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벤처 규제혁신 대토론...김기문 "코스닥 상장폐지 기준 보완·시행유예 필요"(종합)

입력 2026-08-12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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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이 12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소·벤처·스타트업 규제혁신 대토론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중소기업중앙회)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이 12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소·벤처·스타트업 규제혁신 대토론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중소기업중앙회)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은 "기업실적이 아닌 시장의 변동성 때문에 상장폐지 위기에 놓인 중소기업에 대해 옥석을 가리는 대책을 만들어 달라"고 촉구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12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중소·벤처·스타트업 규제혁신 대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은 신산업 진입과 중소기업의 성장을 가로막는 구조적인 규제를 관계부처와 직접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정부에서는 한성숙 국무총리와 10개 관계부처, 중소기업계에서는 김기문 중기중앙회장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김 회장은 "지난달 코스닥 상장폐지 요건이 강화됐는데, 시가총액이 200억원 미만이거나 동전주 기업이 경영을 잘못했으면 당연히 퇴출돼야 한다"며 "그러나 재무 상태나 경영실적과 상관없이, 시장의 변동성으로 시가총액이 낮아지거나 동전주가 되는 억울한 기업도 있다"고 설명했다.

공공기관의 공사용 자재 분리발주 문제도 거론했다. 최근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시행하려는 민간참여사업은 공공발주사업으로 판로지원법을 기반으로 중소기업 제품을 분리발주해 직접 구매하면 되는데, 일부 부처의 반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김 회장은 "최근 건설 경기 부진이 이어지면서 공사용 자재 생산 중소기업의 가동률이 14%도 안 될 만큼 경영 상황이 매우 어렵다"며 "레미콘이나 주택가구 등 360여 품목의 공사용 자재를 생산하는 중소기업들의 생존이 걸려있는 만큼 신속한 고시 개정을 통해 직접 구매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또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등 대기업은 초호황을 맞아 근로자들과 성과급을 나누고 있지만, 정작 납품하는 중소기업들은 낙수효과를 누리지 못해 임금 인상과 R&D를 못하고 있다"며 "중소기업은 법인 파산 신청과 은행 연체율이 가장 높은 수준이고, 소상공인들은 내수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소기업계는 주52시간 문제와 가업승계 세제개편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모아 관련 부처와 총리실에 건의할 예정이다.

이날 대토론회는 '신산업 등장에 따른 규제 이슈', '중소기업 성장을 위한 규제 개선', '분야별 건의' 3개 세션으로 진행됐다. 첫 번째 세션에선 신산업 출현에도 불구하고 관련 제도의 부재와 불명확한 규제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김재원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의장은 규제샌드박스와 관련해 법률 및 시행령개정이 지연되거나 미이행되는 점을 언급하며 "실증결과를 바탕으로 빠르게 사업화하는 게 중요한데 스타트업들은 이같은 인허가 일정 문제로 타격이 크다"고 지적했다. 규제샌드박스 6개 부처가 개별 법률에 근거해 각각 운영하면서 부처 이견과 조율 문제가 발생하는 점도 짚었다. 김 의장은 "규제샌드박스 최초 접수와 부처 배정, 관리, 지원과제 위원회 상정 등을 국무조정실에 설치해 스타트업을 원스톱으로 지원하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오종욱 블록체인사업협동조합 이사장은 "현재 미국과 일본, 유럽 등 주요 국가는 디지털 자산 패권을 가져가기 위해 앞다퉈 법안을 정비 중"이라며 "반면 한국은 디지털자산법 기본법 부재로 유명 스타트업들이 해외로 떠났고, 핵심 기술 인력과 자본이 해외로 유출되면서 수백개였던 블록체인 스타트업들이 폐업하거나 AI쪽으로 피벗하는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두 번째 세션인 '중소기업 성장을 위한 규제 개선'에선 자본시장 활성화, 지방중소기업 육성, 공정경쟁 환경조성을 위한 규제혁신 과제를 논의했다.

송병준 벤처기업협회장은 정부의 코스닥 부실기업 퇴출 방안을 언급하며 "지난달부터 코스닥은 시총 200억원 미만, 내년 1월부터 시총 300억원 미만 단일기준으로 퇴출하는 정책이 발표됐고, 부실기업 엄격한 관리 및 퇴출은 필요하지만 시가총액 중심의 상장폐지 기준이 부실기업을 가려내기에 합리적인가는 생각해봐야 한다"며 "시가총액이 낮은 기업과 부실기업을 동일시하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제도 추진 속도도 우려했다. 시가총액 기준 적용 시점이 앞당겨지면서 기업들이 자금조달 및 경영계획을 재조정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25년간 코스닥시장 육성을 위해 노력했고, 20년간 700개가 늘어 1700에 달했지만 퇴출 없이 좋은 기업과 부실 기업이 혼재한다"며 "기회를 주고 안 되면 정리한 뒤 새 기업에 기회를 주면서 진입의 촉진이 이뤄져야 한다. 시가총액은 모든 기업의 성적표다. 기업의 입장도 중요하나 투자자의 입장도 중요하다. 시장을 좀 더 깨끗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권 부위원장은 내년 시행을 앞둔 시총 300억원 미만 퇴출과 관련해선 업계 부담을 검토할 여지를 남기면서도 "한 번은 정리하고 가는 결단을 내려 제대로 시장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세번째 세션인 '분야별 건의'에선 제조기업, 여성기업, 소상공인 등이 현장에서 겪는 규제 애로와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중소벤처기업계는 이날 현장에서 논의되지 못한 25건의 규제과제를 정부에 서면으로 전달했다.

한성숙 총리는 "신산업과 신기술 분야의 창업 벤처 기업을 위해 규제합리화위원회 산하에 창업벤처 규제혁신위원회를 신설할 예정"이라며 "창업과 재도전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를 리스트업하고 어떤 것부터 해결할 지 우선순위를 정하는 창업벤처 규제 전담기구로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3대 메가 프로젝트와 관련해선 "추격하던 나라에서 대격변을 주도하는 나라로 위상이 바뀐 중요한 일"이라며 "중소기업들도 생태계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모두의 성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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