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저학년 ‘3시 하교’ 공론화⋯“돌봄 공백 해소” vs “학생 피로만 커져”

입력 2026-09-03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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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 공백·사교육 부담에 수업 확대 제안
“일률적인 수업시간 확대는 해법 아냐”

▲차정인 국가교육위원장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초등 저학년 교육시간 확대와 교육 내실화를 위한 정책 포럼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차정인 국가교육위원장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초등 저학년 교육시간 확대와 교육 내실화를 위한 정책 포럼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초등학교 저학년의 교육시간을 늘리는 ‘3시 하교제’가 본격적인 논의 테이블에 올랐다. 학교에서 보내는 시간을 늘려 교육·돌봄 공백을 줄이자는 취지지만, 학교 현장에서는 학생의 피로와 교사의 부담을 키울 수 있다며 정규 수업시간의 일률적인 확대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가교육위원회는 3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국회미래연구원, 한국교육개발원(KEDI)과 함께 ‘초등 저학년 교육시간 확대와 교육 내실화를 위한 정책 포럼’을 열었다. 이날 포럼은 국교위가 수립 중인 ‘2028~2037 국가교육발전계획’과 관련해 초등 저학년 교육시간 확대의 쟁점과 정책 과제를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차정인 국교위 위원장은 “초등 저학년의 교육시간 문제는 단순히 시간을 늘릴 것인지의 문제가 아니라 학생의 발달 단계와 교육의 질, 학교 현장의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발제에서는 초등 1·2학년의 정규 수업시간을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이 제안됐다. 황인혁·성문주 국회미래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초등 1·2학년의 연간 수업시간이 평균 581시간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비교해 약 28% 적다며 정규 수업시간을 OECD 평균 수준으로 단계적으로 확대할 것을 제안했다.

초등학교 입학 이후 학교에서 머무는 시간이 짧아지면서 맞벌이 가정 등이 육아휴직이나 근로시간 조정, 사교육 등을 통해 돌봄 공백에 대응하고 있다는 점도 수업시간 확대 필요성의 근거로 들었다.

구체적인 확대 방안도 나왔다. 이희현 KEDI 학생·학부모연구실장은 1단계로 초등 1·2학년의 수업시간을 3·4학년 수준까지 늘리는 방안을 제시했다. 국내 수업시간인 40분 단위로 환산하면 연간 114교시, 주당 약 3.3교시가 늘어난다. 이후 효과를 검증해 5·6학년 수준까지 확대할 경우 연간 216교시, 주당 약 6.3교시가 증가한다.

다만 늘어난 시간을 단순히 교과 수업으로 채우는 대신 문화·예술·체육과 탐구, 관계 형성, 놀이와 쉼 등에 활용하고 교원과 공간 등 여건을 먼저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실장은 “학생의 교육 시간을 늘리는 것은 담임 교사의 부담을 늘리면서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며 “이 조건을 지킬 수 없다면 시간을 먼저 늘려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진 지정토론에서는 교사와 학부모 등 토론자들은 모두 정규 수업시간을 일률적으로 늘리는 데 반대했다. 돌봄과 사교육 문제를 모든 학생의 정규 수업시간 확대를 통해 해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주를 이뤘다.

김선 경기 둔전초 교사(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부회장)는 “돌봄이 필요한 아이에게 충분하고 질 높은 돌봄을 제공하는 것과 돌봄이 필요 없는 학생들에게 관계없이 모든 아이의 의무 수업 시간을 일률적으로 늘린다는 건 완전히 다른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또 국가마다 수업시간 산정 방식 등이 다른 만큼 OECD 평균과 단순 비교해 수업시간 확대의 근거로 삼는 데도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박소영 교사노동조합연맹 정책처장은 “학교에 머무는 시간을 늘린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며 “교육과 돌봄의 분리, 공교육의 정상화, 국가와 사회의 돌봄 책임 분담과 같은 사회적 기반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업 종료 시각이 오후 3~4시로 늦어져도 부모 퇴근 때까지 돌봄 공백이 남고 사교육 시작 시간만 늦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맞벌이 학부모인 조장우 평등교육 실현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조직위원장도 “돌봄 공백이 문제라면 왜 돌봄 시간을 확대하지 않고 수업 시간을 확대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며 학교가 오후까지 학생에게 교육·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정규 수업시수를 늘릴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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