 발생하면 해당 업무를 맡은 임원이 위험을 파악하고 필요한 점검·보고·시정조치를 했는지가 책임과 제재 수위를 가르는 핵심 기준이 될 수 있다.

이번 사업은 임원별 책임을 배분하는 데 그치지 않고, 관리활동이 실제로 이뤄졌는지를 사후에 확인할 수 있도록 기록과 증빙을 남기는 운영체계를 만들겠다는 데 의미가 있다. 사고 이후 책임 소재를 가리는 과정에서 ‘누가 맡았는지’뿐 아니라 ‘맡은 임원이 무엇을 했는지’를 확인하는 단계로 내부통제를 고도화하는 셈이다.

최근 은행권을 중심으로 외부인에 의한 대형 금융사고가 잇따르며 내부통제 및 여신 사후관리 체계의 실효성에 대한 지적이 커진 점도 이번 조치의 배경으로 꼽힌다. 올해 주요 은행에서 공시된 10억원 이상 외부인 사기 혐의 금융사고는 총 9건, 1900억여 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기업은행은 해외 현지법인 관련 사고 등을 포함해 3건, 1110억원가량으로 은행권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지능화된 외부 사기 범죄에 은행 역시 피해자라 하더라도, 이상 징후를 조기에 걸러낼 여신심사 및 위험 점검 체계가 제대로 작동했는지 검증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에 따라 임원이 관리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어떤 위험을 점검했고 △어떤 보고를 받거나 했으며 △미비점에 어떻게 대응했는지를 일관된 기준으로 관리하는 것이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금융사고 제재 과정에서 관리의무 이행 여부가 쟁점이 될 수 있는 만큼, 기업은행도 대응 자료를 표준화하고 관리 공백을 줄이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은행은 최고경영자(CEO)의 일반관리의무 8개를 포함해 임원별 책무와 관리의무의 중복·누락 여부도 점검할 예정이다. 금융감독원이 2025년 실시한 은행장 내부통제 총괄관리의무 이행실태 점검 결과를 반영해 내부통제 체계를 보완하는 내용도 담겼다.

AI를 활용한 관리체계도 구축한다. 법령이나 내부규정이 바뀌면 해당 규정과 임원의 책무, 관리활동이 제대로 연계됐는지를 점검하고, 점검자료 미제출이나 후속 조치 지연 등 이상 징후를 알리는 관리 화면을 마련하는 방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외부 사기 등 대형 사고로 여신심사 및 위험 통제 기능에 대한 시장과 당국의 눈높이가 한층 높아진 상황"이라며 "책무구조도 도입 이후 실제 현장에서 임원의 관리활동을 상시 기록·검증하는 운영체계를 갖추는 것이 향후 은행권 내부통제의 핵심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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