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북한 핵무기 57개" 발언 파장⋯WSJ "북미회담 성격 크게 달라질 것"

입력 2026-08-20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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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보유국" 언급한 뒤 핵무기 규모 공개
정확한 핵무기 숫자 언급은 이번이 처음
'비핵화'→'거래' 급선회 분석도 이어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싱턴D.C./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싱턴D.C./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이 57개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혀 파장이 확산 중이다. 미국 대통령이 북한을 "핵보유국(Nuclear Power)"으로 언급한 뒤 구체적인 핵무기 숫자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비핵화에 집중했던 이전과 달리, 올해 북미정상회담은 성격이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19일(현지시간) WSJ와 AP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57개의 매우 강력한 핵무기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대통령이 북한의 핵무기 규모를 직접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월 20일 북한을 '핵보유국'(Nuclear Power)이라고 지칭했다. 집권 2기 임기를 시작하던 취임식 당일이었다. 이후 종종 유사한 발언은 이어졌다. 취임 약 2개월 만인 같은 해 3월 13일 백악관에서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 사무총장과 만난 자리에서도 "김정은은 핵무기를 많이(a lot) 갖고 있다"라고 밝혔다. 다만 그때마다 핵 보유를 언급했으나 정확한 핵무기 숫자를 이야기하지는 않았다.

그러면서도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대북 핵심 정책을 강조해왔다. 5월 14∼15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한 자료에서도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은 북한을 비핵화한다는 공유된 목표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미국의 대북 정책은 여전히 비핵화의 틀에서 벗어난 적이 없다. 다만 대통령의 입에서는 여러 차례 "북한은 핵보유국"이라는 발언이 나와 혼선이 가중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북한의 핵무기 57개’는 미국의 대북 정책, 한반도 및 동북아 안보 상황 등에도 작지 않은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관측된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대북 정책 기조를 ‘비핵화’에서 ‘거래’로 급선회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미 핵무기를 50개 이상 보유한 데다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등을 갖춘 북한을 상대로 비핵화 목표를 이루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게 중론이다. 북한에 대한 제재를 완화하는 조건으로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동결하는 타협이 이뤄질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지지율 추락의 원인이 된 이란 전쟁 출구 전략이 모호한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의 회담 추진 및 북한 문제 해결을 외교 성과로 내세울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은 비핵화와 관련한 기자단의 질문에 즉답을 피했다. CNN에 따르면 이날 백악관 행사에서 기자단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미 대화 재개의 목표가 여전히 비핵화에 있느냐' '이번에는 북한 비핵화가 성공할 것으로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그 이야기는 하고 싶지 않다"며 "나는 김정은과 좋은 관계"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조지프 윤(Joseph Yun) 전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Vox 인터뷰를 통해 "북한이 비핵화에 나설 가능성은 전혀 없다. 제로다(Zero chance)"고 단언했다. 이어 "북한은 이란과 우크라이나의 사례를 봤고 자신들을 보호하는 게 핵무기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즉 완전한 비핵화를 협상의 출발점으로 삼기 어려워졌다는 진단이다.

나아가 11월로 관측되는 북미 정상회담 역시 이전과 전혀 다른 양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WSJ는 "김정은 위원장은 북한을 정당한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기를 원하고 있다"라며 "이 때문에 다시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면 협상의 성격은 2018~2019년의 ‘비핵화 협상’과 상당히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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