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세계 최초 개발…9%니켈강보다 가격 30% 낮아
8대 핵심 전략제품 선정…LNG 넘어 전력·방산시장 공략

포스코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고망간(Mn)강의 국내 적용 기반이 넓어진다. 정부가 액화천연가스(LNG) 탱크 등에 쓰이는 고망간강 강대의 국가표준(KS) 제정 절차에 들어가면서다. 연구원 출신인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개발·상용화 과정에 참여한 제품이 철강 불황을 돌파할 고부가 전략제품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17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국가기술표준원은 지난달 고시 제2026-0173호를 통해 고망간강 관련 규격을 포함한 5종의 KS 제정을 예고했다. 예고 기간은 다음 달 22일까지다. 이 기간 업계와 관련 기관 등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수렴한다. 이후 산업표준심의회 심의 등 관련 절차를 거쳐 표준안이 확정되면 KS로 최종 고시된다.
고망간강은 철에 망간을 22.5~25.5% 첨가한 특수강이다. 영하 196도의 극저온에서도 높은 강도와 인성을 유지한다. 기존 LNG 탱크 소재인 9%니켈강보다 가격이 약 30% 저렴한 것도 장점이다. 망간은 니켈보다 매장량이 풍부해 원료 수급 안정성도 높다.
포스코는 2008년 에너지산업용 고망간강 개발에 착수해 2013년 양산 기술을 확보했다. 이후 국제 표준 확보에도 공을 들였다. 2017년 미국재료시험협회(ASTM) 규격에 등재됐고 2022년 국제해사기구(IMO) 국제 기술표준에 채택됐다. 2023년에는 국내 독자 개발 소재 최초로 미국석유협회(API)의 육상 LNG 저장탱크 국제코드인 API 620에도 이름을 올렸다.
고망간강은 장 회장과 인연이 깊다. 철강 연구원 출신인 장 회장은 2017년 포스코 부사장 시절 당초 기존 소재를 적용하려던 광양 LNG터미널 5호기에 고망간강을 적용하기로 결정해 초기 대형 적용 실적을 확보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2020년 포스코 사장 재임 때는 당시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 경영진을 직접 만나 LNG추진선 연료탱크에 고망간강을 적용하도록 설득하기도 했다.
상용화 실적도 쌓이고 있다. 광양 LNG터미널 저장탱크와 LNG추진선 연료탱크 등에 적용됐다. 포스코는 올해 2월 고망간강을 ‘8대 핵심 전략제품’으로 선정하고 연구소와 생산·마케팅 조직이 함께 참여하는 전담 프로젝트팀을 가동했다. 고부가 제품 판매를 늘려 철강사업의 수익성을 높이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망간강은 수익성이 높고 판매가 잘 되는 대표적인 고부가 강재”라며 “철강업황이 부진한 상황에서 포스코가 수익성을 방어하는 데 기여하는 ‘효자 제품’ 중 하나”라고 말했다.
KS 제정은 국내 조선·LNG 시장에서 고망간강 적용을 확대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LNG뿐 아니라 비자성·내마모 특성을 활용해 초대형 변압기와 산업용 모터, 선박용 발전기 등으로 시장을 넓힐 수 있다. 함정 등에 적용하면 자기신호를 줄이는 데 유리해 방산용 소재로도 활용 가능성이 높다.
포스코 관계자는 “KS 제정으로 국내 LNG 저장·운송 분야에서 고망간강의 적용 기반이 더욱 넓어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축적된 기술력과 공급 실적을 바탕으로 LNG, 전력기기, 방산 등 고부가 시장으로 적용처를 지속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